아이폰5 관련한 루머에 대한 단상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부터 열리는 WWDC에서 아이폰5가 발표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4S만큼은 아니지만 아이폰5의 스펙에 대한 루머가 여기 저기서 솔솔 피어오른다. 그러면서 대화면이나 LTE 등등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요소들이 아이폰에도 들어갈거라는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서 퍼지고 있는데, 이 포스팅은 그러한 기대감에 본격 찬물 끼얹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결국 아이폰의 스펙을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폰(뭔진 말 안해도 알겠지)에 맞춰서 대결구도로 몰아가 보려는 언론 플레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큰 화면

4인치대로 더 커질 것이다. 좀 더 길쭉하고 날렵한 모양이 될 것이다 등의 루머는 아이폰 4S, 아이폰4에서도 계속해서 퍼져나온 루머이다. 아이폰4는 더 커지는 대신에 더 (정직한 표현으로는 격하게) 세밀해진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는 것으로 대신하였고, 아이폰 4S의 경우에도 화면 크기의 변화는 없었다. 과연 아이폰5의 화면 크기는 더 커질까?

아이폰4S 때 부터 이야기해왔지만, 좀 회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4에서부터 채택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같은 크기의 화면 안에 4배나 많은 픽셀을 촘촘히 담고 있는 형태인데, 이는 가로 , 세로의 픽셀이 이전 모델보다 정확히 2배 많은 양이다. 이는 화면의 비율은 그대로 유지하되, 표시하는 이미지의 해상도를 4배로 높였다는 단순한 의미외에도 기존에 디자인되어 있던 그래픽 요소나 UI를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 잇점을 가져온다. 따라서 이미지만 4배로 확대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기존의 모델과 동일한 UI를 제공하는 레티나용 앱을 만드는데 무리가 없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iOS용 앱을 만들 때 이미지의 크기는 픽셀이 아닌 포인트를 사용하여 크기나, 위치 좌표를 정하는데 이 포인트는 mm와 같이 물리적인 실제 길이값이다.)

만약 4인치로 커진 화면을 아이폰에 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넓어진 화면에는 그만큼 더 많은 픽셀이 들어갈 수 있게 되므로 또다른 앱의 화면 해상도가 추가되어야 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정확히 2배의 크기도 아닐 것이므로 앱 동작 환경의 단편화만 초래할 뿐이다. 아니면 각각의 픽셀이 그만큼 커져서 픽셀 수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는 PPI를 떨어뜨리고 결국 디스플레이의 품질을 낮추겠다는 말이되는데 역시나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높은 해상도를 맛본 사람은 조금만 해상도가 내려가도 불만을 느끼게 된다.)  세 번째로 3GS 모델의 지원을 중단하고 4S의 해상도의 또 두 배가 되는 초고해상도 화면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럴싸한데, 이걸 실제 픽셀 수를 보면 아차 싶다. 아이폰 3GS의 화면 해상도는 320×480 이다. 이게 아이폰4에서 640×960으로 커졌다. 여기서 4X로 한 번 더 뻥튀기하면 아이폰의 화면 해상도가 1280*1920이 되는데, 이건 뉴 아이패드 수준이다. 이 정도 해상도에서 원활한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4배 성능의 그래픽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물론 뉴 아이패드는 이걸 쿼드 코어 GPU를 써서 해결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그래픽 버퍼의 속도 역시 4배가 되어야 한다. (아이팟 터치의 경우, 이 속도가 느려서 2D 애니메이션인 코어 그래픽의 품질이 아이폰3GS에 못미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또 마법같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서 새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게 애플이긴 하다…

게다가 뉴 아이패드에서도 말이 나온 발열과 배터리 성능이야기가 아이폰5에서도 계속된다? 애플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더 큰 화면 루머는 정작 소비자들의 바램이라 그렇게 나오는 것이라고 밖에는 이해할 수 밖에. 애플 입장에서는 화면이 더 커진 아이폰을 내놓느니 큰 화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이패드를 또 파는게 나을 것 같다.

1GB 램

같은 맥락에서 비록 2GB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1GB램이 올라갈 것인가 하는 점에도 여전히 회의적이다. 현재로서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앱은 그렇게 많지 않다. 여전히 512MB는 ‘충분한’ 양으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iOS의 멀티태스킹은 앱 전환시에 백그라운드 앱은 ‘비활성’ 상태가 되며, 앱 실행 중 메모리가 부족할 경우 시스템은 잠자고 있는 앱을 종료 시켜 메모리를 확보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 512MB의 아이폰4S의 램도 충분한 양이된다. 물론 램의 용량이 커지면 자주 쓰는 앱은 거의 항상 메모리에 상주하고 있을테니 거의 바로 뜨는 것처럼 빨리 뜨는 앱의 수가  ‘늘어날’ 수는 있다. 즉 특정 기능이 아니라 전반적인 아이폰의 체감 성능이 분명히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을 일정 기간 이상 써 본 사람들은 거의 “쓰는 앱만 쓰므로” 여전히 512MB는 충분한 양이다.아이폰 4S가 버벅이는 때가 온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시점의 1GB램은 좀 낭비에 가깝다.(아이무비를 쓴다면 1GB램이 권장될지도 모르긴 하다.) 차라리 고속 플래시 메모리가 적용되거나 유선 커넥터를 통한 전송속도를 더 높이는 방향이 좀 더 어울리는 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LTE

LTE는 이미 뉴 아이패드에서 개시했으므로 아이폰5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빠른 네트워크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가 좀 느리더라도 백그라운드에서 처리하고 다른 사용자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하는(seamless) 부분”이다. 이미 Path 앱이 이를 증명해내지 않았나. (Path 앱은 사진을 업로드할 때 네트워크가 끊겨 있어도 업로드한 것처럼 보여준 후, 나중에 네트워크가 연결됐을 때 실제로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이런 건 애플이 잘한다. 하드웨어적 열세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하는 건 애플의 주 특기이다. 여전히 발열이나 배터리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애플은 LTE가 스마트폰에서 엄청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아이패드에서는 iTunes를 통해 비디오 컨텐츠를 빨리 내려 받도록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동 통신망을 통해 고품질의 FaceTime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LTE가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빠른 LTE”는 소비자 너 님의 지갑이 그만큼 빨리 닳아없어지는 것을 의미할 뿐, 스마트폰의 성능의 지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어쨌거나 LTE 달고 나오면 국내에서는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빨라야 내년이 될 것 같다는..

물리적 홈버튼이 없어진다.

이 것 역시 아이폰4S에서도 많이 나왔던 루머. 물리적인 버튼을 없애고 터치 패널로 홈 버튼을 대체한다는 아이디어. 역시나 잘 못 눌러지는 사태가 예상되므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다. 재고할 필요 없이 패스.

잘못 누르는 동작을 제외하더라도 물리적 홈버튼은 “고장”의 여지는 남기지만 여전히 이득이 크다. 촉각으로 구분되는 입력 장치는 시각 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 액정 표면에 액체 묻은 상황 혹은 해당 인터페이스 부분의 문제로 터치 입력을 시스템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 등에 대해 좋은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은 디자인적인 요소보다도 중요하고 더 가치있다고 판단된다. 애플이 이를 버릴 가능성은 매우 낮지 않나 판단된다.

새로운 소재. 완전히 다른 디자인

리퀴드 메탈을 사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개인적으로는 금속 뒷판 디자인을 좀 기대한다. 아마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면 너무 미끄러울테니 무광으로 될 가능성이 크겠다. 하지만 잡스가 엄청 마음에 들어했다는 유리 세공 디자인이 쉽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자꾸보면 또 정이 좀 가는 것도 같다. (아이폰 4S를 패스한 건 이놈의 깻잎통 디자인 때문…인 건 훼이크고 돈이 없…) 그런데 리퀴드 메탈 많이 비싸진 않을까? (이걸 액체금속이라고 멋지게 의역하며 SF소설을 써주신 기자님하들의 패기에 잠시 박수.)

항간에는 내려갈 수록 홀쭉해지는 ‘물방울’ 디자인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실물 보면 진짜 웃기게 생겼을 거 같고, 더군다나 너무 얇아지면 그립감이 꽝이 된다. 너무 얇아서 그립감이 꽝이었던 물건은 사실 수 년전 이 땅에 존재했다. 애니콜 울트라 어쩌구… 검색해보면 당시 ‘사가지고 대리점 나오는 순간 자유낙하’한 케이스가 꽤 있었던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얇기만 하다고 능사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할 때 누가 손으로 꽉 움켜쥐고 전화하나? 손가락으로 옆면을 살짝 쥔 상태로 잡는다. 너무 얇다면 걸으면서 전화하는 일에 자동차 운전보다도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로 해질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체감하는 기준이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가 되어버린 것 같은 게 요즘의 분위기다. 스마트폰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그만큼 많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 기술이 모두 집약된 신제품이 늘 좋은 것일까에는 의문이 든다. 딱 10년전의 PC 성능을 뛰어넘는 하드웨어가 손바닥보다 작은 (간혹 더 크기도 한) 스마트폰 한대에 들어간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당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 뛰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형 스마트폰이 최신 기술을 모두 집약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일테다.

하기사 스마트폰으로 제일 많이 하는게 카톡, 게임일텐데… 게임은 고 사양 요구하는 케이스가 많기는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