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1 :: 이제, 아이폰 유저입니다.

HTC 디자이어와 같은 궁극의 안드로이드 폰들이 올해 국내 대거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Desire의 경우에는 5월 10일로 출시 일자가 발표 되기도 했었지요. 저 역시 ‘오소서!’를 외치던 안드로이드 문파(?)의 지지자였으나, 이 번주에 아이폰으로 갈아탔습니다. 남아있는 기기 할부금이, 소개팅을 몇 번을 더 할 수 있을만큼 많은 돈이지만, 제게 그 기계는 지금 없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이 되었지만, 한 달에 내고 있는 요금제를 생각하니 구형 2G폰으로 버티고 있는게 결국은 바보 짓임을 깨닫고 주저없이 KT의 아이폰을 택했습니다.

첫날, 받아서 뜯기만 하다

첫날 택배로 도착한 아이폰을 받았을 때, 괜히 두근 거렸습니다. 패키지도 훌륭하더군요. 패키지를 뜯어서 내용물을 꺼내면서 감탄하는 일이 국내 메이커들의 전화기를 살 때도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만… 네 조금 멀겠지요.

가장 놀랐던 점은 간략한 가이드와 애플 스티커를 싸고 있는 종이 봉투에 개봉면 안쪽에 USIM 캐리어를 쉽게 뽑을 수 있도록 핀이 하나 붙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감동이라기보다는 미국와 우리의 정서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애플이 한국 회사였다면, 그리고 배터리 교환이 안되는 지금의 디자인으로 출시했다면  그냥 USIM 일체형으로 만들어 팔았겠지요. (현재도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3G폰은 어차피 USIM을 다른 걸 끼우면 동작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머니 폰에 제 USIM을 끼워봤는데 안되더군요.)

요즘 워낙 바쁘고 일이 많고 정신도 없는 관계로 아이폰을 받은 첫날은 이미 가지고 있던 핸드폰이 개통 해제된 상태로 불통이라 허겁지겁 USIM 칩끼우고 아이튠즈 설치하고 활성화만 하고 그냥 ‘전화기’로만 썼습니다. 집과 사무실 모두 무선 환경이기 때문에 메일 연동이라든지 필요한 작업들은 거의 아이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더군요. 사실 사파리에서 블로그에 올려진 그림 파일을 내려 받아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음악이나 비디오를 대량으로 업로드 할 일이 없다면 사실 상 아이튠즈와의 동기화도 필요 없을 듯 합니다.

첫날에는 아이튠즈 스토어 계정을 만들고, Twitbird만 설치해서 퇴근하는 길에 트위터만 살짝 해 보는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아, 그리고 아이튠즈는 너무나 무겁기에 설치해야 하는게 참 마음에 안들지만 폰에 대해 백업은 해야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본격 사용 1일째 – 기본 UI에 익숙해지는데 필요한 시간

알람이나 모닝콜 같은 기능은 설정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으나, 운좋게 잘 일어 나서 출근했습니다. 지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그건 꼭 모닝콜이 없었다기 보다는 새벽 2시에 퇴근한 후유증이라고 봐야지요. 어쨌거나 첫날에도 아침부터 오후까지 연속으로 세미나와 회의로 가득찬 일정에 사무실 대청소까지 있는 관계로 뭘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출근 이후로부터 아이폰은 PC와 연결되어 계속 충전만…

어쨌거나 짬짬이 만져보며, 그리고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는 거의 익힌 듯 합니다. 사실 어제 오전까지만해도 에티켓 모드로 설정하는 걸 몰랐는데… 음 왼쪽에 달려서 안 눌러지는 버튼은 스위치더군요. ㅋ 사실 동봉된 안내 책자(?)를 눈여겨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던 것인데, 스스로 좀 열없기도 했지만 역시나 센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폰의 UI는 멀티터치는 서비스의 이용과는 큰 관련이 없는 듯 합니다. 다만 화면을 확대, 축소하는 것 뿐이지요. 누르고, 두번 누르고, 눌러서 끌고, 눌러서 튕기고(빠른 스크롤), 그리고 누른 채로 조금 있기. 이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의 설계를 단방향으로만 나아가도록 해 놓은 것도 꽤 영리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덕분에 십 여분만 만져보면 대부분의 기능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감압식 터치스크린은 정말 살살 움직여도 잘 반응하기에 터치 키보드는 생각보다 빠른(?) 타이핑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1. 현재 분당 47타 가량 됩니다만 이정도면 충분할 듯 하군요]

본격 사용 2일째 – 아이튠즈 미국 계정과 연락처 동기화

잠자리에 들기전에 아이튠즈 미국 계정을 생성했습니다. 현재 아이튠즈 미국 계정(신용 카드 없는)은 아이튠즈를 통해서는 생성이 불가능한 듯 합니다. (물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서는 됩니다.) ‘오늘만 무료’인 앱을 소개해주는 앱을 설치한 후 설치가 안되는 앱 (주로 게임이 많습니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에는 신용카드 정보를 None으로 설정하는 옵션이 있더군요. 이렇게 생성한 미국 계정에서 내려 받은 무료 앱은 한국 계정을 생성했던 아이튠즈에서는 백업이 따로 안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로 컴퓨터를 인증하면 된다고 하는데, 귀찮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연락처 동기화였습니다. 그놈의  Nxxx를 믿은 제가 바보였더군요. 자동 주소록 동기화 서비스에 가입이 되어 있었고, 사실상 지난해 연말까지는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개월치의 – 주로 최근에 일로 인해 알게되고 연락하는 분들- 연락처가 하나도 업데이트가 안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중복된 엔트리가 너무 많이 생겨서 1100개가 넘는 명부에, 네이트 메일 주소록과 뒤엉켜서 엉망진창이 되어 있더군요.

결국 cvs포맷으로 내려 받아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서 정리는 마쳤습니다. 이제 이것을 어떻게 아이폰과 동기화할 것이냐가 문제였습니다. 다들 ‘아이튠즈만 있으면 되요’라고 해서 저도 아이튠즈에서 어떻게 뭘 해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결국 구글 계정을 통해 동기화하기로 했습니다.주소록과 캘린더를 같이 동기화하려면 익스체인지 서버를 사용합니다. [2. 익스체인지 서버는 구글에서 지원합니다. m.google.com, 그런데 이 익스체인지는 MS 익스체인지이기 때문에 유니코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매우 간단한 절차를 거쳐 인증[3. 구글 계정은 아이디 자체가 메일주소 전체입니다. 즉 메일 주소 뒷 부분인 “@gmail.com”을 꼭 포함해야 합니다.] 받으면 금새 메일과 연락처가 동기화됩니다….만, 앞서 말씀 드린 유니코드 한글 문제 때문에 메일을 안 쓰니까 연동을 끊으니 폰에 저장된 해당 구글 계정의 연락처가 모두 삭제됩니다. 아 이런… 게다가 익스체인지에서 사용하는 포맷과 구글의 연락처 포맷이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 문제도 있더군요. [4. 아이폰OS 4에서는 복수 개의 익스체인지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런 고생 안하는데 ㅠㅠ]

결국 구글 계정을 추가로 새로 생성한 다음 Dummy 주소록을 만들고 이를 cvs로 다운로드 받습니다. 그리고 정리한 기존 주소록을 이용하여 cvs를 업로드하고 이 계정을 연동시킵니다. 이 상태에서 아이튠즈와 동기화하면 해당 구글 계정의 주소록은 “내 PC”에 복사되므로, 이렇게 해 준 후 연동을 끊으면 완료되더군요. (이걸 하고선 전 스스로 천재가 아닐까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파리로 텀블러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내려받아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고 일단 여기까지 해 두고 다른 볼 일들을 보았더랬습니다. 재밌는게 꽤 많을 듯 한데, 일단은 귀찮습니다.

정리

  1. 음악이나 영화를 가지고 다니면서 보려면 32G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mp3를 따로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음악이나 영상은 가급적 안 넣어다니려고 합니다. 그러면 16GB만으로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모르겠네요)
  2. 전 해킹 안 할 겁니다. 네 진짜로. 아마 해킹 시작하면 맥북을 사고 말 것 같아요.
  3.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이미지 파일을 누른채로 기다리면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메뉴가 나타납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꽤 있는 듯하여) 이렇게 웹으로부터 저장한 사진은 카메라롤에 저장되며,당연히 배경 화면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4. 엠에쎈 대화명이 “이사님 아이폰 사주세요”였는데, 지금은 “이사님 그냥 제가 샀어요”입니다. 다음 주엔 “이사님 넥서스원 사주세요”로 바꿀 예정입니다.
  5. Desire요? 스크트를 쓰느니 LGT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