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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0 :: IE8 정식 출시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를 다시 보내고 블로그 통계를 보니 평소보다 2배는 많은 방문자가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리퍼러를 살펴보니, IE8에 대한 네이버 검색을 통해 방문하신 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바로 이전 글 (원래 계획 대로라면 3개 혹은 4개 앞의 글이 되어야 하지만, 아시다시피 계획이란게 또 그렇잖아요…)에서 언급한 IE8에 대한 포스트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갑자기 IE8에 대한 검색이 많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IE8의 정식 버전이 출시되었더군요. 아직 RC2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MS에서는 급하기는 급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IE8 정식 버전을 써 볼 수가 없군요. IE8 RC 설치 실패기에서 언급했던 것과 동일한 오류가 계속해서 발생하네요. 실행시키면 아주 반짝 창이 그려졌다가 없어져 버립니다. 이번에는 관련된 ActiveX나 확장 등을 모두 삭제한 상태로도 시도해 봤지만 여전히 해결이 안되고 있네요. 물론 IE8을 죽어도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기 때문에 IE7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사실 인터넷 뱅킹이 아닌 다음에야 굳이 IE를 쓸 필요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계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IE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을 걱정한 MS는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배포되는 보도 자료들 또한 하나같이 좀 기만적인 냄새를 많이 풍기고 있구요. 가장 치사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다른 브라우저들과 비교하여 상위 사이트들에 대해 로딩 속도를 비교한 자료인데요, 파이어폭스 3.1 베타 등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브라우저와 의 비교가 빠진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오페라나 사파리와 현행 버전 과의 비교가 빠진 것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 군요. 만약 그랬다면 IE가 1등을 할 수 없었을수도 있기 때문일가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그리 복잡하지 않은’ 웹 페이지의 경우에는 IE가 가장 빠를 수 있을지 몰라도,자바 스크립트를 많이 사용하는 웹 기반 서비스들을 이용해보면 IE7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향상된 속도는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MS의 말대로라면 ‘자바스크립트가 병렬적으로 처리되어’ 엄청나게 빨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근데 인터프리터 스크립트를 어떻게 병렬적으로 처리하죠?) 하지만 저러한 자료는 거의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서는 그대로 수용되어 ‘가장 빠른 브라우저’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에 딱이겠죠. IE7이 출시되었을 때는 신규 버전에 대해 언론이 말해주는 것은 ‘인터넷 뱅킹 대란이 온다’ 따위 밖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아무튼 IE8의 ‘놀라운 속도’는 파이어폭스 3.1이나 사파리4.0이 정식 출시되는 시점에서는 잊혀진 영광이 될 공산이 높습니다. 물론 국내 웹 환경을 생각해본다면 사실 ‘플래시’ 플러그인의 속도가 다른 브라우저들의 발목을 잡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MS의 ‘과장광고’는 어느 정도 국내에서는 먹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구요. 하지만 MS 측은 벌써부터 발빠르게 “우리가 가장 중시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이다”라고 슬쩍 말을 바꾸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그리고, 다른 기능들은 지난 글들에서도 언급했듯이, IE8이 후발 주자라면 더 잘하고 신경 썼어야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즐겨찾기 관리기능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갖게 하구요, 야심차게 내놓은 탭 그룹을 컬러로 구분해주는 기능은 IE7에서도 계속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지던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탭이 뭔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지요. ‘웹 슬라이스’기능은 또 하나의 ‘표준과는 다른 길’이어서 매우 불안합니다. 좀 우스운 것은 국내 쇼핑 사이트 ‘옥션’이 웹 슬라이스 기능을 채용했지만, 정작 옥션은 IE8로 보면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웹 액셀러레이터는 얼마나 많은 부가 ‘액셀러레이터’를 제공하느냐에 대해 관건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엑셀러레이터 기능을 만들어 배포하는 방법이 많이 퍼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그리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구글 크롬에서도 ‘긁어서 선택한’ 텍스트를 드래그하여  주소창에 던져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해당 텍스트에 대한 구글 검색을 시행하기도 하고, 파이어폭스 플러그인은 이미 출시된 상황이죠. 결정적으로 텍스트를 긁었을 때 나타나는 그 조그만 사각형을 ‘정확히’ 클릭하는 것은 꽤나 많은 주의를 요합니다. 결코 ‘사용성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이미 사용성이 좋다고 불리고 싶으면, 현재 탭을 명확히 보여주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E8은 아직까지도 IE6를 쓰고 있다면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기존 사용자가 IE6를 쓰고 있고 다른 모던 브라우저들을 사용할 생각이 없다면 무조건 IE8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속도나 편의성(편리하고 직관적인 것과 익숙한 것은 다르기에 분명 ‘편하다’고 느낄 사용자는 얼마되지 않겠지만)은 둘째 치더라도 브라우저 자체의 보안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윈도 보안 업데이트를 꼬박꼬박 하는 시스템들도 별로 없기 때문에 IE를 새로 배포할 때 MS는 옵션으로 업데이트를 내려받아 설치하는 기능을 추가해 두었습니다. 이는 거꾸로 IE 사용자의 대다수는 심각한 보안 위협에 처해 있음에도 보안 업데이트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IE8 자체의 매력은 그리 많이 느끼지 못하지만, 어쨌든 MS는 새로운 웹 브라우저의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뤄내고 있는 듯 합니다. 네, 많이 축하해 드릴테니 제발 좀 제 PC나 노트북에서도 실행되는 버전을 하루 빨리 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시 이후 4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행에는 계속 실패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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