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고 있던 사이에
캐스커의 네 번째 정규 앨범과 마이 앤트 메리의 신보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캐스커는 어느새 파스텔 뮤직으로 둥지를 옮겼더군요. 새로운 앨범의 제목은 ‘Polyesther Heart’압니다.
이미지 출처는 yes24.com이며, 순수하게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됨
캐스커의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들에 비해서 급격히 대중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화이트 배경의 teal로 칠해진 타이포도 기존의 캐스커의 앨범 이미지가 보여주었던 것들과는 다른 노선으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간의 공백기 동안 영화, 드라마 쪽 음악에 많이 참여해서였을까요.(커피프린스 1호점!) 보다 대중적인 그룹으로서의 캐스커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느낌이 앨범 전반에 걸쳐 느껴집니다. 특히나 ‘고양이와 나 Part2’ 같은 곡에서는 거의 ‘대놓고 핑클스러운’ 보컬도 보이고 말이지요.
타이틀로 밀고 있는 ‘빛의 시간’은 파스텔 뮤직에서 구경할 수 있는 뮤직 비디오의 느낌에 비해서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노래들은 적당히 말랑말랑하고, Adrenaline처럼 예전 느낌(Discoid)이 물씬 나는 트랙도 있습니다. 다만 보컬인 융진의 음색은 비록 라이브에서는 강한 흡입력을 발산하지는 못하지만 소녀틱한 보이스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그 놀라운 스펙트럼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데 (망부가에서 선인장에 이르도록) 그러한 면모가 많이 발휘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올 한해를 통틀어 가장 반가운 앨범입니다. 캐스커는 에픽하이의 피처링으로 더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오히려 에픽하이보다도 더 그들의 사운드에 관심이 가고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이들의 행보도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