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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1 :: 살림살이 나아지겠습니까. 하하하

이명박씨의 (예전에도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호칭은 없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이루어진것 도 아닌데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잰척하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내년 예산에 대한 약간의 조정이 있었는지 그게 또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뭐 자기네들 말로는 무려 1조원이나 줄였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는데 그 면면을 살짝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원래 없었거나 혹은 투입되는 예산액이 증가한 부분입니다.

  • 영동-용산 국도걸설 30억원
  • 진도군내 지방산단 진입도로 10억원
  • 성서 5차 산단진입도로 80억원
  • 원주-제천 복선전철 50억원
  • 포항-삼척 철도 300억원
  • 화양-나진 국지도 건설 10억원
  • 비인항 건설 20억원
  • 장흥문학박물관건립 3억원
  • 포항야구장개보수 30억원
  • 군산예술회관건립 20억원
  • 대구 소프비즈 연구센터 구축 20억원

건설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사람 취급 받기 힘든 세상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춥다고 웅크리지 말고 새벽같이 공사현장으로 달려나가 벽돌이라도 옮기면서 해당 업계에 대한 경력을 쌓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도로나 철도 많이 만들어 봐야, 나중에 대운하 가로지르려면  일일이 다리 건너야 해서 돌아가야 하고, 또 그만큼 병목현상 같은 것도 심화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어차피 배띄우면 될 것을 왜 굳이 또 길을 내는지 이해할 수는 없군요. 아 또한 벌써, 눈치 빠르신 명박씨 지지자들께서는 이미 운하 건설 예정지에 땅을 많이도 사 놓으셨더라구요.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살아주시는 센스가 빛납니다. 역시 부동산은 정보라니까요. 게다가 포항에 무슨 몇 백억씩 쏟아붓냐며 곱지 않은 시선 보내는 네티즌들이 꽤 계시던데, 억측입니다. 이명박씨 고향은 일본 오사카가 아니던가요. 고향도 아닌 포항에 저렇게 철길을 내고, 야구장을 고쳐주는 건 워낙에 경기가 안 좋아진 동네다 보니, 부동산 좀 띄워보시려는 그런 깊은 뜻이 있는거 아니겠습니다. 아무튼 경제 하나는 ‘학실히’ 살리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건 억지라구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거나…)
이번에는 그럼 저렇게 팍팍 써 제끼면서 도대체 어디서 예산을 줄였는지도 한 번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 사회적 일자리 창출 325억
  • 장애아 무상보육료 지원 50억
  • 보육시설 확충 104억 2천500만
  • 청소년 시설 안전 지원 8천만
  • 장애인차량 세금인상분 지원 116억
  • 간강보험가입자지원 568억
  • 하수관거정비사업 50억

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라는 전제하에)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복지 예산에 대한 감축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복지라는 것은 눈에 띄는 효과를 보고, 칭찬을 들으려면 어지간히 돈 쏟아부어서는 될 일이 아니지요. 더군다나 다리나 철길, 건물과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물이 떡하니 자리 잡고 버티는 일들도 아니고 “써서 없애버리는” 돈이 되거나 아니면 “생계에 보조되는” 돈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그냥 “쓰는 돈”일 뿐입니다. 어줍잖게 해 봐야 했다는 표시도 안나니 과감히 줄이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한가지 대충 눈치보는 분위기가 역력한데요, 물론 여러분들이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기꺼이 밀어주신다면 아예 없애버릴 항목이 될 수도 있으니 이점은 좀 기대해 봅니다. 돈 없는 놈, 장애인 등등은 사람 취급 안하겠다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씨의 평소의 생각이 엿보이는 정책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약간 모자른 듯 하니 아래의 것들도 좀 소개해 드리죠.

  • 연탄값 19.6% 인상
  •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 기금 지원액 1천억원 삭감
  • 우수인력 양성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 300억 삭감

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21세기에도 연탄을 떼느냐고 그들은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극빈층을 위한 한나라의 정책! 한 마디로 돈없으면 빨리 죽어라, 눈에 거슬린다- 되겠습니다. 물론 교육 관련 예산에 팍팍 줄어드는 것도 꼭 필요한 절차 중에 하나라 볼 수 있지요. 대학 가서 공부도 안할 학생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쓸데 없이 비싼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출 받고, 잔디밭에 앉아서 술이나 펄 녀석들에게 무슨 300억씩 돈을 들여서 공부시킨단 말입니까. 당장 대규모 운하 사업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산업의 역군이 되어야할 젊은이들을 술담배의 구렁에서 끌어내어 손에 삽을 쥐어주려는 정책의 근간이 되는 사고를 엿보게 되니 눈에 눈물이 차오릅니다. 정말 가슴 벅차지 않습니까?
경제가 살아나는 것과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었나요? 건더기같은 게 좀 떨어지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생활비 엄청나게 올라가는 시대가 되는 겁니다. 자랑스런 선진국의 대열에 드디어 (지난 20년간 한국은 그저 ‘개발도상국’ 쪼가리, 좋은 말로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있었는 곳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으셨겠죠?) 경제가 좋아지고 7% 성장하면 뭐합니까? 여러분의 연봉 인상율은 7%를 넘기 힘들 것이고, (연봉 인상은 커녕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를 기도 안하는게 행복할지도 모릅니다)물가는 그 이상으로 뛰어오를 지도 모릅니다.

끝내며…

항간에 보니 뽑아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대운하 막아야 한다 어쩐다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좀 미안한 말씀이지만, 그럴려면좀 늦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미 총선 전에 삽을 뜬다고 하고, 삽이 땅에 꽂히는 그 순간에 대운하에 투입된 자금은 벌써 누구 뱃속으로 들어간 이후이니 그 전에 어떻게든 막아야 할 겁니다. 일단 땅에 삽들어가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어떻게든 완공까지는 가게 될 겁니다.  그렇게 말로만 안된다고 하지 말고 컵떡볶이 그릇에 양초라도 하나 꼽아서 광화문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춥다고 안나갑니까?  상대는 불도저인데 가만 앉아서 염불만 외우는것 같아서 마음이 좀 아프군요.
또한 자사고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도 마음 놓으세요. 그게 무슨 사회 계급의 양분화를 노리는 얄팍한 술수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여러분이 여러분의 자녀를 자사고에 보내려고 학원비며, 엄청난 고등학교 수업료를 감당하기 위해 등허리가 부러지게 일을 할 그때쯤에, 그분들의 자녀들은 해외 명문 사립고를 다니고 있을테니 말입니다. 단지 이런 정책들은  그저 생활고에 치어 다음 총선,그 다음 대선에도 자기네들이  해먹든지 말든지 신경 쓸 겨를이 없도록 하는 연막탄에 불과하단 말이지요.
p.s. 어떤 분은 ‘정치 이야기 안 쓴다며?’라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이제와서 ‘주어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다이나믹 코리아에서는 철지난 농담이 되었을지 몰라서 그냥 패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