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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5 :: 더 재킷

‘업무대기’ 관계로 회사 분들과 영화를 보러 갔다가 ‘더 재킷’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리 보고 싶은 영화가 없던 차였는데 (음.. 미스트가 좀 보고 싶기는 했습니다만) 팀장님이 무서운 영화 싫다고! 해서 이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걸프전 당시 항공에서 촬영된 폭격 영상과 각종 보도 영상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초반부 내내 그 어느 스릴러 못지 않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물론 주인공 스탁이 재키라는 꼬마를 만나 도와주고, 인식표(군번줄)를 선물로 주는 훈훈한 순간도 있지만 어느새 스탁은 경관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고 머리에 총상을 입은 병력으로 인해 정신병원으로 이송됩니다.
정신병원의 차가운 색감과 미장센은 흡사 ‘쏘우’를 연상케 하는 찜찜함이 느껴집니다. 스탁은 이 곳에서 약물을 맞고 구속복에 묶인 채 시체 보관함에 갖히는 극악한 치료(혹은 임상실험)를 받게 됩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차가운 스뎅의 관에서 스탁은 잊고 싶었던 전쟁의 끔찍한 기억에 고통 받습니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었고 그저 영화 포스터만 얼핏 보았던 저로서는 이 쯤에서 강렬한 액션과 함께 – _- 주인공의 탈출기가 이어질 줄 알았습니다만, 영화는 급선회를 합니다.
바로, 기억의 단편을 넘어서 환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죠. 절벽가슴 키이라 나이틀리를 어느 주유소 앞에서 만나게 되고, 그녀의 집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찬스(!)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밤과는 거리가 멀게 그는 그 집에서 자신의 인식표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재키의 매몰찬 한 마디. ‘그는 죽었어요, 15년 전에’
영화는 ‘나비효과’ 마냥 타임머신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시간여행을 다루게 됩니다.미래의 재키에 의하면 스탁이 죽음을 맞이할 날은 불과 3일 후. 그는 죽음을 피하기위해 현재와 미래에서 힘든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멜로물’이 됩니다. 결과가 좀 미적지근 한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키이라 나이틀리가 참 예쁘게 나오니까 뭐 괜찮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훌륭한 수준이며, 나름 몰입도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더군다나 왼쪽에서는 잔뜩 긴장해서 손에 땀을 쥐고 계신 분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분이 있는 묘한 분위기의 영화였으니, 상당히 임팩트 있음에는 분명한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만족한 작품입니다…..만 그리 홍보가 많이 되지는 않은 듯 하여 흥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겠군요.(이미 극장에서는 내린 듯 합니다.)
p.s. 무서운 영화 원래 못보시는 분들은 초중반 내내 바짝 긴장하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