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8 :: 동물들을 흉내내는 첨단 로봇들

오늘은 정말이지 그간 이 블로그에서 거의 다루지 않은, ‘꿈과 희망이 가득찬’ 이야기를 조금 전해 드려보고자 합니다. 아 물론 그리 ‘꿈과 희망’에 걸맞는 내용은 아닐 것으로 생각되니 왠지 ‘어린이날 특집’같을 거라는 기대는 조금만 접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용 뱀 로봇

지난 6월 초중순쯤에 이스라엘에서 군사용 뱀 로봇을 개발했다고 뉴스를 통해 발표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음 저도 ‘좀 섬뜩하군’ 싶기만 하고 그냥 넘어갔었는데요, 그냥 우연히 동영상 뉴스를 접하고 괜히 ‘푸훗’ 했습니다. 다음 TV팟에 해당 뉴스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모 신문에서는 ‘이 뱀 로봇의 움직임이 실제 뱀과 흡사하다’고 표현했는데요, 아무리 봐도 이 뱀 로봇의 움직임은 벌떡 일어설 수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실제 뱀을 닮지 못한 듯 합니다. 즉, 몸을 ㄹ자 모양으로 굽혔다가 맨 앞쪽부터 폈다 접었다를 기계적으로 반복하여 조금씩 앞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아주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이는데요, 아래는 이스라엘 국방부가 발표한 뱀 로봇과 거의 유사한 모델의 작동 방식을 보여주는 동영상입니다. 위의 링크에서 소개하는 보도자료는 저러한 뻣뻣한 움직임을 보이는 뱀 로봇의 아래로 조그맣게 실제 뱀의 움직임을 담은 영상을 PIP로 겹쳐서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거 왠지 좀 ‘우기기’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사실 뱀 로봇에 관한 연구는 90년대 초반부터 있어왔습니다. 로봇을 여러 개의 연속된 모듈로 나누었다가 합치는 형태를 만들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연구한지도 꽤나 오래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초기의 뱀 로봇은 모두 배에 바퀴가 달린 형태였습니다. 따라서 앞 사람 허리를 잡고 일렬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것 마냥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그것은 그냥 바퀴달린 ‘뱀 모양 장난감’ 같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줍니다. 물론 위 영상에서 보이는 ‘실제 뱀처럼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기는 합니다. 다만,앞 부분이 움직여서 뒷부분을 끌고 가는 원리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는 것 외에는 활동성이 많이 떨어지고, 바퀴에 의존하는 것은 오프로드에서의 활용성을 많이 저하시키기도 합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진짜 뱀 로봇

하지만 최근의 뱀 로봇에 대한 연구는 매우 진보된 형태입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봇공학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모듈 뱀 로봇의 영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이 애들 장난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진짜 뱀의 움직임’은 이렇게 구현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장면들이 속출합니다. 옆구르기에서 앞으로 나가기, 사막뱀인 ‘사이드 와인더’처럼 옆으로 걷기를 비롯하여 감을 수 있는 물체가 있으면 어디든 타고 올라가며, 심지어는 수영도 합니다! 저정도의 움직임이라면 위에서 보이는 저런 뱀 로봇 쯤 감아서 끊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로봇뱀끼리의 싸움이라.. 오호..) 실제 사람 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장면은 조금 섬찟하기도 하지만, 인명을 살상할 목적으로 ‘대놓고’ 만들어지는 허술한 뱀로봇에 비해서는 보다 멋져보이는 군요. (너만이라도 부디 군사용이 아닌 좋은 곳에 쓰이길 빈다.)

4족 보행 로봇, BigDog

뱀 로봇에 이어 살펴볼 로봇은 개 로봇입니다. – _-; 아 물론 일본의 전자 제품 회사에서는 애완용 개 로봇 장난감을 이미 출시했고, 얼리 어답터로 소문난 모 원로 가수는 TV토크쇼에 애완견 로봇을 데리고 출연하여 화제가 된 바도 있지요. 여기서 소개하려는 로봇은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군사용으로 개발되어 짐꾼의 역할을 잘 해낼 것으로 기대되는 Boston Dynamics 가 개발한 Big Dog이 그 주인공 입니다.
Boston Dynamics는 주로 군사용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보이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군요. BigDog은 그야말로 큰 개 혹은 작은 나귀만한 크기의 4족 보행 로봇으로 놀라운 운동성과 균형감각을 가졌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150kg 이상의 짐을 운반할 수 있으며, 1m높이까지 뛰어 오르기도 하는 등  평지, 35도 경사, 눈밭, 진흙탕, 빙판, 자갈길 및 돌 길등의 사람이나 동물이 갈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으로 테스트되었습니다. 시속 6.5km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재까지는 별도의 연료 추가 공급 없이 약 20km 까지의 거리를 멈추지 않고 이동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아래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역시나 입이 떡 벌어집니다.


움직임 자체가 매우 유연하고 엄청난 운동성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다니는’ 기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원격에서 조정하는 사람 없이 ‘리더’를 따라서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하네요. 이런 거 하나 데리고 산에 나무하러 다니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듯 합니다. 인상적인 것은 사람을 따라 가다 내리막을 만나면 돌발 상황을 대비하여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부분입니다. 위의 동영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인데요, 여기에서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 로봇

이번에는 물고기 로봇입니다. 위에서 보셨던 로봇들이 크기나 외형에서 좀 ‘섬뜩’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면 물고기로봇은 그나마 좀 나은 편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보여지는 물고기 로봇은 진짜 물고기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디자인 만큼은 양키 센스가 작렬하는 군요.


일본에서 제작한 ‘잉어 로봇’도 있습니다. 외형은 이쪽이 훨씬 더 깜찍하고 예쁜 편입니다만, 움직임이 좀 심심하네요.
몇 년전 일본의 대표적인 인간형 로봇인 ‘마시모’가 계단을 오르려다 자빠져서 전 세계적으로 굴욕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세를 제어하고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결코 구현하기가 쉬운 기술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로봇 공학자들은 그러한 해답을 자연으로부터 얻고자 노력해 왔고, 보다 빠른 연산 장치와 좋은 센서들이 개발됨에 따라 이러한 로봇 공학 분야의 발전도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네요. 부디 이러한 멋진 기술들이 인간을 해치는 군사용으로 쓰이기 보다는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 데 쓰였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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