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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7 :: 어쩌면 그럴까

누가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배후에서 선동하는가

새정부 출범 100일 갓 넘긴 지금, 대선 직후의 상실감이라든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자포자기에서 시작된 저의 정치적인 ‘감정’은 새 정부의 뻘짓 거리로 인한 약간의 혈압 상승과 함께 극도의 정치적 피로감으로 변모하더니 이제는 슬슬 공포로 바뀌고 있지 않나 합니다.
그 결정적인 계기는 몇 일전에 있었던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이었는데요. 도대체 이 이명박이라는 작자,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 ‘이제 더 이상 너를 인간으로 대하기에는 내 삶이 너무 힘겹다’라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무릇 사람은 염치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잘못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도대체 그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건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의 사고 방식은 어디서 도래했을지 모를 강력한 자기 합리화로 인해 ‘결국 난 잘못한게 없잖아’를 그 사고의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그 담화문이란 거의 내용이 ‘뭐 너네가 그렇게 지랄하니까 쫌 미안하다고 인사는 해 줄게, 하지만 어쩌니 난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꺼니까 그냥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걸로 만족해’ 수준입니다. 왜 국민들이 이렇게 화가 났는지 반이명박 촛불 시위가 전국에서 이렇게 드세게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단지 그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그의 관점에서 ‘선배 정치인’들이 대충 이런 분위기에서는 이렇게 하더라는 교육의 산물인 듯 합니다. 과연 그가 ‘수치’나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의 행동에서 ‘잘못’을 그 스스로는 결코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몇 일전, 그러니까 아주 가까운 몇 일전에 방영되었던 100분 토론을 인터넷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네 임헌조 아저씨가 맥도날드를 물고 늘어지면서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와 더불이 팀킬 자폭 테러를 시도한 그 방송입니다. 그 아저씨는 아예 정신줄 놓고 다닌다는 걸 방송에 나와서 자랑하는 사람인 듯 하더군요. 하지만 그보다도 인상적인 한마디는 나경원 아줌마의 일갈입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대통령 바꾸겠습니까?’
이 아줌마도 염치 좀 없는 걸로 확인됩니다. “이제 국민이 결국 뽑긴 뽑았으니 우린 남은 임기 동안 완전 뽕을 뽑을 만큼 뽑아 먹고 내려오겠다. 아니 다시는 내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은연 중에 표출하는 발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공부도 많이해서 판사까지 하신 분이 초등학교는 어딜 나오셨는지 기본적인 걸 모르셔서 좀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제부터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좀 뜬금없기도 하고 과격하며 너무 비약이 심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저들이 내세우는 ‘논리’라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정교하고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고 설득력있는 (어디까지나 저들의 논리와 비교할 때만 말이죠)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나라를 한 번 엎어볼까?

네 한 번 엎어봅시다.
묻고 싶습니다. 국가가 뭡니까? 우리 나라의 웃긴 공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국가’와 ‘민족’을 혼동하게끔 교육하고 사실 그 실체도 모호한 ‘민족’이라는 개념을 매우 중요시하게끔 만듭니다. (애국심도 좋지만 파시스트 양성하는 거 같아서 가끔은 섬뜩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축구경기나 그런 거 있을 때면 더욱 그렇죠.) 아주 아주 옛날 옛적에는 나 혼자 살아서는 사냥도, 농사도, 집짓고 하는 모든 활동이 너무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옆동네에서 쳐들어와서 식량, 가축, 여자들을 약탈해가면 거 참 난감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똑똑하고, 싸움도 잘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우두머리로 내세우고 보통 인간 이상의 존재로 추앙하며 그의 아래에 하나로 뭉쳐서 스스로를 다같이 함께 보호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국가가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근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왜 생겼냐구요? 시스템을 만들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고자 만든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은 어떤가요? 미국 똥꼬나 빨아주려고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더러운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돈으로 광고 때려서 미국 소고기 선전이나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느 나라의 정부인지를 판단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자, 다시 생각해봅시다. 국가는 그 구성원의 목숨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말합니다.

‘자 이제부터는 글로벌하게 무한 경쟁의 시대야. 돈 없으면 그건 니 잘못이지. 돈 없으면 아프지도 말고 저렴한 소고기 먹으렴. 어차피 광우병은 잠복기도 길고… 또 그런 가난을 후세에 물려주지 않아도 되니 좋잖아. 그냥 싸그리 세상에서 없어져 버려, 돈없는 것들은 꼴보기 싫으니까’

국가의 근본은 국민입니다. 그러한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반역대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이 아닌가요. 네, 나경원 의원 말씀 한 번 잘 하셨네요. 국민들은 이참에 대통령을 바꾸는게 아니라 국가를 통째로 바꾸고 싶어 합니다. ‘정부’, ‘여당’이라는 허울을 쓰고도 국민들을 패닉에 몰아넣는 당신들이야 말로 국가 기반을 통째로 흔드는 역적입니다. 당신들이 그렇게 궁금해하는 지금도 저 시청 근처에서 밤을 새워 촛불을 밝히는 이들을 선동하는 배후세력은 다름 아닌 당신들입니다.
이제, 배후 세력이 누군지 알았으니 그 종자를 하나도 남기지 말고 잡아들여서 ‘엄중히’ 처단해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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