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스포일러이긴한데…) 간단한 클래스를 하나 작성해보자. 0으로 시작하는 값에서 메소드를 하나를 호출하면 그 값을 1씩 증가시켜나가는 것이다.
class Counter {
var value: Int = 0
func increase() {
value += 1
print("value: \(value)")
}
}
현실적으로는 별 쓸 데 없는 이 클래스를 사용하려 할 때, 값이 변할 때 수행하는 동작을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increase()
메소드를 그 때 그 때마다 변경하면 되지만, 소스를 직접 수정할 수 없는 서드파티가 이 클래스를 사용한다면, 델리게이트를 만들어서 값이 변하는 이벤트의 처리를 맡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변경된 새 값이 짝수인 경우에만 출력한다던가, 화면 출력이 아닌 파일로 저장한다던가 혹은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에 값을 업로드하려고 할 수도 있을텐데, 델리게이트가 해당 동작을 수행하도록 한다면 우리는 델리게이트가 지정된 메소드를 호출하게끔만 해주면 될 일이다.
델리게이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통 델리게이트에 필요한 프로토콜을 정의하고, 해당 프로토콜을 따르는 델리게이트 클래스를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class Counter {
weak var delegate: CounterDelegate?
func increase() {
value += 1
delegate?.valueDidChange(value)
}
}
protocol CounterDelegate {
func valueDidChange(_ value: Int)
}
class Foo: CunterDelegate {
func valueDidChange(_ value: Int) {
if value % 2 == 0 { print("value: \(value)") }
}
}
물론, 위 코드는 정상적으로 컴파일 될 수 없다. Swift에서 weak
로 정의되는 프로퍼티는 반드시 class
타입이어야 한다. 따라서 프로토콜 CounterDelegate
는 class
를 상속받아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protocol CounterDelegate: class { ...
타입 메소드로 변경하기
많은 경우 델리게이트 패턴에서, 델리게이트 그 자체는 특정한 상태값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대신 델리게이트는 델리게이트 메소드를 제공하는 호스트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인스턴스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약, 델리게이트가 특정한 상태값을 유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면 델리게이트 메소드가 반드시 인스턴스 메소드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델리게이트 구현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protocol CounterDelegate {
static func valueDidChange(_ value: Int)
}
이 프로토콜은 클래스가 아닌 struct나 enum 타입들도 따를 수 있게 된다. 특히 인스턴스를 만들 필요가 없으니 enum 으로 다음과 같이 만들어볼 수 있겠다.
enum Foo: CounterDelegate {
static func valueDidChange(_ value: Int) {
if value % 2 == 0 {
print("value: \(value)")
}
}
}
그렇다면 Counter
는 어떻게 수정되어야 할까? delegate
프로퍼티는 특정한 타입의 객체가 아닌, 타입 그 자체를 가리켜야 하고, 따라서 delegate
의 타입은 CounterDelegate
가 아닌 CounterDelegate.Type
을 사용하게 된다.
class Counter {
var delegate: CounterDelegate.Type?
var value: Int = 0
func increase() {
value += 1
delegate?.valueDidChange(value)
}
}
다시 제네릭으로 옮겨가기
그렇게 따지고보면 delegate는 Counter 클래스의 연관 타입(associated type)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프로퍼티로 정의할 필요 없이, Counter 자체가 제네릭 타입이면 되는 것이다. 즉 이를 테면 Delegate라는 연관 타입을 가지는데, 이 연관 타입은 CounterDelegate 프로토콜을 따라야 한다. 이는 클래스 선언 부분에서 제네릭에 대한 where 절을 통해서 델리게이트 타입이 해당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을 명시하면 된다.
class Counter<Delegate> where Delegate: CounterDelegate {
var value: Int = 0
func increase() {
value += 1
Delegate.valueDidChange(value)
}
}
이렇게 되면 델리게이트에 대한 프로토콜과, 그 프로토콜을 따르는 타입만이 존재한다. 델리게이트의 인스턴스는 필요하지 않으며, 오직 Counter를 생성할 때 연관되는 델리게이트의 타입만을 명시하면 된다. 이렇게 의존성을 주입하는 코드가 간결해지고, 다음과 같이 사용될 수 있다.
do {
let c = Counter<Foo>()
for _ in (0...20) {
c.increase()
}
}
한계
여기서 보인 예시는 델리게이트를 다른 객체 인스턴스가 아닌 타입 자체로 옮기면서 연관 타입이 위임의 대상이 되는 것을 통해서 제네릭으로 델리게이트 구현을 바꿀 수 있다는 개념을 보인 것이다. 즉 “이런게 된다”는 것이지 이것이 기존의 방법보다 반드시 좋다고는 볼 수 없다. 특히 현재 Swift 및 Cocoa의 기능에서는 몇 가지 한계가 있는데 우선 델리게이트 관계는 통상 인터페이스 빌더에서 많이 연결된다. 인터페이스 빌더에서 연결된다는 의미는 결국 Objective-C 런타임을 통해서 구성된다는 것이고, Objective-C에서는 제네릭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IB에서는 제네릭을 통한 위임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현재의 Swift 타입 시스템은 concrete type만을 타입으로 인식한다. 즉 Counter<Foo>는 어떤 타입으로 특정됨에 비해서 타입 파라미터가 생략된 Counter는 아직까지는 그 자체로는 “타입을 만들기 위한 틀”, 즉 메타 타입이며 이는 타입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향후 Swift의 제네릭 시스템에서 higher-kinded 타입을 지원하게 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겠지만, 델리게이트 타입이 Counter 스스로가 되도록 정의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