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하지만 배껴그리기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정교한 그림을 그냥 펜마우스 타블렛으로 슥슥 그려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듯이 일러스트레이터의 모든 shape는 패스(path)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스는 모두 베지어 곡선을 매끄럽게 (방법에 따라서는 각지게도) 연결한 벡터 곡선입니다. 따라서 손이 가는대로 자유롭게 선을 그려서 표현하는 포토샵의 브러시나 페인터 등과 같은 프로그램과는 작업과정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아야합니다.
결국 어쩌면 여러분이 상상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펜마우스 타블렛을 손에 쥐고 멋지게 스르르륵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좀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뎃셍’보다는 제도에 가까운 도식화 그리기가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그림이라면 브러시 툴의 설정값들을 교묘하게 잘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멋진 (폼으로) 그림을 그릴 수는 있겠습니다만, 본 연재에서 다루고자 하는 방향은 아쉽게도 그러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펜툴로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작업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사실 이런 베지어 곡선을 연결해나가면서 머릿속에 들어있는 형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대충 어떤 부분에 점을 찍으며 그려야하는 걸 어림짐작으로라도 계산해가면서 작업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꽤나 어려운 작업이고 물론 그렇게 하기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그럴려면 엄청난 연습이 또 그 전에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 강좌는 여러분을 고수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펜과 자를 대고 그리는 그림보다 조금더 빨리 조금더 깔끔한 그림을 그리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이번시간에는 좀 치사하지만, 이미 그려놓은 그림을 일러스트레이터로 불러들여 트레이싱 지를 대고 그리는 것처럼 배껴 그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Place… 기능의 사용
그래서 이번에 사용해볼 기능은 place 라는 기능입니다.이 기능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아트보드 위에 외부 이미지를 올려놓는 기능입니다. 여기서 외부 이미지는 jpg, bmp, png, gif와 같은 비트맵 이미지일 수도 있고, WMF와 같은 메타 파일, CAD나 코렐드로우의 벡터이미지 데이터일 수도 있으며, 텍스트나 심지어는 MS워드 문서일수도 있습니다. 뭐 결제 서류를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드려고 시도하지 않는한 (숩은 사실 그랬습니다…) ‘프린트 가능한’ 거의 모든 포맷을 불러 들일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몇 몇 비트맵 이미지를 불러들이는 정도로 만족하기로 합시다.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place 기능은 file 메뉴에 있습니다. 메뉴를 살짝 열어보겠습니다.
place…라고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open..과 다를 바가 없을 듯 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단 open은 파일을 불러들이면서 그 파일 자체가 기존 문서가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open 명령으로도 비트맵 이미지를 열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place..를 선택했을 때의 대화상자입니다. 불러들이고자 하는 파일을 선택하고 ‘place’ 버튼을 클릭합니다. 이때 link 부분에 체크를 하면 실제 파일을 현재 작업하고 있는 문서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단순히 파일의 위치를 참조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link에 체크를 하고 작업한 후 저장을 하여 다른 컴퓨터에서 파일을 열거나, 원래 비트맵을 삭제하면 에러가 나면서 비트맵 이미지를 불러오지 못하게 됩니다.
어쨌든 place 기능은 멋지게 해당 파일을 불러와서 아트보드위에 올려놓아줍니다. 사실 처음 파일을 불러오면 그림이 생각보다 꽤 크다고 느껴집니다. 거의 3배정도 확대된 크기로 불러오는데요, 이는 보통 비트맵 이미지의 해상도는 72~90dpi 정도 되는데,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200dpi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미지자체가 고해상도로 바뀌는 것은 아니고 실제 길이단위 기준으로 변환되어 크기가 커질 뿐입니다. 바운딩 박스의 핸들을 움직여서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주면 되겠습니다.
레이어 옵션 바꾸기
예시로 불러온 이미지는 흑백이미지 입니다. 검은 선으로 그리게 될 경우 그려지는 선이 잘 안보이는 애로사항이 있으므로 트레이싱에 용이하게 레이어 옵션을 변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레이어 팔레트를 찾아봅니다. Layer 1에 이미지가 하나 올라와 있는 상태가 확인될 것입니다. Layer 1을 더블클릭합니다.
그럼 왼쪽과 같은 레이어 속성창이 나타납니다. Lock 과 Dim Images to 항목에 체크를 하고, Dim Images to : 20%
정도로 값을 입력해줍니다. 이것은 레이어 자체의 투명도를 떨어뜨려 희미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새 레이어를 하나 만들어서 두 번째 레이어에서 작업을 합니다. 물론, 그 이유는 첫번째 레이어는 잠겨져서 작업을 못하는데다, 똑같이 희미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트레이싱이 끝난다면 Layer1만 삭제해버리면 되겠죠.
자,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럼 이제 비장의 무기인 펜툴을 들고 외곽선을 따라 패스를 이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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