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7 :: 그린 존 (GREEN ZONE, 2010)

무려, 꺼내서 보여주면 깜짝 놀랄 것임에 틀림 없는 제 새(?) 핸드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통해 예매를 하고서 보게 된 그린 존입니다. 제이슨 본 트릴로지의 2편과 3편을 감독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맷 데이먼과 함께 한 새 영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가졌습니다. 물론 지난 주에 ‘셔터 아일랜드’라는 걸출한 작품을 감상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지난 주 극장에서 보았던 그린 존의 예고편은 뭐 충분히 본 트릴로지의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렜을거에요.

이라크전의 진실

이미 스포일 당할대로 당해 버린 내용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때에는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량 살상 무기가 이라크에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이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침공한 것이나 다름 없지요. 그래서 그 대량 살상 무기는 어디에 있었던가요? 우리 모두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로이 밀러는 당시에 대량 살상 무기 색출 임무를 수행하던 팀의 리더입니다. 상부에서 내려온 정보에 의해 이 곳 저 곳을 들쑤셔 보지만 매 번 허탕만 치고 말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자 밀러는 상부의 정보원(agent X, source O)에 의심을 품게 됩니다. 그러던 중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가장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직 이라크군의 장군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진실을 쫒게 되지요.

스토리의 결말이야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입니다. 그러하더라도 물론 확실한 물증이 나온 것은 아니지요. 결말이 뻔한 이야기를 흥미 진진하게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은 결국 감독의 연출력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고, 또 배우의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해주어야 가능한 일일테지요. 물론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절대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린그래스 감독이야 ‘블러디 먼데이’나 ‘플라이트93’과 같은 영웅이 나오지 않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왔고, 이러한 스타일은 본 시리즈와 결합되어 대단한 시너지를 발휘한 바 있지요. 이러한 그의 장기는 ‘전장’이라는 스케일과 결합하여 흡사 그 전장에 내동댕이 쳐저 있는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런 느낌은 비단 이 감독만의 장기는 아닌 것 같아요. ‘블랙호크다운’ 이후로 헐리우드 전쟁 액션 영화들의 현장감은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맷 데이먼 또한, ‘제이슨 본’이 아닌 ‘로이 밀러’로의 캐릭터를 잘 보여줍니다. 배우와 감독 두 사람이 무엇을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한 공감 형성이 잘 되어 있는 듯.

재밌는 것은 비록 그린 그래스 감독이 영국에서 건너온 미국 외부의 시선이기는 하지만, ‘세계의 형님’ 미국의 추악한 면모를 꽤나 냉철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겁니다. 결말 부에서의 ‘로이 밀러’의 행동은 조금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런 요소까지 없었다면 이 영화 자체가 미국에서 꽤나 냉대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요, 미국은 나쁜 나라지만 그래도 미국에는 좋은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 정도는 해줘야지요. 그건 다들 하는 거잖아요. 다만 이야기에 대해 7년이나 지나서 이 영화가 나온 것은 꽤나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20대 초중반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겨’라고 생각하고 말지도 모르겠더군요.

액션 장면이 시종일관 펼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나 의미의 흐름을 쫒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중반부가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가 아닌 실외, 차량 등에서 전투가 펼쳐지고 핸드 헬드로 촬영이 되었기 때문에 꽤나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다만 주위의 충격이나 폭발등에 의해 흔들림이 다양하게(?) 변모하는 걸 체험하는 것도 꽤나 즐거운 경험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고 제이슨 본 트릴로지를 재밌게 보신 분은 일단 큰 어려움 없이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흔들림도 경험하고.

p.s. 사실 아직 끝난 일이 아니지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대의 명분의 배경에는 911 테러가 존재했고, 여전히 미국 내에서도 911테러가 미 정부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목소리는 많이 있습니다. 사실, 이라크엔 대량 살상 무기도,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왜 911 테러는 이라크 전 이후로 쏙 숨어버렸는지 그것도 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20091128 :: 닌자어쌔신

그러니까,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했다고 해서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그 양반들은 스피드레이서 이후로 완전히 아웃인 듯), 월드스타 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틀을 밤을 새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 길에, 영화 한 편 보고 싶었을뿐이었는데 딱히 보고 싶은게 없었기에 그냥 고르게 됐더랬습니다. 어차피 포인트로, 돈 한 푼 없이 관람하는 공짜 영화라 뭐 ‘미련은 없다’ 뭐 이런 분위기랄까요.

닌자 어쌔신의 내용은 뭐 뻔합니다. 조직을 배신하고 조직에 쫒기는 닌자가 그 복수를 이루는 험난 한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대략 다음과 같지요.

  • 월드 스타 비의 근육 – 거의 CG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요철을 자랑하는 비의 상반신 근육들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의 팬인 언니들은 필관람 영화로 뽑을지도 모릅니다.
  • 비교적 높은 폭력 수위 – 대부분이 일본도나 줄낫으로 전투를 벌이는데다 폭력의 수위가 높은 편입니다. 도입 시퀀스의 사지 절단은 좀 임팩트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폭력의 수위는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급격히 낮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 실망스런 액션 – 비밀스런 닌자의 기술 따윈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주인공인 정지훈 군이 대부분의 액션씬을 소화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언니들은 흐뭇해 할 것 같군요. 게다가 전투씬이 대부분 어두운 가운데 이루어지는데 그냥 칼싸움으로 채워져있어 잘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리 스피디하게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기타노 타케시의 ‘자토이치’의 액션을 기대해서 그런지 좀 실망입니다.

설정도 좀 유치하고 영화가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몇 군데 있는데, 그게 영화의 몰입도를 너무 낮추는 효과를 줍니다.  그냥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는 영환데, 너무 질질 끌어버린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라이조가 너무 흥분하지만 않았다면, 정면으로 처들어가서 혼자 다 이길 수 있었음”

차라리 2012를 보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