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7 :: 한나

기대작이었던 한나를 휴일을 틈타 안나와 함께 관람.

• 액션씬은 예상보다 많지 않으나 장면 장면이 매우 강렬함
• 액션의 비중이 그 정도이면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력은 인정
• 한나역의 소녀배우는 케이트 블란챗, 에릭바나를 듣보잡으로 만들만큼 대단한 포스를 내뿜음, 허나 영화는 이 순수하고 치명적인 소녀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
• 꽤 큰 스케일과 아름다운 풍광, 영상미는 마음에 듭디다.

암튼 대단한 신인 여배우를 발굴해 냈다는 점에선 만족스런 작품.

20110414 :: 써커펀치 감상평

역시나 스포일러 없이, 간단하게 감상평을.

  • 장면 장면이 화보다.
  • 삽입곡 중 Sweet Dream, asleep 두 곡은 에밀리 브라우닝이 직접 불렀다. 그녀의 음색이 잘 살아나서 좋다.
  • 액션 장면은 사실상 ‘환상’인데, 주요 배경은 일본 애니메이션 내지는 게임 속에서 많이 본 듯한 설정이 많다.
  • 그만큼 액션도 스피디하고 화려한데, 합이 짧고 편집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기에 볼거리는 충분하다
  • 액션씬이 아닌 경우에도 미소녀들이 계속 나오니까 계속 마음에 든다
  • 대사가 적고 인셉션처럼 의식의 레벨 구조(?)가 있으나 이야기는 매우 단순하므로 생각 없이 보면 된다.

결론은 내용보단 화면으로 승부. 에밀리 브라우닝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하고, 잭 슈나이더 감독 팬들 역시 꼭 보길 권한다. 다만, 제작 비용의 탓인지는 몰라도 왓치맨보다는 약간 미장센이 떨어지는 편이다.

 

팁:

  1. 영화 시작 시 타이틀롤이 독특하게 표현되는데, 이 부분을 염두에 둔다면 이야기 구성의 이해가 조금은 될 수도 있다.
  2. 엔딩 크레딧도 볼만하므로 놓치지 말자.

20110305 :: 블랙스완

길게 쓰려니 정리가 안될 것 같아서 최대한 짧게.

블랙스완

  • 니나는 사실상 나탈리 포트만 스스로가 투영된 캐릭터. 오스카는 당연히 따 놓은 당상일 수 밖에 없었다.
  • 극의 전체를 이끄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대사, 표정, 심지어 근육과 힘줄의 모양, 피부에 돋은 소름하나 하나까지도 제대로 디테일이 살아있다. 최고.
  • 예술을 소재로 했지만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덕분에 ‘추격자’ 못지 않게 관람에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 흑조로 변신하는 장면은 길이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될 듯 하다.
  • 엔딩크레딧이 무척 짧았다고 느껴지는데, 이유는 따로 있겠지.
  • 5점 만점에 5점
  • 무섭고 섬뜩했지만 또 너무 아름다운 영화.

보너스 – 극장 광고 단상

  • Olleh (발로 뛰겠소) – 닥치고 귀부터 여는 KT가 되길. 살짝 역겹기까지 하다. 고객 만족이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깝친다는 느낌
  • 티켓몬스터 – 소셜커머스라며? 연달아 이어지는 이들의 광고는 처연한 느낌까지 든다.

20100423 :: 킥 애스 (2010)

기대만발 킥애스

아 원래는 이번 주의 영화는 진희 누나의 ‘친정 엄마’가 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냥 킥애스를 보고 말았습니다. 포스터에서는 이쁘게 나오질 않았는데 ‘힛 걸’ 역을 맡아 연기한 클로에 모렛양이 너무 깜찍하더군요. 아… 완전 귀염둥이…

킥 애스의 원작 만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예고편에서부터 클로에양의 매력 발산은 대단했기에, 게다가 컴컴한 새벽 거리를 다 큰 사내 자식이 찔찔 울면서 걸어 올 수는 없어서 갈등을 거듭하다 이 영화로 결정. 물론 사진까지 이렇게 올려 놓은 걸 보면 이 아이가 참 이쁘기는 이쁩니다. (근데 묘하게 누구를 많이 닮은 거 같은데 생각이 안나네요)

더 칭찬했다간 왠지 로리콘 변태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이쯤하고 영화 자체는 굉장히 신선합니다. 물론 싸움을 기막히게 잘하는 부녀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어떤 청년의 이야기에요. 학교에서도 그냥 좀 찌질하고 집에와서는 인터넷을 벗삼아 아마존의 나무들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 일조하는 뭐 그런 보통 아이이죠.

물론 대부분의 멋진 액션은 무시무시하게 깜찍한 클로에양이 다 소화합니다. 다리를 자르고 얼굴에 대고 총을 쏘는대도 너는 왜 그렇게 이쁜거니.

아 정리가 안되네요. 결론은.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러닝 타임이 짧지 않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캐릭터의 설정부터 상황들이 무척이나 유쾌하거든요. 그렇다고 발랄한 코미디를 생각하시면 좀 곤란할 수 있지만 ‘코믹 액션’이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당히 만화적인 설정이 많기에 (제가 봤을 때는 시트콤을 보며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코드만 있다면 무리 없지만) 꽤 유치하게 보일 수 있거나 전형적인 장르물과는 조금 다른 점들로 ‘뭥미?’ 싶을 수도 있겠더군요. (극장을 빠져나오던 관객 중 일부는 진짜로 ‘뭥미?’ 그랬음)

근데 진짜 영웅은 킥 애스로 나오는 그 청년입니다. (어째 주인공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거냐) 처음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도 동네 양아치 하나를 도와주는데, 이런 대사를 던지죠

“셋이서 하나를 까는데, 사람들은 다 구경만 하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도와주겠다는 건데 그게 이상한거야?”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날아오는 총알을 손으로 잡는다고 영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게 영웅 아닐까요. 그런 반면에 우리는 얼마나 비겁합니까.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블로그에, 트위터에서 떠들기만 했지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가 비겁한 걸까요? 아니면 행동하는 이들이 영웅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유혈 낭자한 장면들이 좀 나오기 때문에 비린 거 싫어하시는 여성분들 빼고는 부담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듯 하네요. 다들 영화와 함께 즐거운 데이트 하시길. 엉엉.

p.s. 진희누나 이번 주말에 친정 엄마 꼭 볼 거임. 진짜임!

p.s.2 근데 박진희씨가 저보다 누나가 아니면 어떡하나요? 검색해 봐야겠네….

20100418 :: 공기인형 (2010)

보나마나 시시한 이야기

공기인형을 알게 된 계기는 World’s End Girlfriend의 새 앨범이 공기인형 OST라는 소식을 들은 것이 시작이었고, 주말 사이에 짬을 내어 보게되었지요. 개봉관이 별로 없어서 멀리까지 다녀왔습니다만 안 봤다면 많이 후회했을 것 같네요. 혹시 이 영화를 볼 계획이 있으신 분은 아래 주의 사항을 먼저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1. 19세 이상 관람가에, 주인공이 ‘성인용품’이라는 설정이지만 야한 장면은 그리 나오지 않습니다.
  2. 하지만 여자친구와 보러 갈 생각이 있는 남자분들은 혼자 가거나, DVD 출시나 어둠의 경로를 통하시는 게 나을 듯 하네요. 배두나양이 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3. 물론 19금 답게(?) 배두나양의 노출씬 분량은 상당히 많습니다. 야하다기 보다는 몸이 정말 예쁩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여자친구랑은 보러가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뭐 보도자료들도 워낙 많이 배포된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는 스포일러가 아니겠지 싶어서 조금 소개합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노조미’입니다. 노조미는 공기 인형이에요. 공기 인형은 공기 놀이 같은 거 할 때 쓰는 인형은 아니고 앞에서도 밝혔다시피 ‘성인용품’입니다.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이나중 탁구부’에 자주 출연하던 그 ‘와이프’가 그런 종류일거에요. 영화는 공기 인형인 노조미가 어느 날 막무가내로 마음을 갖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둡고 칙칙한 골방에 틀어박혀 있던 그녀가 창밖으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풍경에 반해 외출을 시도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그런 이야기에요.

물론 포스터에도 나와 있지만 무척이나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멜로라곤 하지만 멜로로 분류하기에는 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는 해요. 이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갖고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피노키오 동화의 성인 버전이라기보다는 사람의 마음, 특히 당신의 마음에 대해 읊조리는 감독의 ‘시’와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진 공기 인형. 그것은 태생부터가 ‘타인의 대용품’ , ‘욕망의 배설구’와 같이 어긋난 운명을 타고 났으니 슬픈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예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공기 인형이 사람을 닮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 공기 인형 자체가 우리네 마음을 그대로 반영-상징도 아니고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요-한다는 점이 꽤나 진부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느낌이에요. 감독은 너무나 서정적인 음악과 예쁜 화면, 예쁜 배우를 통해 동화처럼 이야기를 꾸몄지만, 마치 우격다짐과 같이 막무가내로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겨났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과 같이 도시에 사는 우리네 마음이 공기 인형과 같다는 말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마음을 가졌나요?

겉은 번지르르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노조미는 우리 네 마음 그 자체인 것이지요. 우리는 같이 속이 비어있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없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나 혹은 자신과 타인이 하는 말들의 의미조차 잘 알지 못해요. 그래서 노조미처럼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합니다. 그저 겉만 번지르르 하고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할 뿐이지 우리는 늘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교감을 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누군가의 대용품은 아닐까 저어하고, 또 못난 우리는 자기 스스로가 노조미라는 건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노조미같이 대하기도 하니까요.

트위터니 웹2.0을 들먹이며 교감과 소통을 이야기하는 요즘이지만, 오히려 마음과 마음의 단절은 그 골이 점점 더 깊어져가는 건 아닐까요? 마음 속 깊은 곳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들은 점점 줄어가고, 되려 그런 이야기를 아무도 아는 사람없는 익명의 네트워크에 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비록 그렇게 바람 빠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마음이라도, 따뜻한 온기가 남은 사람이라면 그래도 이 영화를 꼭 볼 것을 추천합니다. 허세와 공허, 그리고 단절된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마음 편하게 와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놓쳐버리기에 이 영화는 너무도 따뜻하고 반짝거리는 예쁜 조약돌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에는 배두나양의 빛나는 연기와 빛나는 외모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은 절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아!’하고 감탄이나 이런 거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단단히 긴장하고 보러가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반짝반짝 빛나는 눈매의 두나양과 함께 잠시 시간을 보내고 여러분 마음 속의 노조미에게 약간의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경험은 아깝지만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사족

  • WEG의 전작에 수록된 River Is Filled With Stories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생명은’이라는 시(원래 있는 시인지는 모르겠네요)와 같이 흘러 나오는데 유튜브에 나레이션과 함께 흘러나오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나레이션은 배두나양의 목소리입니다.
  • 역할이 역할인 만큼 배두나양의 일본어 대사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그닥 이질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인형이라는 설정을 떠나서 상당히 자연스럽게 들리네요.
  • 노조미는 중간에 손목에 상처를 입습니다.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배두나양이 정말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하지만 전 역시 박진희 누나가 짱입니다. 진리의 박진희! (하지만 이번 주에 친정 엄마 보러가지 못해서 미안해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