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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4 :: 지메일 사용 안내서

최근 주 사용 메일을 gmail로 갈아타려는 주위 분들이 있어서, 간략하게나마 gmail 사용 가이드랄까 하는 뭐 그런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저는 업무 관련하여 gmail을 주 메일로 사용하는 생활을 근 1년 가까이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가이드입니다. 따라서 극히 객관적이기 보다는 어느 정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되는 가이드라는 점을 염두해 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메일이 아닌 ‘대화’ : Conversation

지메일은 단순히 하나의 메시지를 메일로 전달하는 형태의 메일 서비스라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중시합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하나의 메일이 작성되고 전달된 후, 그에 대한 다른 의견이 회신을 받게 되면 지메일 편지함에서는 해당 메일들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항목처럼 관리됩니다. 포워딩(전달)이나 회신으로 계속하여 해당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 이 모든 내용들은 하나의 conversation으로 관리됩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고 싸우고 화해하는 일련의 과정들이나 의사 결정 과정 사이에 오간 모든 내용들이 하나의 스레드와 같은 형태로 정리됩니다. 이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겠지만, 이번에 새로 런칭하는 구글 웨이브에서의 저작물 관리 방식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편지함이 없다

조금 어폐가 있을 수도 있고, 사실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메일은 ‘편지함’ 개념이 따로 없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 편지함 개념 자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연관된 부분이라, 개념적인 것 보다는 체감적인 것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요.
지메일에는 편지함이, 그것도 아주 큰 편지함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그 이름은 아마 ‘전체편지함’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군요. 항아리처럼 생긴 큰 편지함 주둥이에 그물 같은 망이 쳐져있다고 상상해 봅니다. 여기에 편지가 새로 도착하면 그물에 걸려서 기본적으로 “새로 도착한 편지”만 리스트에 노출이 됩니다. 읽은 메일은 (혹은 읽지 않더라도) “보관” 처리를 하게되면 편지 리스트에서 빠져서 “전체 편지함”으로 쏙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아웃룩에서 메일을 쓸 때에는 여러 가지 편지 분류 방식에 의해 각각 편지함을 만들고 각각의 편지함으로 편지를 나누어 넣고 정리합니다. 그런데 지메일은 이런 편지함이라는 분류 방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라벨’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지요. 최근에는 블로그가 많이 보편화되어서 이 ‘라벨’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 게시물의 ‘태그’와 완전히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메일에서의 메일은 한 메일이 하나의 편지함으로 들어가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라벨을 폴더처럼 생각한다면 하나의 메일이 두 개 이상의 폴더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중복으로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라는 메일은 “운동” 폴더에 있을 수도 있고 “취미” 폴더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 들어가도 상관이 없다지만, 나중에 그 메일을 찾으려면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참 애매모호한 경우가 되겠죠?
이러한 ‘라벨’에 의한 편지 분류 방식은 본인이 어떤 결벽증 같은 것만 없다면 매우 편리하고 효율적인 관리 방법임은 그닥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최근의 지메일은 메일 리스트에서 제목을 끌어다가 어떤 라벨 위로 드래그해 놓으면 자동으로 해당 라벨이 붙어서 정리되는 등 상당히 편리한 UI 를 제공합니다. 물론 IMAP와 같은 형태로 지메일을 사용한다면 라벨은 1:1로 폴더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POP 클라이언트 기능 지원

지메일은 POP 클라이언트 기능을 지원합니다. 지메일로 수신한 메일을 메일 클라이언트(예: 아웃룩 / 썬더버드)로 수신할 수 있는 POP 서버 기능은 물론이고,  POP를 지원하는 외부의 메일 서버의 메일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 메일 서버의 메일을 가져오도록 설정해 놓으면 지메일을 통해 업무 관련 메일을 모두 수신할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메일을 아웃룩으로 확인한 다음 무조건 자신의 지메일 계정으로 포워딩하도록 하는 것은 일반적인 보안 정책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므로 피해야 합니다.) 또한, 메일을 보낼 때도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나, 회신 주소 등을 사용중인 지메일 계정 대신, 회사 메일 서버의 메일 주소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자 우편을 통해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대방은 별도의 지메일 계정을 의식하지 않고 회사 메일로 모든 업무 관련 소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이 기능은 다른 웹메일에서도 지원하는 기능들입니다. 지메일에서 이 기능이 독특한 것은 대부분의 웹 메일 서비스가 외부 메일을 가져오는 방식은 ‘수동’인데 비해, 지메일은 자동으로 지정된 POP  계정으로부터 메일을 받아옵니다. 지메일이 외부 메일을 가져오는 주기는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외부 메일이 들어오는 양을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급하게’ 받아야 하는 메일이 있는 경우 수동으로 메일을 체크하는 기능을 사용하기가 좀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구글에서 월급을 타시는 많은 능력자 분들이 심심풀이로 labs 기능에 추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주소록 관리 기능

주소록을 거의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기능은 지메일에서 스팸 메일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해 주는 기능만큼이나 매우 착한 기능입니다. 흔히 우리는 메일을 보낼 때 ‘아이디@메일서버’의 형태로 된 메일 주소를 받는 이 란에 쓰게 됩니다. 별도의 메일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의 메일 주소는 주소록에 등록하고 이름을 쓰면 해당 인원의 주소로 자동으로 변환되도록 하게 되지요. 사실 거의 대부분의 메일 클라이언트 및 웹 메일은 “사람이름 <메일주소>”의 형태로 기입되면, 메일은 입력된 메일 주소로 발송되고, 실제 메일에 표기되는 받는 사람은 사람 이름이 표시되게 됩니다.
지메일 역시 이러한 형태로 주소를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고, 맨 처음 이런 형태로 받는 사람 혹은 참조의 주소가 입력되면 해당 주소는 자동으로 주소록에 등록이 됩니다. 이 후에는 메일을 작성하거나 혹은 검색 조건에 보낸 사람으로 넣는 경우에는 사람 이름의 일부/메일 주소의 일부를 입력하면 입력창 하단에 자동 완성 기능을 지원합니다. 이는 별도의 본격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직관적이라 사용하기에 편리하죠. 게다가 실험실(labs)에서 ‘Don’t forget Bob’과 같은 기능을 활성화 하는 경우에는 특정 수신인을 대상으로 메일을 작성하면, 이전에 이 사람과 같이 메일을 수신/참조 했던 사람들의 목록이 표시되어, 업무 관련한 내용을 메일로 여러 사람에게 공유할 때 매우 편리합니다. 게다가 사람 이름 기준으로 입력하는 경우에 동명 이인을 구분하는 똑똑한 기능(Got the wrong Bob?)도 함께 지원합니다.

일단 한 번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 사람은 자동으로 주소록에 추가되며, 주소록에는 메일 그룹으로 개인들을 묶어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주소록은 별도의 본격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파일 형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구글 웨이브나 구글 문서 도구에서 공유됩니다. (당연히 해당 서비스들도 메일 주소 자동 완성 기능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키보드 단축키

지메일은 거의 모든 화면에서 키보드 단축키를 지원합니다. 메일 작성은 C(compose)이며, 새 창에서 메일을 작성하려면 Shift+C를 누릅니다. 이전 메일/다음 메일은 vi 편집기와 비슷하게 J/K키를 사용하며, 메일의 보관 처리(보관 처리라기 보다는 현재 보고 있는 목록에서 제외함)는 Y키 등 입니다. 당연히 회신 보내기는 R(reply)키 일 것이며, 전달하기는 보나마나 F(forward)키 겠지요. 이 외에도 편지 목록에서, 메일 작성화면에서, 메일 본문 읽는 화면에서 등등 각 화면에서 수많은 단축키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단축키도 실험실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편한대로 다시 정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메일 작성과 관련된 기능

메일 작성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여러 기능들과, 플래시를 이용한 보다 멋진(?) 파일 첨부도 지원합니다. 한 번에 여러 파일을 선택해서 업로드 할 수 있고, 파일이 업로드 될 때의 진행 상황을 그래픽으로 처리된 형태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플래시 업로더 컴포넌트를 쓰는 것이 웹 접근성 측면에서는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다중 업로드 같은 기능은 아마 브라우저 혹은 HTML 레벨에서 지원하지 않는데, 그러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네요.

그 외에 메일 작성 중에도 작성 중인 메일 내용을 잃어버리지 않고 해당 폼을 새 창으로 띄우는 기능도 추천할 만 합니다. 작성 중에 다른 메일의 내용을 참조하거나 첨부파일을 찾는 등의 기능이 필요한 때가 있으니까요. 그 외에 메일 작성 및 관리 기능에서 지메일 실험실은 매우 재미있고 유용한 (그런 한 편 참 쓸모없어 보이는 기능까지) 기능들을 많이 제공합니다. 이런 내용들은 백마디 설명보다 한 번씩 체험해보면서 유용성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좋을 듯 하군요.

마무리 – 기존 메일을 지메일로 옮기기

업무 메일을 지메일로 옮겨가기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예전 메일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더군요. 뭐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죠. 바로 지메일이 IMAP를 지원한다는 점에 착안하면 됩니다. 먼저 지메일에서 라벨을 통해 편지함처럼 구분을 해 둡니다. (라벨은 IMAP상에서는 폴더처럼 동작합니다.) 그리고 아웃룩이나 썬더버드 등 기존에 쓰던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지메일 IMAP 계정을 추가해 줍니다. [관련 설명은 여기를 보세요]
그런 다음 새로 만든 IMAP 계정을 클릭하면 먼저 폴더 목록을 주르륵 받아오게 됩니다. 그럼, 메일 클라이언트 상에서 기존 메일들을 새로 만든 폴더(지메일의 라벨)로 끌어다 옮깁니다. (메일 클라이언트 속성에 따라서 복사가 될 수도 이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지메일의 폴더를 확인하면 해당 메일이 폴더로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웹 브라우저로 지메일을 확인하면 해당 메일이 지메일 서버로 업로드 된 것을 볼 수 있지요.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이런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별도의 프로그램(기존에 사용하던 클라이언트는 빼고)이나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기존 메일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이지요. 이 부분은 ‘업로드’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메일 클라이언트 내부에서의 동작이니 메일 보안 정책 등에도 별로 위배될 것이 없어 보이네요.
아무튼 여기까지 간략한 지메일 소개글을 일단락하려 합니다. 나중에 또 다른 내용이 있으면 추가하도록 하지요. 그럼 갑작스레 추워진 요즘 날씨에 모두들 감기/신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