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0 :: 티셔츠에 올리는 나만의 그림, 사진

티셔츠 도식화를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리는 과정을 강좌로 소개하고 있다보니 각 종 검색 엔진에서 ‘티셔츠’로만 검색해도 본 블로그가 노출이 되는 듯 합니다. (어차피 검색 순위는 저~ 아래 겠지만요 ㅎㅎ) 그래서인지 유입 검색어 중에 ‘티셔츠에 사진 올리는 법’이 종종 눈에 띕니다.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날, 아침잠을 설쳐 졸려서인지 눈이 부어오르는 착각을 느끼면서 오늘은 티셔츠에 그림이나 사진을 올리는 법에 대해 살짝 알아보고자 합니다.

티셔츠에 프린트는 어떻게 올라가는 것일까?

중학교 미술 시간에 판화의 기법을 배우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습니다. 중학교 졸업한게 이제 기억도 잘 안나네요) 그 중에 실크 스크린이라는 게 있습니다. 진짜 실크로 찍는게 아니라 아주 눈이 고운 망을 통해서 염료가 내려가는 방식으로 그림이 찍히는 것이지요. 인쇄에서도 이와 유사한 오프셋 인쇄라는 게 있기는 합니다. 일반적으로 티셔츠에는 나염이라는 방법으로 프린트를 찍게 됩니다. 여기서 나염은 일반적인 프린트를 제작하는 방법이고, 그 절차는 우리가 미술 시간에 배운 ‘실크 스크린’과 매우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나염을 만들기 위해서는 색상의 가지수마다 틀을 만들어야 해서 단가가 올라가는 요인이 됩니다. 물론 틀은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얼마든지 쓰고 또 쓸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 하는 옷들에는 많이 쓰일 수 있습니다. 통상 1~5도 사이의 색상을 쓰는 프린트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판을 만드는 비용 자체가 가격 구조에 부담이 (티셔츠는 굉장히 간단한 과정을 거쳐 봉제가 되므로) 될 수 있기에 이보다 더 색상을 많이 쓰는 경우에는 ‘원색 분해’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프린터나 신문에서 사용하는 컬러 사진의 인쇄 방식과 유사한 방법으로 원색 및 별색과 망점 처리된 판을 만들어서 사용하지요. 색감이 완벽히 재현이 안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전사 프린트에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사진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사진의 경우에는 몇 백개가 된다하더라도 표현하기 어려운 정교한 색차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사 프린트를 하게 됩니다. 전사 프린트는 전사 용지에 좌/우가 바뀐 그림을 출력한 다음, 옷감에 출력된 프린트를 엎어서 프레스기로 눌러서 그림을 옷에 통째로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전사 프린트 하는 자체가 수량에 따라 계속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서 원가가 높은 부담이 있지요.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옷에 그림을 프린트 하고 싶다면 이런 방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합니다. 방식 자체는 어린 시절에 많이 했던 판박이 스티커랑 똑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러한 전사 프린트는 사실 집에서도 할 수 있지요. 별도의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특수한 코팅이 되어 있는 전사 용지를 사서 거기다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해서 그림을 (반드시 좌우가 반대로 되도록!) 출력해서 옷에다 대고 다림질을 하면 됩니다. 보다 깔끔한 작업을 원하시면 평판 프레스기를 사용해도 된답니다. 근데 평판 프레스기는 좀 비싸요. A4 사이즈를 커버할 수 있는 프레스는 약 50만원 정도 하는데, 좀 크기가 큰 남자티셔츠 같은 경우는 A4 한장으로는 그림이 안나오기때문에 B4 사이즈의 평판 프레스를 써야 하는데, 이게 무겁기도 엄청 무겁고 100만원이 넘어가는 (마치 크고 아름다운…) 기계입니다.

이런 일반 전사 외에도 승화 염료를 사용하여 옷감에다 직접 전사를 할 수 있는 장비도 있어요. 염료 승화 방식의 프린터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10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의 제품들입니다. 그냥 집에서 다리미로 미는게 제일 좋겠군요…

그런데 이러한 전사 방식은 그 내구성이 매우 약합니다. 물에 몇 번 빨아주면 그림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깨끗한 건 아닌데 그냥 원래 옷으로 돌아오지요.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전사 티셔츠를 선물받은게 있었는데, 입학식날 수돗가에서 물을 먹다 가슴에 물이 튀니 도날드 덕 아저씨 얼굴에 금이 쩍쩍 생겨서 얼마나 놀랬는지… 그게 아직까지도 기억에 선명히 남네요.

마우스로만 만드는 나만의 티셔츠

사실 커스텀 티셔츠는 미국에서는 이미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벌써 3~4년 전부터 웹 상에서 그림을 그려서 자신만의 티셔츠를 받아보는 그런 서비스는 계속 있어왔지요. pixeltees.com 라는 곳도 사실은 이 블로그에서 아주 오래 오래 전에 소개를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웹 상에서 마치 싸이월드 그림판처럼 아주 간단한 툴을 써서 그림을 그리거나, 도트를 찍어서 이미지를 만드는 형태로 자신만의 티셔츠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디자인으로 티셔츠를 만들어서 주문할 수도 있으며, 그저 티셔츠 디자인을 저장하여 팔리는 만큼 수익을 분배하는 시스템도 (이는 최근에 추가된 사업 모델인 듯 하네요) 있습니다. 이 곳에서 자신만의 티셔츠를 구매하는 가격은 15달러가량으로 사실 이 정도면 왠만한 캐주얼 브랜드에서 살 수 있는 티셔츠와 가격이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원단의 질을 가늠할 수 없고, 아마 국내에서는 배송비가 더 비싸고 말거라는 아쉬운 점이 있네요. 전 사실 돈 만 있으면 염료 승화 전사기 몇 대 사다가 이런 사업 무척 하고 싶은데 말이죠. 아무튼 이곳은 전사 프린터를 사용하는 듯 하네요. 사용 가능한 컬러의 수가 꽤 많고, 그리기에 따라서는 디테일한 그림을 만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사실 실제 이렇게 제작된 티셔츠의 실물 사진을 볼 수가 없으니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자신의 노력이 옷으로 만들어지는 짜릿한 쾌감을 디자이너가 되기위한 개고생을 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괜찮은 취미 생활이 될 수도 있을 듯 하거든요.

  • 와우 . 전말 제그림으로 티셔츠 만들고싶어요. 몇 년전부터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만든적은 없네요..

    • 요즘은 동대문 같은 곳에서도 커스텀 티셔츠 만들어 주는 곳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