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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 염려를 넘어서는 티맥스 윈도우

티맥스 윈도우 관련 두 번째 글입니다. 굳이 본 블로그 뿐만이 아니라도 공개를 몇 일 남기지 않았는데 왜 꽁꽁 싸두느냐, ‘스크린 샷이라도 공개하라’는 성토가 블로고 스피어에서 많이 보였더랬죠. 그래서 오늘 티맥스 윈도우 블로그에서는 스크린 샷을 몇 장 공개했습니다. 사실 티맥스 윈도우의 스크린 샷이라기보다는 그 위에서 돌아가는 몇 가지 어플리케이션의 스크린샷에 대한 공개라고 해야 맞을 듯 하지만요.
왜냐면 티맥스 윈도우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듯이  탐색기, 웹브라우저 등을 띄워두고 고작 시작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보여준 게 스크린샷의 전부라니, 이건 ‘호기심을 만족 시켜’주기는 커녕 지난 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의혹만 더욱 심화시켜주는 공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혹 만점 티맥스 윈도우 스크린 샷

맨 먼저 공개된 스크린샷은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티맥스 윈도우’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한 부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실, 공개된 스크린 샷 모두 캡쳐한 화면이 아닌 디자인된 스크린 샷이라는게 문제입니다. 이것 저것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띄워두고 캡쳐를 했다면, 작업 표시줄에 열려진 윈도우의 항목이 표시되어 있겠지요. 게다가 시작 메뉴는 보란 듯이 올려져있는데, 사실 이것은 구현하기 나름이겠지만, 포커스가 다른 창에 있을 때 시작 메뉴가 열려져 있는 경우는 윈도우나 우분투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상황인 듯 합니다. 심지어 비활성 윈도우라 할지라도 윈도우XP에서는 ‘항상 위’로 지정해 두어도 시작 메뉴는 그 어떤 창보다도 상위에 위치하게 됩니다. (물론 XP에서만 확인한 부분이니, 이를 두고 뭐라하긴 조금 그렇지요.)
게다가 파일 탐색기를 열어놓은 스크린 샷은 오려 붙이기를 잘 못해서 상태 표시줄 영역이 창 틀을 벗어나는 (이것이 티맥스 윈도우의 틀을 깨는 위대한 도전의 컨셉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겠습니다만) 파격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웹 브라우저의 ActiveX를 지원하는 모습이라고 걸어둔 스크린샷은 ActiveX창만 윈도XP의 파란색 테마가 적용되는 모습이군요.
오피스 프로그램 군의 스크린샷은 더욱 상상을 초월합니다. 테두리가 윈도XP의 실버 테마를 이루고 있네요. 티맥스 윈도우에서 실버 테마와 외관이 유사한 테마를 내장하고 있다고 십분 양보하겠습니다. 그런데 왜 파일탐색기와  웹 브라우저의 창 크기 조절 핸들 (화면 우측 하단에 존재하는 삼각형을 이루는 무늬)은 또 다른가요? 이해가 좀 안되는 군요. (동일한 테마에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단지 스크린샷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아서 벌어지는 제 눈의 착각일까요?)
비단 그러한 부분 뿐만 아니라 오피스 프로그램 및 메일 프로그램은 오픈오피스의 UI에서 아이콘만 살짝 바꾼 모양새입니다. 닮으려면 MS Office2003을 더 닮을 줄 알았는데 좀 의외네요. 그리고 UI 요소의 디자인이 파일탐색기/웹 브라우저/오피스 모두 한 회사의 제품군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일관성이 없습니다.

정말 만들고는 계십니까?

제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이 자정을 넘은 시각이고, 이미 도아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티맥스 윈도우의 공개된 스크린샷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누가봐도 사실 분명한 사실이라고 보입니다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맥스 블로그 운영자는 ‘보도자료에 디자인 시안이 포함되어서 그렇다’라고만 답변하고 있네요. 그렇다면 지금 블로그에 걸려있는 저 그림들은 실제 동작 화면의 스크린샷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의혹을 제기하시는 일부 블로거들의 어조가 매우 공격적이고 강직해서 ‘너무 심한 거 아니냐’는 옹호의 의견도 간혹 보입니다만, 제가 지적한 내용들만 하더라도 그 스크린 샷들은 동작 화면을 캡쳐해 놓은 것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되며, 설령 만에 하나 실제 동작 화면이라면 돈 받고 팔겠다는 제품의 완성도로서는 부끄러운 수준이라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타 다른 글에서도 티맥스 윈도우 블로그 운영자는 사람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관련 부서에 문의하고 알려주겠다.’라는 답변만을 달고 있습니다. 물론 블로그 운영자는 그저 마케팅 담당일 뿐 기술적인 지식이 많이 없을 수는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의 사활을 걸 만큼 엄청나게 규모도 크고 또 엄청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제품의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홍보하는 제품이 뭔가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저 국내 환경을 고려한 MS윈도와 호환되는 운영체제라는 것 말고 말입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모른다면 사전에 교육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럴 수 없다면 마케팅 정책 상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하면 될 것을 모른다니요. 설마 ‘제품이 없으니까’ 모를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어디다 물어봐도 답을 구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일까요?

정말 내가 궁금한 것

웹 브라우저는 firefox와 같은 엔진을 사용한 K-Melon을 너무 닮아 있고, 오피스 스위트는 오픈 오피스에 스킨만 변경한 듯 한 수상쩍은 ‘제품’을 티맥스는 과연 어디다 팔고자 하는 것일까요? 지금의 상태로 봐서는 그들이 밝힌 당찬 포부와는 달리 개인 사용자에게 판매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물론 훌륭한 제품으로 나와준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훌륭한 제품이 된’ 티맥스 윈도우는 아직까지 너무나 먼 일이 될 듯 하네요. 그리고 그 때까지 속터지는 사용자들도 속출해줘야 할 것 같고요. 점점 지난 번 글에서 지적한대로, 이렇게 나온 물건을 정부 기관에 팔 방법 외에는 티맥스 윈도우로서는 길이 없을 듯 합니다. 7월 7일 공개될 티맥스 윈도우에 대해 정말 궁금한 것은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이 될 것인가’ 보다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나’ 하는 점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바와 같은 판매 루트를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티맥스 윈도우에 대한 관심만큼은 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만약 제가 예상하는 대로 제품이 출시되고, 그것이 세금으로 구매하게 되는 공공 기관용에 주력하게 된다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알툴즈 시리즈에 대한 논쟁과 마찬가지로 초대형 떡밥으로 떠올라서 여기 저기에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혈전이 벌어지는 광경이 벌써 눈앞에 선하고 그 비린내가 여기까지 풍겨 오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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