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8 :: 왠지 공감가는 노트북이야기

사실 노트북을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머 물론 예전에 과 동기녀석의 여자친구가 유학을 떠나기전 노트북을 포맷하고 싶다 그래서 한 번 손봐준 적이 있었고, 그보다 더 예전에… 지금으로부터 한 십년 전쯤인 대학교 신입생 때 선배를 통해 ‘타자 알바’를 하며, 당시로서는 너무나 귀한 물건이던 노트북 키보드가 너무 작아서 고생한 기억도 있었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노특북은 성능대비 가격이 너무나 고가의 물건이었고, 노트북을 들고 다닐 만큼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동중에는 음악을 듣는 것 외에는 딱히 하는 일이 없있기 때문에 노트북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아, 물론 맥북 신제품이 나올 때 마다, 스스로의 경제적인 무능함을 원망하며 매일 같이 애플 홈페이지에서 잘 빠진 사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짓곤한 경험은 적잖이 있지만 말입니다. 🙂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의류업계를 도망치듯 빠져나와 지금 다니는 직장에 들어가자마자, 거의 동시에 노트북을 지급받았습니다. 워낙에 외근이 잦았고, 당시에는 거의 사이트에 나가서 상주해 있는 인력이었거든요. 생짜 신입이었던 저로서는 일단 부족한 테스트 인력을 메꾸는 일을 시작하였고, 일의 특성상 동시에 여러가지 테스트 케이스를 시험해야하거나 혹은 한 번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테스트를 해야하는 상황이 많았더랬습니다.

결국, 입사 한 달이 채 못되어서 제가 쓰는 노트북은 (처음엔 팀장님이 쓰시던 것이었지만, 제게 빌려주고서는 길고 긴 휴가를 떠나셨….) 2대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2개월째를 채워가자 4대를 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이중에 단연 압권인 제품은 도시바였습니다. 워낙에 구형 기종 들이라서 그런건지, 혹은 회사 노트북이라는 거 자체를 사람들이 돌려 써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상태도 좀 안 좋았었거든요. 어쨌거나, 이래저래 테스트시 로그 기록용으로 사용하던 도시바 노트북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장시간 켜두면 그냥 꺼진다’ 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하드디스크 문제도, 메인보드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의외의 방법으로 해결을 했었거든요. 노트북의 열을 방출하는 팬이 바람을 내보내는 곳이 다름아닌 바닥쪽이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책상에 올려놓고 밤새 로그 수집을 하게 돌려두면, 새벽녘에는 보기 좋게 더위 먹고 자살을 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이 사실을 깨닫고는 담배갑 4개로 숨쉴 틈을 좀 만들어 주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결국, 어댑터가 맛이 가서 다시는 켜지지 않더군요. 더더욱 놀랐던 사실은, 회사에는 도시바 노트북이 꽤 많이 있었지만 그 녀석과 호환되는 어댑터를 가진 녀석이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껍데기 색만 다르고 모델명의 마지막 한 끝만 다른 녀석도 어댑터 다르기는 너무 매정하다 생각이 다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가지고 있는 노트북의 어댑터 및 전원들을 모조리 살펴봤습니다. 잭의 모양도 모두 다르고, 전원의 전압도 모두 제각각이더군요.

노트북을 갖고 다닐 때 가장 무겁다고 느껴지는 것은 노트북 그 자체가 아니라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어댑터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은 화면이 작아서 좀 불편하지만 크기나 무게는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다만, 노트북 본체보다 어댑터가 무거워서 문제이긴 하죠. 그래서 어댑터만 표준화될 수 있으면 자주 들리는 곳에 어댑터를 배치(?)해 두고 본체만 달랑 들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원래 가방에 넣고 다니는게 없다보니, 요즘은 어댑터랑 마우스 넣어 다닙니다;;)

아무튼 꼬깔님의 글을 읽다가 불현듯, 지난 겨울 제 속을 박박 긁어놓고 유명을 달리한 노트북이 생각나서 잠깐 끄적거려봅니다. 예전에 천하를 호령하듯 다수의 노트북을 사용하던 때에 노트북들은 모두 회사에 반납하고 복귀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새로 받은 노트북이 잘 빠진 소니 바이오였는데, 전 첨에 팀장님이 빌려주셨던 LG 노트북(거의 서브노트북이래도 믿을)을 쓰고 있습니다. 그 잘 빠진 바이오는 팀장님이… – _-;

  • 전 노트북을 다른 사람의 윈도를 손봐줄때 말고는 써본적이 없네요. 개인적으로 확장성이 좋고 저렴한 데스크탑 만능주의(?) 비슷한 사고가 있어서인지… (노트북 살돈이면 비슷한 성능 데스크탑 2대산다! 라고 평소 주장…)

    그래서 그런지..남들이 노트북에 대해 물어보면 자체 무게만 생각했었는데…이 글을 읽어보니 아답터라는 변수가 있다는걸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 // Draco
    네 노트북 어댑터에 대해서는 참으로 할 말이 많지요. 노트북을 쓰면서 가장 짜증나는 점은 작고 답답한 화면보다, 열심히 타이핑하는 중에 손바닥에 살짝 스친 터치패드 덕분에 엄한 곳에 타이핑이 이루어진다는 불상사…. 노트북을 처음 쓸 때 자판이 작아서 느낀 불편함은 아예 회사 메인 PC의 키보드를 노트북 키보드 사이즈의 미니 펜타그래프 키보드로 바꾸어 적응해서 해결했습니다만, 터치패드 문제는 어떻게 해결을 해야 좋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