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7 :: 추격자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멋진 영화를 만들고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도 놀랍고, 여느 헐리웃 영화와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아니 비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연출이 신인 감독의 것이라는 점도 놀랍고, 조폭 코미디와 신파 멜로로 뭉개진 한국 영화 바닥에서 이런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소름끼치도록 훌륭했고, 영화 자체가 가지는 흡입력 또한 대단합니다. 큰 콜라를 사갖고 들어가서 영화 시작 1분 후 부터 한 입도 먹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전날 회식의 여파도, 휴일이 없었던 지난 몇 달간의 피로도 문제될 게 아니었습니다.쿵쾅거리면서 폭발하고 난리가 나는 ‘사랑보다 황금’의 예고편이 차라리 너무 졸리다고 느껴집니다.

요즘은 ‘싸이코패스’로 통하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차갑고도 냉정한 감독의 시선이 사뭇 돋보입니다.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제 생각엔 ‘추격자’와 ‘살인의 추억’은 좀 달라도 많이 달라서 서로를 비교하긴 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것 외엔 말이죠)

아무튼 설 연휴때를 왜 피해서 개봉했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절대 추천해드립니다. 단, 그리 잔인하지는 않지만 폭력 묘사의 수위가 좀 강합니다.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