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9 ::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명박씨의 (도산 안창호씨라는 사람한테 별다른 호칭을 붙이기는 그렇고, 혹시 사람의 호를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당선이 거의 확정됐다고 합니다. 참으로 코미디라면 웃기기라도 하지, 이 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통 모를 상황입니다.아마, ‘압도적’이라 할 수 있을정도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는 군요. (이명박씨 X구멍 핥아주는 식의 개표 방송 보다 지쳐 꺼버렸더랬습니다.) 이러한 득표율은 현정권에 대한 극도의 실망감과 분노가 만들어낸 촌극이라 생각됩니다만, 그것보다도 지금까지의 대선 과정과 그 결과를 보고서 저는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사망 선고를 내립니다

이 땅에서 민주주의는 그저 허울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권 동안 그나마 ‘자유 민주주의’의 혜택이라고는 술 먹으면서 마음놓고 안주삼아 대통령 씹어먹을 수 있는 정도의 권리를 보장 받았다는 것이었죠.  아직까지도 이 나라 국민 대다수는 ‘정치’를 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이 ‘정책’을 통해 구현되리라는 것은 모르고 있습니다. 국가가 어마어마한 예산을 가지고 집행하는 것을 그저 ‘돈많은 나라님이 하시는 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한나라당’이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 까지 합니다.

실제로 주위에서 어르신들 중에는 ‘이 놈이나 저 놈이 다 똑같지 뭐. 그냥 한나라당’ 이런 식으로 투표를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 때에는 뭐 잘 모르기는 했지만, “못살겠다 갈아엎자”를 입버릇 처럼 말하면서도 왜 막상 투표 때가 되면 그렇게 충성심이 발동하는지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도 결국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분명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는 분들이 있는 전남 어느 마을의 득표 집계는 9x%에 가까운 비율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더군요. 입이 떡 벌어지고 잠깐 동안 어떻게 저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집중해보았습니다. 답이 당장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랬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농업이 벌써부터 기계화, 기업화된 미국의 농업에 맞설만큼 탄탄한 기반과 경쟁력을 갖추었음을 오늘 개표 방송을 보고 깨달았습니다.아,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한우 사랑해달라던 그 아주머니 말씀도 한미FTA를 통해 경쟁적으로 가격이 낮아질 한우를 앞으로는 싸게 많이 먹을 수 있을테니 많이 사랑해달라는 이야기라는 것도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어쨌거나 ‘될사람’은 그 사람 밖에 없다거나 ‘누구누구는 참 깨끗하긴 한데 너무 평범해 보여, 인물이 아닌거 같아’라는 평가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러면 이명박씨가 오사카에서 태어나던 날에 주신의 별이라도 하늘을 스친 건지 다시 한 번 되묻고 싶습니다. 드라마랑( 그것도 판타지) 현실을 구분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정작 평범한 국민들이 어떻게 높디 높으신 천계의 혈통을 그냥 단박에 알아본다는 말씀이신지도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더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국민의 일꾼인 대통령’을 귀하신 인물이 할런지도 의아스럽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통치자’가 되어야지 ‘정치가’가 되어서는 뭐 어디 레벨이 안맞는데 해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어쨌거나 이 땅의 여전히 많은 사람들, 여전히 너무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의식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다시 되돌려 그들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를 벌써부터 풍기는 일당들의 신이 난 모습… 모든 게 역겹고 절망적입니다. 오늘이야 말로 대한 민국의 민주주의가 사망 판정을 받은 날임을 선포.. 아니 저는 깨달았습니다.

 물론 총선이 남았습니다.

네, 물론 내년에 총선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안 봐도 H.264입니다. 이제 그리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나 모든 것은 그들이 원하는 각본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겠습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입에서 단내가 난다고 한들, 희망을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아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못살겠다고 난리를 부리고 그중 몇몇 분들을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범죄는 뭐 처벌하기도 참 애매한 시점이 오겠지요. (물론 돈 푼 좀 있는 분들만 해당됩니다) 또한 한반도에 물길 낸다면 온 강산을 우리 손으로 짓밟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또 5~6년 후, 눈이 작은 이명박씨를 청문회장에서 볼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쯤이면 사람들이 뭔가를 깨닫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암울한 미래상이기는 해도 좀 제대로 된 정치, 바른 세상을 위한 기반이 그렇게라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므로 더  이상 정치나 인권에 관한 포스팅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에 조의를 표합니다.

본문에서 하지 않은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