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8 :: 그들의 머리속이 궁금하다 (영화관람을 만원으로?)

그들의 말을 이해하기 힘든 것은 내 잘못일까요

고백컨데,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말귀를 잘 못 알아 듣는 편이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국어니 문학이니 하는 과목의 점수는 다른 과목에 비해서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었지요. 말이나 글이 사람의 생각을 옮겨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아마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영화인들, 관람료 1만원선 인상 추진“이라는 기사를 보고 또 한 번 저는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음,이건 마치 한나라당의 이야기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할까요. 링크된 기사전문에서 알 수 있는 극장 관람료의 인상 근거는 대략 다음의 다섯 가지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극장 영화 관람료는 지난 7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2. 지난 5년간 물가 상승률은 11.4% 였지만 극장 관람료 인상률은 3.9%에 그쳤다.
  3. 다수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극장 매출이 영화 제작에 투입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4. 관람료의 제자리걸음으로 더 좋은 영화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렇게 정리해 놓으니 한 눈에 들어오는 군요. 네, 더더욱 한나라당과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거짓말을 하고 있네요. 지난 7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은 극장 영화 관람료의 지난 5년간 인상률은 자그마치 3.9%나 됩니다. 고등학교 때 배우는 수학지식으로 ‘변화율’이라 함은 다음과 같이 계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화율(%) =  변화된 양(즉, 변화후의 양 –  변화전의 양) / 변화전의 양 * 100

그런데 지난 7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은 극장 관람료의 인상률은 도대체 어떤 수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계산하였기에 저런식의 숫자가 답으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아, 이것은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공부와 담을 쌓고 더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고 판단되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이런 관람료를 올려서 돈 좀 챙겨보겠다는 심보는 참으로 못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분들 혼이 좀 나야합니다. 사실 저 기사의 제목을 보는 순간 ‘이뭐병…’ 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리 신경이 쓰이지도 않습니다.뭐 극장 관람료 오르면 진짜 극장에서 봐야 제맛인 블럭버스터나 한 두편정도만 극장에서 봐주고 안보면 그만이니까요.

사실 ‘남는 게 없다’고 판단이 들면 가격을 올려서 수요를 줄이느니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게 수순 아닐까요? 무슨 TV토크쇼도 아니고 영화판에서마저 ‘본놈 또 보면’ 뭐 영화보러 극장 갈 이유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아무튼 저런 분들의 생각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는 사실은 굳이 어렵게 설명 안해도 다들 아실 것 같고, 또 이미 많은 분들이 이와 관련한 글들을 포스팅 하셨으니 번거롭게 또 ‘한말 또하는’건 여기선 더 이상 안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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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예 처음부터 틀린 영화인들의 생각

다시 뒤집어서 영화인들의 생각을 재조립해보겠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 간에 저러한 주장의 가장 큰 근거는 바로 “장사가 잘 안돼서 돈 벌이가 영 시원찮다“가 되겠습니다. 그러니 십시일반 하는 셈 치고 한국 영화 좀 도와달라는 것이겠지요.뭐 아예 차라리 좀 없어 보이는 베이지색 츄리닝을 아래 위로 맞춰서 입고 나와서 ‘함 도와주십쇼’ 이렇게 말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다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안드는 군요.

한국 영화계가 이토록 어려웠던 적이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지난해의 경우에는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 중 일부는 아직까지 극장 개봉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간에 부러지는 영화들도 꽤 많겠지만 아마 올해도 적지 않은 영화들이 만들어져 개봉을 하고 혹은 또 극장을 못잡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런데 극장에 내걸린 한국 영화들의 결말은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쯤에서 스크린 쿼터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한국 영화인들, 스크린 쿼터 없으면, 당장 한국 영화계 씨가 마른다며 엄살을 부립니다. 무려 3년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덜렁 작성해 놓았던 글이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줄인다 어쩐다 말이 많았지만 그간 ‘스크린쿼터’라는 비료를 빨아먹고 자라온 한국 영화의 전반적인 현재 모습은 어떻습니까? 물론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와 같이 대박을 터뜨린 작품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 지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지요.

헐리웃은 세계 최대의 영화 생산 기지입니다. 이런 헐리우드를 다른 말로는 ‘꿈의 공장’이라고도 하더군요. 영화는 그야말로 ‘꿈’을 담는 대중 예술입니다. 10년도 전에 이미 ‘쥬라기 공원’ 한 편이 일으킨 파장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심지어는 9시 뉴스에서도 영화 한편 팔아서 자동차 수백, 수천대 파는 것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입에 침을 튀겨가면서 앵커분이 말씀하시더군요.

근데, 우리 나라의 꿈의 공장이라고 하는 충무로는 어떻습니까? 충무로를 ‘꿈의 공장’ 이라고 친다면 대한 민국의 꿈나무는 조폭이란 말인지요.

한국 영화를 망치는 이. 그는 정녕 ‘불법 다운로드 받아 영화 보는 이’도 아니고 ‘극장 가면 한국 영화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이’도 아닙니다. 진짜 사타구니 부여잡고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자기네 영화 공짜로 봐서 본전 생각 같은 건 하지도 않으면서영화만드는’ 영화인들 자신입니다. 국내 판권 시장이요? 그것도 왜 지금 이 모양이 되었나 한 번 (말씀드린대로, 사타구니 부여잡고)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Pingback: blog/Draco()

  • 글 잘 읽고 갑니다.
    이상하게 텍스트큐브에서 트랙백이 실패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걸려 있네요;;

  • Draco//
    댓글 감사합니다. 트랙백은… 뭐 일단 걸려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