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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지 않는 블로그

블로깅을 시작한지 놀랍게도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1000개가 안되는 이 빈약한 아카이브의 수는 잡답부터 시작해서 여러 이야기들을 했던 지난 10년간의 블로그 생활이 얼마나 허접했나를 말해주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첨엔 아주 아주 열심히 글을 쓰던 시절도 있었더랬다. 지금의 워드프레스로 옮겨오면서 이글루스에서 시작했던 블로그 내용 중 대다수를 유실하였고, 중간에 또 한 번 DB를 날려먹으면서 (그게 약 3년전 쯤인데) 당시 글의 절반 이상을 또 유실하였다.
웹을 통한 로깅이라는 블로그의 정의와는 참 맞지 않게도, 나의 블로그는 그저 유실의 흔적일 뿐이었던 것일까. 조금 전 최근 글들을 훑어보다, 너무 튜토리얼 위주의 글만 보여서 나 스스로에게 조금 실망했다. 물론 나 스스로의 공부의 흔적이기도 하고, 팁 위주의 글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때부터 이 블로그에서는 ‘고민의 흔적’ 같은 것들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게 참 아쉽다고나 할까.
어쨌거나 제목에서 날짜를 빼는 것부터 시작해서 블로그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치열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치열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아직까지는 더 필요한 시점이 맞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