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1 :: Shutter Island(2010)

토요일 밤 심야로 셔터 아일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금요일 심야로 친구와 볼까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역시 이번에도 나홀로 관람.

영화의 줄거리는 실종자가 발생한 외딴 섬의 정신 병원에 연방 수사관인 테리 아저씨가 파견되면서 시작합니다. 당연히 폭풍우로 배도, 통신도 끊기게 되고 수사도 진척이 되지 않고 테리 아저씨는 뭔가 일이 크게 잘 못 되어 감을 알게 됩니다.

연인과 함께라면 비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영화의 내용은 꽤나 무겁습니다. 잔혹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깜짝깜짝 놀라는 공포영화는 더더욱 아닙니다만, 원작 소설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영화 그 자체가 상당히 가슴을 짓누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에 쉽게 집중을 못하거나 몰입이 어려우신 분들은 무척이나 힘든 관람이 될 수 있을 듯 하네요. 당연히 여성 취향의 영화는 절대 더더욱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거장의 손길을 느껴 보고 싶다면 혼자 보시도록하고, 애인의 손길을 느끼고 싶다면 비디오방 등을 가서 다른 영화 보시길.

혼란

물론 지극히 표면적입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가 미궁에 빠진 수사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스릴러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은 이야기의 주인공보다 진실을 먼저 알아내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사건에 용의자가 없습니다. 그냥 실종일 뿐이니까요. 그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머리가 아파집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누구를 의심해야 하는지…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제 현실과 망상이 뒤섞이면서,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의 상승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정말이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나면 슬픔이라든지 연민 이런 감정들이 가슴에 좀 남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입니다. 물론 일부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성의없는 스릴러들이 남기는 찝찝함은 절대 아니에요.

명품이란 이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러닝 타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연인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완급을 능숙하게 조절하며 빛을 발합니다. 사실상,보는 이를  매우 지치게 만드는 그런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의 연기는 매우 짧은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아마 디카프리오의 연기 경력에서 최고의 작품이 될 듯 하네요. 물론 어디선가 한 번 씩은 본 듯한 낯익은 (= 쟁쟁한) 조연들의 연기 역시 대단합니다.

화면의 만듦새도 손색이 없거니와, 배우들의 연기 못지 않게 음악도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소리 줄이고 자막으로는 그런 감동 못 받을 듯 하네요.

디파티드를 매우 인상 깊게 봤으나,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면 반드시 볼 것을 추천합니다.명품이라 부를 수 있는 영화는 이런 겁니다. 뭐 이 영화가 걸작의 반열에 오른다 하더라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을 듯 하네요.

ps. ‘허트로커’가 다음달 정식으로 개봉이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카메론 감독의 전 부인이 만든 영화라고 영화 소식지나 뉴스에도 소개 된 걸로 아는데, 아마 올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영화가 될 듯 합니다. 아, 전  꼭 극장가서 다시 볼 겁니다. 정말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는 이런 거 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