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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0 :: 저사양 PC를 위한 우분투 리눅스 설치기

경험적으로는 멀티부팅 등으로 동일한 하드웨어에서 윈도XP와 우분투 리눅스를 함께 사용해 보면 우분투 리눅스가 월등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메모리 크기가 256MB가량되는 저사양 시스템에서는 나름대로 최적화한 윈도XP보다 그리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오히려 더욱 버벅거리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사실 저사양 시스템에서 바라보는 우분투 데스크톱은 상당히 무거운 어플리케이션의 집합체입니다.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최소 메모리 512MB 정도만 되어도 놀라울 수준의 성능 향상을 맛볼 수 있지만 256MB라는 현재 가용한 PC의 메모리 마지노선에서는 이 마저도 사치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사양 PC를 위한, 혹은 보다 우분투를 가볍게 쓰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대안으로는 그래픽 데스크톱 관리자를 gnome이 아닌 xfce를 사용한 xubuntu라는 우분투 리눅스의 변형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PC에 xubuntu를 설치해 보았습니다만, 결과는 ‘아주 조오금’ 좋아진 정도더군요. 웹 브라우저를 실행시키지 않은 상태라면 어느 정도 부드러운 창 전환 등이 가능했지만, 일단 웹 브라우저만 띄웠다하면 메모리가 온데 간데 없어지는 증상을 체감하게 됩니다. 게다가 우분투 리눅스는 시스템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이런 저런 많은 서비스를 백그라운드에서 실행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제어가 초보인 저로서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실수로 배포판 업그레이드를 한 이후에 더 이상 정상적인 부팅을 할 수 없게되어, 다시 리눅스를 설치하는 김에 이번에는 진짜 ‘최소한’의 리눅스를 설치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ubuntu minimal CD 라는 것입니다. 냉큼 내려받아서 CD에 구웠습니다만, 이건 영욕에 눈이 먼 어느 비루한 중생의 처참한 말로를 암시하는 서곡에 불과했을 뿐이었네요. 우분투 미니멀CD는 라이브 CD로 설치해봤자, 결국 시스템 업데이트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니, ‘최소한’의 내용만을 담아 시스템 베이스를 설치하도록 한, 그런 도구였던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당히 운 좋게 검색을 통해서 우분투를 설치하고, 한글을 무리없이 보도록 하고, 파이어폭스까지 성공적으로 설치하여 비교적 버벅거림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이 글을 쓰게 되기 까지의 내용을 조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놀라우리만치 간단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준비물

저사양PC가 있어야 합니다.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우분투를 설치하고 다른 어플이나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6~8기가 가량의 여유 공간이 단일 파티션 내에는 존재해야 합니다. 아니면 날려버려도 좋은 파티션이 있어도 됩니다.
Ubuntu minimal CD를 미리 준비합니다. 용량은 12메가 내외입니다. 다운로드는 이 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한 파일을 CD에 구워서 부트 디스크로 준비합니다. minimal CD 설치시에도 가능한 한 네트워크 연결이 된 상태를 유지하고 설치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케이블 자체를 빼고 설치해야 안전한 윈도와 상당히 대조되는 사항입니다.)
그리고 개념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우분투에서 기본 제공하던 gnome 기반의 ubuntu-desktop은 이쁘기도 하고 편리하지만 그만큼 무겁습니다. 우리는 gnome을 버리고 우분투를 설치합니다. 이 말은 설치가 완료되고나면, 공포의 터미널 화면으로만 부팅이 됩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설치조차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이후로는 모두 기억력과 키보드에 의존해야 합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종이와 펜이라는 도구가 벌써 몇 백년 전에 개발되어 여기에 필수적인 명령어를 옮겨적어 둘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시작과 설치

우분투 최소 시디를 투입하고 컴퓨터를 부팅시킵니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나면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가 화면에 출력됩니다.

boot:

이제 cli라고 입력하고 엔터를 누릅니다. 그럼 시스템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가게 됩니다. 본격적인 설치라해도 라이브CD가 보여주었던 화려한 화면은 없습니다, 텍스트 기반의 설치화면입니다. 아주 오래전 시대의 유물이라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윈도XP 설치화면보다는 훨씬 진보된 느낌이군요. 다행히 텍스트 메뉴라 해도 화살표키와 엔터키 등으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설치 메뉴 자체를 한국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기존에 우분투를 설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설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설치는 부팅과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스템 베이스에 대한 설치입니다. 설치는 대략 10분에서 15분 가량이 걸리게 됩니다. 물론 리눅스 이미지 등을 저장소에서 내려받게 되므로 시간대나 네트워크 사정에 따라서는 설치에 필요한 시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윈도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PC라면 grub (범용 멀티 부트 로더)까지 자동으로 설치해 줍니다.
설치가 완료되면 시디를 빼고 재부팅을 하라고 합니다.
로그온
다시 컴퓨터를 시작합니다. 멀티 부트에서 리눅스 이미지 버전을 선택하면, 리눅스로 부팅을 시작하고 로그온 이름과 비밀번호를 물어보게 됩니다. 설치할 때 지정한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순서대로 입력합니다. 참고로 리눅스에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를 따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려도 화면에 아무런 표시가 없는데, 시스템이 고장난 것은 아니니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로그인을 하면 ‘아이디@컴퓨터이름$’과 같은 식으로 프롬프트가 나타납니다. 이제 키보드 신공이 시작될 타이밍이군요.
찬찬히 아래와 같이 한 줄 한 줄 정성스레 입력합니다.

sudo aptitude update
sudo aptitude safe-upgrade
sudo aptitude full-upgrade

위 세 줄의 명령은 저장소에 혹시 최신 버전의 시스템 베이스가 있는지, 있다면 업그레이드를 실행하라는 이야기 이지요. 만약 설치시 시스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했다면 출력되는 텍스트가 한글일텐데, 텍스트 모드에서는 한글이 정상적으로 출력이 되지 않아 깨집니다.
이제, GUI를 얹을 차례입니다. 리눅스의 GUI 환경인 Xserver와 화면 관리자인 fluxbox, 오디오 유틸인 alsa, 터미널 등등을 설치합니다. 아래의 명령을 입력해줍니다.

sudo aptitude -y install xserver-xorg-core xinit menu menu-xdg jwm fluxbox alsa-utils mrxvt-mini gdebi-core synaptic logrotate

자 여기까지 실행했다면 PC에 GUI 환경이 설치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GUI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XServer를 시작하면 됩니다.

startx

기본적으로 fluxbox에 의한 GUI 화면이 표시됩니다. 프로그램 실행이나 설정을 바꿀 수 있는 메뉴는 그저 바탕화면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끝입니다.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며 시냅틱 패키지 관리자를 통해 실행하거나 터미널을 열고 apt-get 명령을 통해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설치된 GUI환경은 가볍기는 가볍다고 하나, 상당히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당연히 설치한 프로그램이 없으므로 실행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거의 없거니와, 우분투의 그놈 데스크톱에서 익숙하게 사용했던 메뉴나 패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파일 관리자도 따로 설치한 것이 없군요. 실행된 GUI 환경이 익숙치 않다면 LXDE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LXDE는 gnome 기반의 비교적 가벼운 X윈도 관리자입니다. 우분투 9.10에서는 별도의 저장소 추가 필요없이 sudo apt-get install lxde를 터미널에서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LXDE도 펄스오디오라든지 이런 저런 유틸리티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서 꽤나 무겁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명령어를 통해 필수 유틸리티만 설치할 것을 권장합니다.

sudo aptitude install –without-recommends lxde

설치를 끝내고 나서 X윈도 관리자를 재시작하면 (fluxbox에서 오른쪽 클릭 후 restart를 선택) 우분투의 그놈 데스크톱과 비교적 유사한 모양새의 XLDE 환경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터미널의 apt-get 명령을 통해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됩니다. 현재로서는 파이어폭스 3.5를 설치했습니다. alsa 설정이 잘 못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스템에서 소리는 나지 않는 군요. 웹 서핑외에는 별  달리 쓸 용도는 없기에 이렇게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브라우저 실행 중에 터미널을 띄우거나, 메모장(정말 윈도 메모장 수준의 기능만 담은 leafpad가 같이 설치됩니다.)을 통해 메모하는 정도의 용도로는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군요. 아쉽게도 구글웨이브와 같이 무거운 웹 어플리케이션은 사용이 힘들겠지요.
스크린샷이라도 넣으면 좋겠지만, LXDE의 스크린샷을 찍을 줄 몰라서 (또 괜히 뭔가 설치하긴 그래서) 스크린샷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 LXDE lightweight X11 Desktop Environment – Desktop
이렇게 하여 일단은 여기서 만족하며 사용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사실 사운드도 활성화하여 음악도 듣고 싶은데, 하드웨어의 문제인지도 확인해 보아야 하고 이것 저것 귀찮은 것이 많군요. 뭔가 진척이 생기면 다음에 다시 후속 포스팅하도록 하지요.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