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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뭐 사실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모르고, 심지어는 예고편 보다 본 영화를 먼저 본 케이스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포스터의 어두운 간지라든가 하는 부분들이 심상치 않았거든요. 물론 애들이 주인공이 영화이긴 하지만 적어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정도 되는 영화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애들 타겟 영화 (해리포터나 뭐 그런) 영화라면 특히나 개학을 앞둔 봄방학 정도 되는 시즌이니, 대거 광고를 해서 밀어붙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론부터 까놓고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아동용 영화’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이렇게 말하는 저도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긴 합니다만, 결국 이 영화는 아동용 영화로 분류해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만만하게 보면 좀 곤란합니다. 영화는 진짜 동화마냥 꽤나 잔혹한 장면들이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한 묘사는 꽤나 직접적이어서 이런 걸 애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그리 유쾌하지 많은 않더군요. (손목이 잘리고  몸의 절반이 녹아 터지고, 아들이 아버지 배에 칼을 쑤시는 와중에 뒤에서 애들이 웃는 소리가 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쨌든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반지의 제왕 이상으로, 애들이 보는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하드 코어수준으로 나름 강도 높은 폭력을 선사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정주행만은 위해 설정들이 약간씩 존재할 뿐입니다. 열어보지 말라는 책 열어봤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그런 이야기죠.  CG에 의해 구현된 캐릭터와 엑스트라들을 모두 합하더라도 등장 인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 중에 주인공(프레디 하이모어)이 1인 2역으로 나오는지라 출연료 하나는 싸게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CG 캐릭터들의 면면은 특히나 그 집에서  하인으로 나오는 쪼그만 쥐 같은… 정말 마음에 안듭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CG 효과나 그런 것들은 굉장하다고 생각이 듭니다.걍 만만히 볼  수준은 가뿐하게  넘어주거든요.
뻔하디 뻔한 스토리지만, 거의 쉼표가 없이 바쁘게 달려가는 (역시 하루밤 사이에 일어나는 모험) 연출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애들 영화와 고어물이 만나서 뭐가 나오는지 보여주려는 실험정신 하나는 높이 사겠습니다.
덧  :  글머리에서 언급한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생각하지 말고 영화를 봐 주세요. ‘레모니…’는 흥행여부는  둘째치더라도 흙 속의 진주와 같은 영화니까요. ㅠㅠ 비교할걸 비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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