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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3 :: LGT로 옮긴게 가장 후회되는 이유, QUP매니저

그래도 LGT를 미워하진 않았는데…

지금 사용중인 핸드폰 기종은 캔유701-D입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핸드폰의 치명적인 버그(도착한 문자 메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아침에 알람이 울리지 않는 문제) 때문에 핸드폰을 바꾸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는 중에 눈에 확 들어 오더 군요. 당시에는 그다지 끌리는 디자인의 (전 핸드폰은 디자인만 보고 고릅니다;;;) 핸드폰이 참 없어서 바꾸고 싶어도 바꾸고 싶지 않은 묘한 상황이었는데요, 어쨌든 굉장한 거금을 주고 (내가 미쳤지…) 황사가 심하게 몰아치던 2007년 4월의 어느날에 핸드폰을 바꿨더랬습니다.
물론 이 기종은 LGT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번호 이동을 감행해야 했다. 물론 SKT에서 7년 가까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우량 고객이 아니라 그런지 좀 홀대받는 다는 느낌도 들었고 해서 그리 아쉽거나 한 건 아니었다.또한 웹사이트를 통해 요금을 비교해보고 그리 저렴하지 않기는 하지만,휴대전화 서비스 품질이 거기서 거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나니 뭐 그리 두렵지도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도 그 때 구입한 캔유폰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사실 전화 통화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라 통화품질이 그리 중요하지도 않고;;; 디자인은 이쁜 편이니까요.
그런데 LGT에도 SKT의 멜론과 비스무레한 서비스가 있죠. 바로 뮤직온. 멜론과 비교했을 때도 거의 대동소이 하다고 봅니다.핸드폰에 음악을 몇 개 정도는 넣어다닙니만, 워낙에 어디 다닐 때는 MP3를 귀에 걸고 다니기에 잘 듣지는 않지요. 다만, 오늘처럼MP3를 깜빡 두고 나온 날 같은 때에는 미봉책으로 듣곤 합니다.
그래요, 오늘이 문제였던 거죠. MP3를 두고 나왔으나, 이젠 습성이 되어 음악이 없으면 어디 이동하는데 많은 에로사항을 갖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사무실을 왔더랬습니다. 그런데 워낙에 예전에 만들어 놓은 플레이리스트라 마음을 적시는(!) 노래들이 몇 개 빠졌더군요. 결국 사무실에 와서 잠깐 틈이 난 사이에 핸드폰에 요즘 듣는 몇 몇 곡을 밀어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IT업계에 다니면서 좋아진 것 하나는 이런데 필요한 커넥터 같은 건 정말 쉽게 구할 수 있다는것 정도?)

휴대전화에 음악을 넣어볼세라..

시작부터 숨이 턱턱 막힙니다. 일단 뮤직온 사이트를 가서 ‘뮤직온 매니저’를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데, 이름이 QUP 매니저로 바뀌었답니다. 좀 수상하긴 하지만 뭐 이름갖고 까지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설치하려고 [다운로드] [설치하기]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다운로드 인 줄 알았는데 설치하기였습니다.미궁괭이님께서 지적해주셔서 수정합니다.)
…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파이어폭스로 접속한 상태라 문제가 되는 것 같더군요. 어처구니 없는 자바스크립트로 링크를 걸어두었나보다 생각한 저는 다시 IE7으로 뮤직온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초기화면에서부터 나를 반기는 이제는 낯선 ‘삐릭’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노란 줄. 네 엑티브 엑스를 설치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뮤직온 사이트 자체에서 음원에 대한 미리 듣기를 제공하기에 거기서 필요한 부분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도 이어지는 똑같은 다운로드 과정.
네, 역시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이번엔 진짜입니다.) 엑티브 엑스를 설치하고 다시 [다운로드] [설치하기]버튼을 클릭했습니다. 이제서야 설치 매니저가 qup 매니저를 다운로드 받기 시작하더군요. 세상에나 ‘이스트소프트’나 하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 LGT의 뮤직온.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더욱 놀란 것은 다운로드 용량이어었습니다. 거의 34메가에 육박하는 거대한 소프트웨어가 내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멜론 플레이어도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들은 하는 일이 빤 합니다. 컴퓨터에 있는 미디어 파일을 검색해주고, 플레이리스트 좀 만들어 주고, 재생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른 미디어 플레이어와 차별화 되는 기능은 (물론 한 통신사내의 휴대 전화 가입자에게만 해당되지만) 음악 파일을핸드폰으로 전송하는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덩치는 어디에 쓰려고 만든 걸까요? (심지어 .Net Framework도 22메가면 설치가 되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모르겠습니다.  Foobar2000을 음악 재생기로 써 온지도 꽤 오래 되었고, 음악 취향도 그리 대중적이지 못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도 별로 관심이 없고, 더더군다나 무슨 플레이어로 음악 파일을 재생하고 있는지에는 더더더욱 관심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으로의 전송기능을 제외하고는 foobar2000과 크게 다를게 없는 이들 프로그램은 무슨 깡으로 그 어마어마한 덩치에 설치할 때 시작프로그램으로 등록이 되려 하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래저래 찜찜한 기분으로 설치를 마치고 또 적지 않은 용량의 패치를 추가로 설치하고 나서 고작 하는 일은 MP3 파일 단 3개를 휴대폰으로 옮긴 것이었습니다. 저렇게 시작프로그램에 스리슬쩍 올라가는 악덕 뚱땡이를 보니, 많은 LGT사용자 (정확히는 뮤직온 이용자)들이 조금은 안쓰럽게 생각됩니다. 아마 대다수는 원인도 모른체 컴퓨터가 조금씩 조금씩 느려진다는 걸 느끼고 있을테니까요. (게다가 어떻게든 음원 상점으로 연결하고자 애를 쓰고 정작 하려는 일을 하는데는 참으로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보노라면 때려죽일놈의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자꾸듭니다.)
물론 저걸 만들었거나, 혹은 기획했더나, 내지는 그런 일을 사주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자기네 서비스가 사용자 PC와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가질 수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런 건 PC에 대한 사용자의 권리에 대한 침해라는 마음가짐을 좀 가져주었으면 좋겠어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참으로 마인드 하나는 IT강국 대한민국(개뿔!)에 걸맞지 않는 우리 나라입니다. 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