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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1 :: ‘음악’ 영화 소개

뮤지컬 영화의 상한가

요즘 어거스트 러쉬가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합니다. 보도자료인지 리뷰인지 분간하기가 조금 어려운 포스팅들도 꽤나 눈에 띄고 말이지요.  사실 예상은 했습니다만 어거스트 러쉬는 뮤지컬 영화도 아니고,  음악이 생명이라는 음악 영화에서도  딱히 주목할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음악이 썩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같은 완소 훈남은 이 영화를 (영화 속에서의 비중이야 어쨌든) 흥행작으로 끌어올릴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되니까요. 또한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프레디 하이모어(찰리와 초컬릿 공장에도 나왔었지요)가 함께 기타로 소통하는 공원에서의 장면은 나름 명장면입니다. 문제는 극 중 ‘어거스트 러쉬’의 천재성을 이 영화의 영화 음악을 맡은 다 큰 어른들이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다는게 큰 결점일 것입니다. (마지막 대공연에서는 왠지 보고 있는 제가 다 부끄러워지더군요)
저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물랑루즈가 그나마 성공적인 헐리웃 뮤지컬 영화였고 (물론 빠방한 출연진에 힘입어서 성공한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물랑 루즈는 꽤나 훌륭한 영화입니다.)’시카고’나 ‘드림걸즈’도 역시 뭐 배우에 기대는 경향이 크긴 했지만 국내에서의 흥행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두 뮤지컬 영화를 보지 못했으므로 자세한 언급은 못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뮤지컬 영화를 위한 시도는 지난해 나름 feel을 받은 건지 ‘구미호 가족’과 ‘다세포 소녀’가 꿈도 야무지게 개봉했으나 흥행은 물론, 관객들의 평가에서도 참 난감한 결과를 맛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올 가을, 올해의 완소 영화 중 하나로 손 꼽히게 될 원스가 나타났습니다.  ‘원스’는 전현직 뮤지션들이 만든 만큼, 저예산 다큐멘터리같은 느낌속에 뮤지컬을 완전히 융합시킨 새로운 시도였더랬죠. 영화 내용 자체가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에 치중한 만큼, 기존의 뮤지컬 영화가 주는 낯선 느낌을 최소화할 수도 있었고, 더군다나 노래들이 너무너무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꽤나 훌륭한 수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하게 밴드를 소재로 한 두 한국 영화가 있었습니다. ‘즐거운 인생’과 ‘브라보 마이라이프’. 한 기획자의 동일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거의 두 개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들은 사실 좀 극장가 자본의 싸움으로 한 영화는 관객을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하고 간판을 내려야 했고, 다른 한 영화는 배우들의 피나는 연습이 영화속에 확연히 드러나는 감동을 주긴 했지만,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의 후속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속내를 갖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거스트 러쉬가 그 뒤를 잇고 있지요. 음악 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부끄럽지만, 뭐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평가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국내 개봉을 하지 못한 ‘음악 영화’ 두 편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Tenacious D

국내에도 이름을 널리 알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스쿨 오브 락’의 주인공인 잭 블랙이 주연한 영화 ‘Tenacious D’입니다. 실제로 잭 블랙은 음악을 매우 사랑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Tenacios D’는 잭블랙과 카일 게스가 97년에 결성한 락 그룹의 이름입니다. 영화는2006년에 개봉을 했지요. (국내 개봉은 아직 안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도 재기 발랄하여 B급으로 오인받기 쉬운 이 영화는 일단 ‘재미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웃으며 보기에도 딱 좋은 영화이며, 잭 블랙의 팬이라면 DVD라도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을 영화이지요.
코미디의 탈을 쓴 이 영화 역시 영화 전반에 락음악이 울려퍼지는 뮤지컬의 형식을 일부 차용하고 있습니다. 역시 장난 삼아 만든 밴드는 아닌 듯 영화 음악의 퀄리티도 그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나 영화의 주제곡(영화에는 나오지 않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POD’는 정말 신납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메탈 음악의 절묘한 만남과 유쾌하다 못해 배를 잡고 웃게 되는 재미도 있구요. 물론 B급을 표방한 영화들이 맥을 못추는 (슛뎀업 엉엉…) 우리 나라 극장가의 특성상 정식 개봉은 좀 소원하리라고 생각이 되어 눈물이 앞을 가리는 군요.음악이나 영화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웹페이지들을 보시면 됩니다.

9 songs

‘9 songs’는 참 애매한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는 2004년에 영국에서 만들어졌구요. 극장에서 정식상영을 한 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9 songs는 제목과는 다르게, 그리고 첫장면과도 너무 다르게 개인적으로는 ‘포르노’로 분류하기에 딱 좋은 영화거든요.  따라서 위의 Tenacious D와 함께 국내 개봉은 절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네요.
주인공남(영국 거주)은 남극탐험을 하며 짧은 기간동안 사랑했던 연인(유학생. 미국인)을 떠올립니다. 영화는 남극을 탐험하는 주인공과 여자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다니던 장면, 그리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던 장면들을 차례로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것들이 전부 진짜란 거죠. 주인공 남녀는 실제로 공연장에 가서 음악을 듣고,또 실제로 ‘사랑’을 하며 카메라는 그런 그들의 일상을 너무도 담담하게 담아냅니다. 덕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장면들로 분량을 채워넣은 포르노 영화라고 해도 틀린 답을 말한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국내에 정식으로 상영되려면, 당연히 ‘가위질’을 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렇게 되면 60분짜리 (원래 상영시간은 80분 가량) 음악+남극탐험의 영화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고 기를 쓰고 찾아보시지는 말길. 물론 중간 중간 나오는 공연 실황은 실황 이라기보다는 저멀리 관중석 어딘가에서 무대를 찍은 UCC 수준이며 음질도 좀 암울한 수준이라 음악의 퀄리티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음악의 퀄리티가 음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충격적 장면’들을 접한 사이사이에 빨리감기 버튼을 안 누르고 끝까지 이 영화를 보신다면… 당신은 용자…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