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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4 :: 선거를 보는 주관적 시각을 가지자

요즘 정치판, 그러니까 대선판이 돌아가는 모습은 참으로 암담합니다. 그간 문드러질대로 문드러졌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치판의 더러운 속이 바닥까지는 아니더라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특정 정치인들이나 특정 정당에 한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립적 구도의 계급 문제를 꺼내기는 왠지 식상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대선을 둘러싼 많은 논쟁은 결코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당이란 무엇입니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그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이 모인 이익집단입니다. 뭘 했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했다고 그 이름에서 말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른 바, ‘가진자들’의 대표 집단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이들은 어쨌든간에 ‘다들 잘 먹고 잘 사는 대한민국’이 아닌 ‘당장 우리한테 이득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이들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는 별로 이익이 되지 못하거나, 혹은 그들이 떠안게 될 조그마한 손해에 대한 반대 급부를 소수의 가진자들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 중에 고승덕 변호사와 같은 대한 민국 대표 수재급 인사가 있어 최선을 다해 국정을 펼친다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른 정치’라든가 ‘대한민국의 총체적 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는 것도 필연적인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들의 정치 공약을 보노라면 이 것이 이 나라를 발전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알기는 당장에 힘들지만,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일단 ‘가진자들’이 살기에는 편한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 만큼은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면에서 역시 ‘가진자’들에 속하는 언론이나 재벌들이 이 들의 편에 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언론들이 이들 편에 서서 단물 좀 빨아보겠다고 덤비는 것은 사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망각한, 욕 좀 먹어도 싼 행동이라는 지적도 당연히 피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어이없는 여론조사 결과의 진위를 떠나서 실제로도 적지 않은 이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그들의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미스테리 입니다. 우리나라에 소위 ‘가진자’라고 할 만한 계층이 그렇게 많았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결코 그렇게 보이지는 않거든요.
사실 꽤 오래전에 좀 유명하신 블로거 한 분께서 공개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글을 쓰셨을 때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더랬습니다. 그분의 논지는 ‘귀족 계급으로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자라온 사람들보다 이른바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이룬 자수 성가 스타일의 그 분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 개인적으로 그 블로거분께 적지않은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설마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의 등장 인물을 지지한다는 글인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더군요. 결국은 그 분도 ‘좀 사는 집’ 자제분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렇다면 그건 납득이 가능할테니까요.
어쨌든 연일 한나라당의 말바꾸기와 더러운 행각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부도덕과 지랄 옆차기를 일삼는 정당이라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웃기지도 않는 저질 코미디로 대선판이 흘러가는 모습은 우리나라 기득권층의 추한 욕심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봅니다. 얼마나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그동안 재산을 모아왔으며, 또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자들의 추한 몸부림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판국에 이 나라에서 무슨 ‘노블리주 오블리제’ 따위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끝으로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는 환상 따위는 버려달라는 것입니다. 경제적 양극화는 이미 21세기 한국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 나라에 중산층이라는 경제적 계급따위는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단지 온갖 미디어가 그러한 개념을 마치 있는 것처럼 선전하여 국민 대다수의 서민층 중 일부를 회유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한 개념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보다 객관적인 시선이 아닌 주관적인 시선으로 정치인들의 정책을 보고 판단하시라는 겁니다. 다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전쟁터에서 어느 것이 이 나라와 사회정의를 위하는 길인가를 판단하기에 앞서서 유권자 본인의 이익을 대변할 것 같은 정책을 판별하는 것은 그래도 좀 쉽지 않겠습니까?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더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정책과 정당에 표를 던지고 지지를 보낼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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