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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여자의 남자 – 36

작명소 없이 아이 이름 짓기
어제 밤 자려고 누웠다가, 곧 태어날 아이의 이름에 대해 너무 무방비인채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 아내와는 의견은 일치한 상태인데, 이름에 쓸 한자를 몇 개 후보를 정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그래서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다시 앉았다.
인명용 한자가 인터넷에 있던데, 의외로 쓰이는 한자가 적더라. 암튼 뭐 이런 저런 내용들을 찾아보고 있다가 검색을 해보니 아이 이름을 짓고 한자를 뭘로 결정하면 좋을지 몰라하는 예비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질문들이 있는데, 그 질문 수 만큼이나 부지런한 작명소 알바들이 댓글을 달아 두더라. 그런데 이 “잘난 분”들이 달아놓은 댓글은 홍보를 넘어 거의 겁박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1) 이름은 소리만 좋아서는 안된다. 2) 이름에 한자도 뜻 만 좋다고 좋은게 아니다. 한자 마다 궁합이 있다.(?) 3) 사주에 따라 써야 하는 글자가 따로 있다. (흔히 들어보는 사주에 木의 기운이 약하니 어쩌구..) 4) 획수를 맞춰야 하고…
암튼 이름 짓기는 뭐 이런 모든 사항들을 고려해서 3~7일 사이간 고민해서 만들어야 한단다. 그러니 부모가 그냥 지어서는 안되고 작명소를 통해서 좋은 이름 지어야지, 아니면 애들한테 큰일이 생긴단다.
앞으로 태어날 새 생명들의 이름을 가지고 장사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러면 곤란하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에게 좋은 이름 붙여 주고 싶지 않을까? 그런데 그 좋은 이름을 만드는 게 어떤 공식에 따라 있는 양 말하는 건 좀 우습다. 그럼 한날 한시에 태어난 아이들은 뭐 이름이 같아야 하나.
결국, 그런 잘나신 분들의 조언에 힘입어, 그냥 부르고, 듣기에 좋은 이름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자? 그냥 ‘우리 아이가 이렇게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방향만 담고 있으면 그것도 충분하지 않을까? 사람이 이름대로 살 이유도 필요도 없다. 김탁구도 탁구왕이 아닌 제빵왕이 되었지 않던가.
아 그리고 작명 사이트 같은 거 운영하면서 댓글 알바를 직접하는지, 사람 쓰는지 모르겠는데 제발 맞춤법은 잘 지킬 수 있는 수준은 갖춘 사람을 쓰길 권한다. 맞춤법도 못 지키면서 무슨 남의 이름 “짖”겠다고… “짖”는 건 동네 멍멍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