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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야 아는 여자의 남자 – 02

엄마 15일차. 초보엄마 김초보는 이 여자가 언제 이렇게 어른스러워졌나 싶을 정도로 벌써부터 엄마가 다 되어 있었다. 매일 밤 잠투정을 부리는 아기를 달래고 어르며 겨우겨우 재우고, 잠이 든 아기는 타이밍 좋게도 눕히자마자 젖을 토하거나 응가를 한다.
임신하면서 늘어난 체중 중 거의 65% 정도는 금방 빠졌는데 나머지 체중의 감소폭은 현저하게 줄어 아내는 꽤 신경쓰여하고 있고, 젖이 잘 돌려면 잘 먹어야해서 별다른 다이어트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 이 살을 언제 빼누… 하는 걱정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게다가 아기 돌보느라 샤워는 커녕 세수도 큰 맘먹고 해야하는데 부스스한 자기 모습을 볼 때 마가 여자로서의 자존감같은 걸 찾기가 어려우니 그 마저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제인이의 예쁜 여러 표정 들 중 많은 부분은 엄마로부터 비롯된 것이 내 눈에는 보인다. 메롱~ 하는 표정부터 깔깔깔 웃는 표정,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우는 표정 등이 그렇다. (아가, 넌 대체 무슨 꿈들을 꾸는거니?) 사실상 기러기 아빠가 되어 육아를 제대로 돕지 못하는 입장에서 참 많이 짠하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픈 대목이다.
여보, 서울 올라오면 헬스도 다니고 요가도 다니시오. 내 당신의 다요트를 위해 제인이와 잠실랑이쯤은 각오하고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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