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컴퓨터(윈도 7으로 구동됨)를 쓸 때 정말 견딜 수 없는 몇 가지 중 하나는 탐색기 혹은 탐색기와 유사한 파일 저장/열기 대화상자를 열 때 발생하는 무시무시한 딜레이이다.
메모리 사용량이 60%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파워포인트나 엑셀 등에서 새 파일을 저장하려고 하면 짧게는 10초가량, 길게는 1분 이상의 딜레이를 경험했다. 심지어는 재부팅 직후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스레싱[1. 메모리 공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스왑 공간을 액세스하면서 컴퓨터가 극도로 느려지거나 멈추는 증상]은 아닌 것 같고,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래저래 바쁜 와중에 컴퓨터가 너무 느려 답답했는데, 아무래도 메모리나 CPU 사용량에 비해서 버벅임이 심해 인덱싱 서비스를 의심해보기로 했다.
윈도7의 검색서비스는 나름 성능이 많이 향상되어 구글에서도 윈도의 검색 서비스 성능이 ‘충분히 향상되었으므로 구글 데스크톱 검색 개발을 중단한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구글의 오판인 것 같다. 어차피 업무에 사용하는 파일들은 나름의 규칙으로 특정한 폴더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윈도 검색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윈도의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면 아웃룩에서 메일을 검색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2. 아니 뭐 이런 ㄱXX 같은 경우가 있나 그래]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인덱싱 서비스는 살려두는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선택한 것은 인덱스 범위를 최소화하는 것. 아웃룩만 인덱싱하도록 설정하고 기존의 인덱싱을 삭제하고 새로 색인을 작성하였다. 아웃룩의 경우에도 분기별로 메일을 백업해서 백업파일만 따로 남기고 기존 자료들을 아웃룩에서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하다보니 그나마 인덱싱에 걸리는 시간은 몇 분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탐색기를 새로 열거나, 파일을 저장하려고 대화상자를 열 때의 딜레이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시작메뉴에서 프로그램을 찾는데만도 꽤 오랜 딜레이가 발생하는 등 윈도 7의 검색 성능은 다른 프로그램 (구글 데스크톱 검색이나 맥의 Spotlight 등)과 비교할 대 정말이지 좌절스러운 수준. 게다가 이 외에도 업무용 컴퓨터라면 거의 상주시키다시피하는 아웃룩이나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에서의 리소스 관리 능력 역시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색인을 좀 가볍게 만들었다고 해서 윈도의 체감 성능이 매우 좋아지지는 않는다. 현재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파일 열기 대화상자를 열 때의 딜레이는 좌절스럽게도 1초 내외의 단축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1분씩 기다리지는 않으니 많이 향상된건가) 다른 최적화 방법을 찾아볼까 했지만 시각효과 다끄고 편의 기능들까지 다 제거하고나더라도 빠릿빠릿한 감은 보여주지 못하기에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덧붙임
이런 저런 서비스를 끄는 게 시스템 자원을 절약해서 컴퓨터를 가볍게(?)만들어준다고들 하는데, 대부분의 윈도 서비스는 되려 “전체적인 성능”을 올리기 위해 고안되어 있다. 즉 미리 로드만 되어 있는 상태에서 필요할 때만 기능을 즉시 수행하는 형태로 동작한다. 당연히 시스템 서비스를 끄는 걸로는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의 향상은 매우 미비하다. 또한 레지스트리 청소 같은 툴도 아주 많이 쓰고 있는데, 이 역시도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다. 윈도의 레지스트리는 그 크기가 상당히 큰데 거기거 고작 몇 십~몇 백개 항목을 삭제한다고 해도 레지스트리의 전체적인 용량이 별로 감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메모리 확보(?)프로그램을 쓰는 케이스인데, 이건 사실 상 그냥 사기다. 메모리에 올려져 있는 데이터들을 페이징 공간으로 옮겨서 램의 가용량을 늘려주는 눈속임인데, 덕분에 전체적인 속도는 더욱 느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