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2 :: 지식KIN, 그리고 한국 교육의 현실

언제나 그렇지만 제목 하나는 늘 거창합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날밤도 너무 자주 샌 데다가 감기 몸살 겹친 것 까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토요일 아침에 자다가 다리에 쥐나는 걸 2연타 콤보로 당하고 나니 영 죽을 맛이군요. 월요일 새벽인데, 아직도 왼쪽 종아리가 오른쪽 종아리에 비해 20%가량 커 보입니다.

어쨌거나…비몽사몽 간에 또 일을 하러 하루 온종일 컴퓨터 앞에만 붙어 있다가, 저녁 시간에 잠깐 머리도 식힐 겸 ‘딴짓거리’를 하려 하다가 말이죠… 저도 제가 왜 네이버 같은 곳을 갔는지 모르겠어요. 개봉 영화 시간표 같은게 궁금했었나…

어쨌든 아마도 이건 네이버 메인에서 봤기 때문에 지식인까지 몸소 납시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 부터가 뭔가 수상합니다. ‘만약 달이 매끈매끈하다면???’ 그렇죠. 절대로 실생활에 도움될 듯한 지식은 아닌듯 합니다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저렇게 추천을 받고 한게 어쩌면 어디 초/중/고등학교 방학 숙제 용이었던 퀴즈나 뭐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드는 군요.

네이버 메인에 걸렸던 질문

그런데 뭔가좀 이상합니다. 처음엔 저 질문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당연하죠 말이 안되는 이야긴데 이해가 쉽게 될리가…  아무튼 달이 매끈하면 달이 잘 안보이게 되는거 아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식의 재미는 질문이 아니라 답입니다. 물론 답에서도 그 정수는 추천수와 기타 댓글 등등이지요.

그래서 답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채택된 답변입니다. ‘본인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답변은 너무나 창의적이군요.그리고 평소에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빛이 일정하게만 반사되어 빛이 안들어오는 곳은 (심지어) 밤에 달빛이 없기에 더 어둡게 보일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추천과 더불어 답변으로 채택되었습니다.

물론 이게 정답일리가 없다는 사실은 뭐 이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정답을 올려놓는 친구들이 또 있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말이지요..

정상답변

하지만 네이버 지식즐이 보통 동네입니까… 고작 7개의 추천을 받고 완전 찬밥 취급을 당하고 있어서 좀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아래와 같은 논평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답변을 단 두 사람의 답변 채택률입니다.  채택된 답변의 작성자는 60%가 넘어가는 채택률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답변의 작성자의 채택률은 좀 초라하군요. (물론 답변을 거의 작성 안 하다가 여기에 작성을 했을 경우도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의 교훈은 이겁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정말이지 네이버는 가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교사 여러분… 어렵게 공부해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교사가 된 것은 보통 열정과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하지만 조금만 더 기운 내셔서 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친구들을 졸업시켜주시길 부탁 드립니다.그냥, 네이버 지식즐에서 볼 수 있는 편린적인 사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사태는 네이버에서는 너무나 흔하다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쩌면 없을 수도 있지만) 너무 걱정이 되네요.

20080309 :: 나는 담배피는 여자가 좋은데요?

흡연이 건강에 좋다 나쁘다란 이야기는 쏙 빼버린채로, 흡연 그 자체가 아니라 흡연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에 대해 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사진은 권력이다’‘담배피는 여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포스팅에 대한 답글로 쓰는 겸사겸사 해서 말이지요.

흡연에 대한 인식과 여성 흡연자 비율

2006년 통계청 자료(사회통계조사보고서)를 보면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27%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나옵니다. 27%라는 수치는 조사 당시에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며, (당연히도요)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응답한 73%중 22.5%의 응답자가 ‘끊었다’라고 하여 담배를 피고 있거나 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43.7% 가량이 됩니다. 물론 생각을 좀 해보면 여자들의 경우라면 대놓고 ‘저 담배펴요’라고 하시는 분은또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성별로 나눠서 생각해본다면, 전체 남성의 53%가 흡연하고 있는데 반해 여성에서의 흡연자 비율은 고작 4%에그친다는 것이 반증입니다. 여성들이 스스로 ‘담배핀다’고 고백하는 경우는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 놀라운 수치도 아니지요.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러한 수치는 ‘사진은 권력이다’에서 지적하신 대로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볼 수 있는 노상흡연자‘의 비율과 거의 맞아 떨어리지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남성만 보고 비교하자만 현재 흡연한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53%라는 이야기지 “끊었다”(전체 비흡연자 47%중 63%)라고 응답한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83%가 담배를 피고 있거나 예전에 피다가 끊었다라는 엄청난 수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런데 담배 끊은 놈한테는 절대로 딸 안준다라는 이야기도 있고한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독한 남자들이 많이 살았던가요?)

결국 통계자료는 우리 나라 성인남성의 (청소년 흡연까지 포함한다면 너무 머리아파지니그건 좀빼고요…) 거의 대다수 (5명 중4명)은 흡연 경험이 있다는 것이고 즉 담배는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만큼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요즘도 길거리에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담배 좀 달라고 그러면 한 대 쯤 얻어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 저는 생각보다 ‘동안’인 관계로 좀 어렵습니다…하하핫)

그런데 여성 흡연자의 비율이 이와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성인)여성 흡연에 대한 응답을 보면 담배를 끊었다는 분들까지 포함해도 고작 7.5%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국가 규모의 통계자료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들의 ‘흡연 여부 공개’는 많이 꺼려지는 분위기인 것이지요.

글의 서두에서도 여성 흡연자의 비율이 길에서 담배 물고 있는 여성을 발견할 확률과 거의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바 있습니다만, 실제로 20~30대 분들이라면 20명 중 1명이 채 안되는 여성 흡연자를 사실은 쉽게 발견할 수도 있지요. 하다못해 길에서 ‘걷거나 서 있는’여성 흡연자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지만 길에 다니는 승용차들을 보노라면 담배 피면서 운전하거나, 보조석에 앉아 계신 여성분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커피숍 같은 곳을 가봐도 여자들만 앉아있는 테이블이라면 1명 이상의 흡연 여성이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런 케이스는 그 놀라운 담배 소진 속도에  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흡연 여성에 대한 인식

어쨌든 간에 여성 흡연자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우리 사회의 통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한 것이 군대 다녀온 남자가 병신 취급을 받고 비웃음을 사는 일이 허다하지만, 어째 담배피는 여성에 대한 인식은 자유당 정권 시절이나 지금이나 특별히 다른게 없을까요? 분명 우리나라 법 어디에도 여자는 담배피지 말라는 이야기 없고, 공자님도 그런 말씀하신 적 없으며 부처님도 그런 말씀 하신 적 없습니다. 성경이라면…. 워낙에 남존여비적 성격이 강한 책이니 그런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우스운 일은 적어도 저는, 그리고 주위에 담배를 피는 많은 남성들은 담배피는 여자들에 대해 특별히 나쁜 이미지를 가지지 않아 그런 걸 잘 느끼지 못하지만 오히려 담배피는 여성분들에게서 그러한 ‘상념’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즉, 담배를 피는 여자분들이 그걸 부끄러워하고 약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매우 당당한 친구들도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남녀 차별에 관련된 이슈에 대해 거의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 대다수의 남자들이 별 관심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격지심이 있으신 여자분들이 ‘왜 우리를 차별하냐’고 항변합니다만, 실제로 많은 경우에 피부에 와닿는 감도로는 해당 케이스의 여자분들이 오히려 부끄러워하고 약간 저어한다는 겁니다.

어쨌거나, 여자가 담배핀다고 좀 안좋게 볼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사람을 담배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 병신이라고 보면 되는거 아닐까요. 아, 그리고 저는 담배 피는 여자들이 오히려 편하고 좋습니다. 담배 안피는 분들하고는 간단히 맥주 한 잔 하러 가는 길도 부담스럽다니까요.

 마지막으로 보행 흡연

물론 저 스스로도 담배를 피고는 있지만, 저도 보행 흡연의 폐해는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걸어다니면서 피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길에서 담배가 땡길(?) 때에는 어디 구석배기로 슬쩍 가서 서서 피다가 다시 가던 길을 가지요.담배 연기도 담배 연기지만 들고다니는 담배불은 행여 조금 붐빌수 있는 길이라면 여자분들의 특정 의류 소재 (레이온등..)에는 정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아이러니하게 그런 ‘열에 약한’ 소재로 만든 옷은 비싸기 때문에 물어 줄라믄 왠만한 깽값 이상으로 돈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별 감흥 없이 길을 걸으며 폼나게 담배를 꺼내 무는 분들은 마주 걸어 오는 아가씨가 입은 별 거 없어보이는 시폰 블라우스의 가격대가 2~30만원대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씩만 해주시면 될 듯합니다.

20080218 :: 싸이코패스에 대한 몇 가지 상념

영화 ‘검은집’에서 소개하여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단어 ‘싸이코패스’ .(외쿡어 표기법에는 ‘사이코패스’가 맞을 듯 하지만 왠지 뉘앙스가 틀려보여서 그냥 이대로 표기하겠습니다.) 영화 ‘추격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싸이코패스로 분류된 ‘유영철’의 사건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정말이지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고, 또 그에 대한 죄책감 따위는 전혀 가지지 않는 종자들인 싸이코패스에 대한 연구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영화 ‘검은집’ 이후로 싸이코패스에 관한 KBS의 추적60분의 내용이 방영된 적도 있었지요. 어쨌거나 이런 무시무시한 종자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영화 ‘추격자’가 관객에게 주는 충격은 실로 대단하다 하겠습니다. (‘추격자’ 감상 소감에서 밝혔듯이 잔인한 장면이나 강도높은 폭력의 직접 묘사는 없습니다만, 영화는 꽤 무섭습니다.)

이러한 싸이코패스를 다룬 헐리웃 영화가 한 편 있지요. 바로 왕년의 스타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미스터 브룩스’입니다. 사실 ‘추격자’와 ‘미스터 브룩스’의 연쇄살인범은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인물의 딱 중간 쯤에 제가 생각하는 싸이코패스의 개념이 서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싸이코패스를 정의하는 학술적인 정의들은 좀 있습니다만, 특정한 병증이나 성격적 성향 혹은 (어느정도 개연성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는) 신체적, 화학적 속성을 일일이 돌아보지 않더라도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로 압축됩니다.

그것은 바로 감정이입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싸이코패스들은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유영철은 어떤 여자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고 진술한적도 있고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이코 패스들도 이런 저런 감정 같은 것은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북미에만 300만명 가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싸이코패스를 일상 속에서 쉽게 분간할 수 없는 것도, 이들이 ‘감정을 느끼기에’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다른 사람들과 섞이며 그 정체를 숨길수 있는 것일테니까요.

경찰서에서 신나게 두드려맞고서는 어리버리 한 모습을 보이는 ’4885′의 모습에서 우리는 ‘미친 살인마’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 않던가요. 하지만, 저는 그 때 느꼈습니다.이건 분명 많이 보던 장면이라는 것을요.몇 년 전 있었던 밀양 성폭행 사건. 그리고 또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벌어진 비슷한 폭행 사건.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고, 학생의 신분이라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그 색히들의 싸이월드 스크린샷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 거렸습니다.

가학의 대상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도 없고, 스스로의 행위가 잘못인줄은 인식하고 있지만 별다른 죄책감이나 자기 억제가 되지 않는 증상. 다름아닌 ‘싸이코패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나이도 어리고 초범에 학생의 신분인 만큼 스스로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압니다.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지요. 사실 학생이 어지간한 사고를 치면 심해야 퇴학입니다만, 그럼 다른 곳으로 가서 학교를 다시 다니면 그만입니다. (다니고 안다니고는 결국 본인의 의지에 달린 부분이니까요.) 게다가 그냥 정학 정도로 끝난다면 나중에 또 대형사고를 친다고 한 들 포인트가 누적되는 것처럼 저지른 죄들이 적립되어 한꺼번에 처벌 받는 일도 없는 것이지요.

더더욱 불행한 것은 학창시절에 가끔 볼 수 있는 이런 양아치들보다, 나이를 먹어가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싸이코패스로 의심가는 인물들을 매우 놀랄만큼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그리고 또한 웃긴 것은 그러한 싸이코패스로 의심되는 인물들은 ‘추격자’보다는 ‘미스터브룩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어두운 구석, 소외받은 자들이 모여있는 그늘이 아닌 경제 활동의 중심이나 권력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게지요. 실제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옆의 누군가를,내 앞의 누군가를 밟아 뭉개야 하는, 그리고 그 강도가 점차 강해져가는 피라미드의 상위에서는 다름아닌 ‘사이코패스’만큼 꼭대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도 그 만큼 큰 것이죠.

그래서 걱정이지요. 아무래도 이번에 ‘저 꼭대기’를 꿰차고 앉은 아저씨를 보면 싸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성인 ‘죄책감이 없다’, ‘동정심이 없다’라는 게 뚜렷이 보이거든요. 물론 싸이코패스라고 해서 엑스파일의 ‘녹색인간’처럼 자기 방을 찐득한 점액으로 반죽한 신문지로 도배를 하는 건 아니시겠지만, 뻔하디 뻔한 거짓말을 얼굴색하나 안 변하고 내뱉는 몰골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고 그 아저씨랑 이상하게 얼굴이 닮은 아줌마도 계시대요) 갑자기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부모님은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아저씨를 기어이 찍고야 말았는데요, 벌써부터 신문 기사 같은 걸 보시더니 ‘니가 걱정하던 일들이 진짜로 일어날 거 같다’며 불안해 하십니다. 글쎄요 그냥 가혹한 5년이 되리라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잘 버티고 지낼 수만 있다면 5년 뒤에는 저랑 같은 사람을 안찍어도 좋으니, 그냥 투표일에는 투표하지 말고 어디 짧게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라고 권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80208 :: 설 명절 고속버스 유감

지난 추석의 아찔한 경험 – 사람이 버스를 14시간 정도 타게되면 버스 시트와 한 몸이 되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치를 떨며 조금은 걱정을 했지만, 이번 설 연휴는 결코 짧지 않았기에 용기를 내어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었지요. 바로 요 전에 올렸던 파이어폭스 베타 4에 관한 포스팅 이후에 말이지요.

아홉시 뉴스에서도 잠깐 소개가 되었지만 터미널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제가 원래 타려던 버스는 오후 3시 20분 발 버스였는데, (전 거의 4시 40분가까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지연은 있을거라는 생각에 여유있게(?) 시간 맞춰  터미널을 도착했습니다만, 터미널은 이미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기 힘들정도로 싸우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시점에는 이미 플랫폼에 버스가 한 대 와 있었구요 우습게도 그 버스는 15:05 라고 출발 시간이 표시되어 있었고 앞에서는 기사분과 티켓 체크하시는 여자분, 그리고 화가 잔뜩 난 손님들이 언성을 높여 열띤 토론을 하고 계시더군요. 결국 그 버스는 13:40으로 시간을 바꾸고 (정확히 말하면, 대화 내용은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타고서 출발하기 전에 시간이 바뀌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이후로 버스는 뜨문 뜨문 들어왔지만, 뭐 지난 추석 귀경길에도 40분까까지 지연출발을 겪은 바 있는 저로서는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들어온 버스는 3시 40분 발 버스였는데, 이번에는 그냥 3시 40분 승객들을 태워 출발해버렸고 그 때까지. (오후 4시가 다 된 무렵)까지 버스를 타지 못한 2시 20분 버스의 승객들은 술렁이다 못해 난장판 직전을 연출해주었습니다. 결국 그 다음 타임에 들어온 3시 5분 버스는 2시 20분으로 출발시간 표시를 변경해서 사람들을 실어다 날랐고,또 그 다음 들어온 버스도 2시 20분으로 출발 시간 표시를 변경하더니 (근데, 이때또 표를 보여주고 타는 사람들은 뭐죠?) 사람이 몇 명 안타니까 3시 5분, 3시 20분 손님들을 불러다 태우더군요

사태가 이쯤까지 가니 화가 나기 시작하더군요. 주로 경부 쪽 고속버스는 ‘한진’, ‘중앙’, ‘동양’의 세 회사가 주를 이루던데, 이회사들의 개념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아홉시 뉴스에서 ‘들어오는 버스와 나가는 버스가 혼잡을 이루어 소동이 벌어졌다’ 정도로 짧게 소개가 되더군요.

근데 이건 단순히 버스가 많아서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단순히 출발하던 날 (2월 5일)버스가 많아서 배차가 뒤죽박죽되고 출발이 지연되었던 건 아니거든요.영동 방면은  거의 모든 차가 제 시간에 출발했다는게 그 반증이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버스의 배차 방식입니다. 도로 사정으로 버스가 터미널로 들어오는 시간이 지체되었다면 현재 출발 가능한 버스들을 시간 순으로 배치하여 출발시켜야 하는데 버스마다 정해놓은 배차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니 이런 문제가 생겼던 겁니다.

벌써 출발 시간을 한 시간을 훌쩍 넘긴 사람들을 플랫폼에 모아 놓고서는 ‘곧 버스가 들어오니 조금만 기다려라’라고 말하는 건 최소한 그네들이 ‘화물’이 아닌 ‘여객’ 운송 사업자라면 해서는 안될 말입니다.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몇 시간씩 운전해 서울로 들어왔으면 어느 정도 쉬어야 할 것 아닙니까. 적당한 휴식도 못 취한 운전자가 운전하는 버스, 글쎄요 짐짝도 아니고 사고나면 다치는 사람으로서는 저라면 솔직히 타기 싫거든요.

분명 다음 명절인 추석, 내년 설에도 이러한 ‘소동’은 반복적으로 일어날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동’의 기저에는 안일하기만한 대형 운송 (이름은 여객이나 화물이 분명한) 업체들의 운영 마인드가 깔려있다는 사실을 또 어떤 언론(alone?)도 지적하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지요.

20080202 :: 공부는 못해도 좋아,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대한민국 엄마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성과 지나친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는 오래전 기억속에 남아있는 당시 세태를 반영하는 어떤 우유 광고의 카피 문구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요. 아무튼 대한민국 엄마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3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교육이 아닙니다.

이러한 대학 입시 위주의 ‘국영수’에 올인하는 공교육(사교육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것은 없지요, 결국 목표는 좋은 대학 보내기 아니겠습니까)의 물결 속에서 약 10년 전쯤에 다른 안티 패션이 나타났습니다. 그건 ‘뭐든 한가지만 잘 해서 대학보내자’였던 것이죠. 미쿡의 예를 들자면 어린 나이 때부터 가라는 학교는 안가고 영화 찍겠다며 비디오 카메라 들고 돌아다녔던 스티븐 스필버그 옹이 계시고, 컴퓨터만 죽자 사자 공부하여 큰 돈 만지고 있던 빌게이츠 아저씨도 있었잖아요. 거기다가 스필버그 옹의 ‘쥬라기 공원’이 전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리자 좀 이러한 분위기도 어느정도 탄력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온라인 게임이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갈 무렵, 역시나 ‘공부보다 게임에 올인’하는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러한 수요를 파악한 몇몇 눈치 빠른 대학들은 ‘게임학과’라는 파격적인 학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영수’에 편중되는 공교육의 상황에 반대하여 이러한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까지는 좋았지만, 여전히 ‘인성교육’에 대한 것만큼은 계속 놓치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정에서는 ‘먹고 살기 바쁜 것’을 핑계로 모든 교육(인성 교육을 포함한)의 책임을 학교로 돌렸고, 학교에서는 ‘대학 보내기 바쁜 것’을 핑계로 역시나 인성 교육의 몫은 ‘가정 교육’으로 돌렸습니다. 뭐, 그로 인한 꼬꼬마들의 양아치화는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 되지 않았던가요. 물론 어느 동네를 가나 ‘문제아’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나 요즘은 그 수준이 너무 일반적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나이먹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요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여자 프로 농구 폭력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괜히 인성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온가족이 보러 온 관중들이 있을수 있는 상황에서 주먹 다짐이나 하고 있고, 이를 스포츠 신문 (물론 이런 신문들도 요즘은 중앙 일간지에 필적할만한 퀄리티가 있지요.아차 하향평준화되었다는 이야깁니다. 지하철 무가지들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봐도 무방하지요)에서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난다’며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뭐, 운동도 좋지만 적어도 공부는 좀 했으면 좋겠어요. 국영수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본적인 인성교육. 인성교육 말입니다. 인수위의 교육정책은 시장원리에 따라야 하니 이제 더 이상 공교육에서 인성 교육 운운할 여지는 없어지니 더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끝으로, 아주 예전에 싸이홈피에 걸어두었던 짤방하나 붙이고 오늘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