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8 :: 토이의 여섯번째 앨범과 지난 기억들

결코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고감도’인 것도 아닌 귀와 음악적 취향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대중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아주 어릴 적부터 남다른 취향을 가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교적 나이에 비해서는 조숙한 음악적취향이었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부모님 몰래 사서 테잎을 조금씩 사서 듣기 시작했지요 (왜 몰래 사서 숨기고 다녔는지는 지금도 사실은 납득하기 힘든 행동이긴 합니다만.)

제  돈으로 직접 테잎을 샀던 첫 번째 음반은 92년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때의’공일오비 3집’이었습니다. 물론 어디선가 줏어온 2집의 빽판 테잎(말 그대로 길에서 줏어왔었다)이 다 늘어날 때까지 들었던 터였고 이 들의 세 번째 앨범 역시 늘어나고 또 늘어나고 잃어버리기도 해서 서너번은 다시 사서 듣고 또 들었더랬습니다. 물론 지금이야 라디오에서 듣기 아주 아주 힘든 노래들이지만, 그래도 우연히 어디선가 흘러나온다면 거의 두음 세음 정도만 들어도 어떤 노래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 때는 대략 대한민국 전체가 혜성처럼 나타난 서태지라는 신인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에 열광하고 몸부림치던 시절이지만 음반 제작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라든지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새로운 시도만큼은 오히려 서태지의 ‘실험적’이라는 이미지보다도 우선하는 것들이었고, 결국 그것은 나로 하여금 서태지라는 존재를 상대적으로 작게 인식시키게도 하였지요.(물론 이들에 대한 표절 의혹 같은 건 일단 좀 차치하고서 말이지요)

어쨌든 한창 음악을 쭈욱쭈욱 들이마시며 무럭무럭 커가던 시절에 이미 ‘주류’가 아닌 것들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었고, 더군다나 당시에 레코드샵을 하셨던 외삼촌의 서포트아닌 서포트(?)가 있었기에 토이라는 음악가를 일찌감치 알아차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요.

그러던 중 만났던 토이 2집(1996)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곡 하나하나의 모양새도 참 좋았지만 ‘김연우’라는 거물 신인의 등장과 2집 발매 시점에서 유희열은 그 만의 음악 스타일을 정립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당시에는 아니고 그 이후에 한 생각이지만) 들었지요. 아무튼, 2집에서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 나름 대박을 터뜨렸고, 당연한 수순이지만 토이는 순식간에 여고생 오빠부대를 연병장에 사열종대로 두 바퀴씩 모집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라디오DJ를 맡으면서 어떤 철옹성 같은 수준의 제국을 건설하기도 하지요.

어쨌거나 이런 유희열의 대단한 재능을 나만큼 빨리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앞서 이야기했던 공일오비의 정석원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정석원은 사실상 공일오비 마지막 앨범(최근에 나온 앨범은 부디 공일오비 앨범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어요)의 부클릿에서 “가요계의 법이 될 것이다”라고 호언하기까지 했었고, 그러한 그의 예상이 현실로 이루어지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공일오비의 여섯번째 앨범은 실은 당시로서는 왠만한 영화 한 편을 만들고 남았을 5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제작한 뮤직비디오로 반짝 관심을 끌긴 했지만, 그리 인기있는 음악이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도 그럴것이 파격을 좋아하는 그들이었지만 기존 팬들이 배신감을 느낄만큼 이전의 음악적 노선과는 완전히 다른 사운드로 끝에서 끝까지 채워버렸으니까요. 물론 공일오비 6집인 ‘The Sixth Sense’는 사실 대단히 놀라운 물건이었습니다.기존의 가요 앨범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사운드가  가득했었지요. 사실 공일오비는 앨범 속지에 자신들이 작업했던 방식이나 기법, 악기, 컴퓨터, 장비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고는 했는데,그 앨범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도 ‘마르스의 후예들’과 같은 곡의 사운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고보니 부활의 ‘희야’의 전주 시작 부분의 종소리가 기타 소리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 소문의  진상을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 공일오비의 6집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넥스트의 4집 역시 만화주제곡+너무 전위적인 느낌+최첨단 녹음 기술의 환상의 조합으로 라디오/공중파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공중파에 실리기에는 너무 무거웠던 것이지요. 하지만  ‘Lazenca Save Us’ (saves인가요?)가 노래방에도 종종 있는걸 목격했으니 넥스트의 팬들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무거운 노래들로 방송가에서 멀어진 틈을타 보다 말랑말랑한 댄스곡을 들고 나온 온갖 서태지 아류(활동 좀 하다가 잠적하는 패턴만을 닮은)들이 대중 가요계를 접수하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몇 년의 시간은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잘 안나네요. 고등학교 때까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앨범을 샀었지만 대학 졸업 이후, 군입대 전까지는 거의 앨범을 사지 않아서 ‘Monocrom’이라든가 ‘Red+ 2집’ 뭐 이런 앨범 몇 개만을 겨우 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동생이 어마어마한 앨범을 사모으기 시작했는데,  동생은 어느정도 ‘여고생 감성’에 특화된 취향을 가졌더랬습니다. 굉장히 토이틱한 음악적 성향을 다지기 시작한 동생은 이후 10년간 토이의 열성팬이 되었습니다. 아마 토이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외모지만)의 프로토 타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저는 군대에 있을 때 주위 고참들의 영향을 또 받아들이기 시작해서 ‘잡식성’이라기보다는 ‘변덕성’의취향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너무나 극과 극에 있었기 때문에 ‘Cradle of Filth’에서 시작해서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조빔햏자), 우타다 히카루 등등등…

어쨌든 2001년이 되어 토이의 다섯번째 앨범이 ‘Fermata’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이 때부터 저는 토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실망하기 시작합니다. 굉장히 신경쓴 자켓 디자인이나 간지나는 사진들에 비해서 앨범 전체의 완성도가 조금 실망스러웠거든요. 물론 각각의 노래들은 상당히 멋진 곡들이 있지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같은 것들 말입니다. 아무튼 토이의 다섯번째 앨범은 좀 잘나가는 가수들을 객원으로 참가시켜서 종합 선물 셋트같은 느낌에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풀어볼땐 뭔가 휘황찬란한 느낌이지만 몇일 지나면 커다란 박스만 남아버리는 그런 것 말이지요. (물론 같은 해에 정석원씨가 들고 돌아온 ‘이가희 1집’은 MGR이라는 멋진 뮤지션을 부각시켜 주었다는것말고는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망하고 맙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토이의 5집은 뭐 두말할 나위없이 상업적인 성공을 했었고, 이후에도 유희열은 ‘최고급 작곡가’로 명성을 날립니다. 그리고 거의 6년만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돌아왔더군요. 얼마전 ‘루시드폴’ 공연에서 ‘뜨거운 안녕’의 보컬 이지형씨가 나와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야 토이의 새 앨범을 정주행으로 다 들어보았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결국 이럴 줄 알았다’라는 것입니다. 6년동안 갈고 닦았(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을 앨범치고는 많이 실망스러운 느낌입니다. 혹자는 또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지요. “우리 혈님하는 이제 최고의 경지라서 더 오를데가 없어요”라고 말이죠. 물론 팬들은 (저도 팬은 팬입니다만) 너무나 반가운 새 앨범 소식에 콧잔등이 시릴정도의 감흥을 받으셨을런지는 몰라도, 6년만에 들고 나온 앨범이 또 다시 ‘종합선물세트’라는 점은 조금의 배신감을 동반한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뭐, 하지만 워낙에 기본은 하는 분이니 이 겨울에 따뜻한 코코아와 함께 할 음악에 손색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깔끔하지 못하고 군더더기가 많이 붙었다는 느낌(뜨거운 안녕)은 영 찝찝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 그라면 보다 깔끔한 모양새로 빼낼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자꾸만 든다는 말이지요.(루시드폴 3집을 자꾸 듣다 들어서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지형씨는 정말 노래를 잘하긴 합니다. 토이 앨범에서는 약간 김형중씨랑 비슷한 느낌의 음색으로 표현이 되었는데, 내년이른 봄 쯤이면 앨범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조금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더군요.

20071226 :: 크리스마스, 국경의 밤

루시드폴의 3집 콘서트를 크리스마스 당일에 다녀왔습니다. 급히 표를 구했더니 이미 매진이었지만, 운 좋게도 나온 표가 있어서 잽싸게 여친님이 낚아채어 구매를 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미선이 시절에서부터 우울한 감성의 가장 위꼭대기를 차지하던 정서와 더불어 안개 자욱한 강을 연상케하는 목소리는 비록 인디씬에 발을 딛고 서 있기는 하지만 ‘감성만발우울간지’에 있어서는 이미 10여년전에 대한민국을 평정했다고 보아도 큰 탈이 없을 듯 합니다. 오히려 지난 번 앨범인 ‘오! 사랑’에서의 밝음(보이나요?, 오!사랑)이 되려 충격적인 변화로 느껴졌다시피 했으니까요.

어쨌거나 그 매력적인 보컬의 효과로 인해 극도로 슬픈 노래, 그리고 어딘지 알아듣기 힘든 노랫말은 어쿠스틱 기타 선율과 함께 묘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됩니다. 저도 뭔가 초상집 5초전 분위기로 공연이 휩쓸려 가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매우 강력한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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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사진촬영이 가능했던 ‘들꽃을 보라’를 부르는 조윤석님 (혹은 옵하)

두말할 나위없이 공연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기나긴 공연시간이 (거의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애 많이 쓰셨음)지루하게 느껴질 틈이 없이 3집의 수록곡들과 예전 곡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개인적으로는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와 ‘날개’를 들을 때 이를 악물고 돋아나는 소름을 참아야 했습니다. (최고최고 ㅠㅠ)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사람이었네’는 사실 좀 민중가요틱한 구석이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착취를 이야기하는 가사하며… 솔직히 이러한 노래를 타이틀로 정하는 것 자체가 크나큰 용기를 필요로하는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어떤 사회적 메세지를 담는것 자체가 사회 문제를 감성적으로 물타기 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지어는 ‘자우림’조차 그런 지적을 받기도 하니까요)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공연에서 공개한 ‘본래의 버전’은 약간은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거의 ‘전위적’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강하고 폭발하는 듯한 느낌의 마무리는 너무나 격해서살짝 마음을 졸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루시드폴 아니 조윤석씨 개인의 무기력했던 (어떠한 의미에서는 무기력할 수 밖에 없었던) 20대에 대한 반성이자, 일종의 보상 심리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뭔가 속에서 뜨거운 게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루시드폴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아직도 여전히 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없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물론 개인적으로도 잘 알지 못하지만, 음악에서 느껴지는 정서… 그런 것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20071007 :: Once (2007)

입소문이 자자하다던 ‘원스’를 여자친구의 손에 끌려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멜로물’은 극장가서 보기가 왠지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해서 (물론 ‘이터널 선샤인’은 제외 – _-) 내심 그리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원스’에 대해 갖고 있던 제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내렸습니다.

이 영화는 멜로물이 아닙니다. 물론 두 주인공사이의 애틋함과 따뜻함 같은 것은 분명히 있지요. 그런데 그것만으로 영화를 ‘멜로물’로 칭할 수는 없지요. ‘데어 데블’ 정도는 되어야 멜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아, 영화의 두 주인공은 이름이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뮤지컬입니다. 영화 전체가 길게 이어진 종합 뮤직비디오 선물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ost 발매를 염두에 두고 짠 시나리오가 분명해요) 무명의 거리의 악사가 (정말 무명입니다. 극중에서 한번도 이름이 안나온다니까요.) 데모 테잎을 녹음하여 런던으로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매우 따뜻하게 담아내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이기도 합니다. 아마 여기서 녹음한 데모 테잎이 발매되었음에 분명한 OST가 되겠지요 하하.

상영관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원스’는 접하기 쉽지 않은 영화입니다. 전 명동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몰랐던 CQN이라는 극장에서 보았어요. 어쨌든 ‘원스’는 여러가지 평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의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노래들과 더블린의 풍경들만으로도 충분히 팬들을 확보할 수 있는 멋진 영화입니다. 바로 어제 보았던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더불어 이번 주말은 두 편의 뮤지컬 덕분에 너무나 풍성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내요.

추가 (200710080156)

명대사! 주옥같은 명대사가 많이 있었어요. 대사라기 보다는 노랫말들이 가슴에 와 닿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사랑을 하고 있어 행복한 사람들도, 사랑때문에 아픈 사람들도,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도 모두 공감할거라 생각이 들었어요.

20071006 ::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사랑스러운 뮤지컬 한 편.

팀장님이 티켓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땡큐~) 몸 상태가 무척이나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감기때문에 기침도 절대 멎지 않을 것처럼 심하게 하고 식은 땀도 한말씩이나 흘렸던 관계로 길가던 사람들이 흘깃흘깃 쳐다보기도 했지만 뭐 상관없었어요.

공연의 내용이나 퀄리티는 대만족. 기를 쓰고 대학로까지 당도한 보람이 매우 있었어요. 조촐해보이는 건반/기타/바이올린/드럼 구성의 반주와 음향은꽤 적절했고, 배우들의 연기와 극의 구성, 노래가 어우러져 배꼽잡고 웃어대기도 하고 눈물 참느라 혼이나기도 했어요. ‘엄마 나 버리는 거 아니지’ 부분에선 관객들이 다들 눈물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배우분들은 어찌나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하나하나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2006년 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작품임을 당당히 입증이라도 하듯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중간에 흘러나오는 노래들 역시 하나같이 아름다웠어요. 따로 OST라도 발매하면 대박날 듯 하던데 … 하지만 음악은 뭐니뭐니해도 라이브. 극의 배경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것처럼, 크리스마스 때 연인의 손을 잡고 보러가기 딱 좋은 여러모로 영양가 많은 뮤지컬입니다.

가장 주목을 끌었던 캐릭터는 과거가 화려한 알콜중독자인 ‘정숙자’님. 영화 ‘넘버3′ 이후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투리 연기, 파워풀한 보컬, 화려한 춤사위. @_@ 팬이 되고 싶어요 ;ㅁ;


이미지출처 :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싸이클럽(http://club.cyworld.com/iloveyeonwoo)

바닐라 유니티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Vanilla Unity – Crave :

오늘 잠실에서부터 계속 귀에 걸고 들었던 노래는 바닐라 유니티의 “Crave”.
이번에 데뷔 앨범을 내고 등장한 나름 무서운 신인밴드

1. 데뷔 앨범

데뷔 앨범의 타이틀은 LOVE
뭐 록 음악을 한다는 밴드들은 보통 이런 거 주제로 잘 안한다고 하는데 이들의 앨범 타이틀 자체는
떡하니 사랑이다.

대중성과 상업성을 끼워넣으려는 약간의 얄팍함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저놈의 타이틀이 오로지 이 앨범의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기존의 록음악을 한다는 이들이 내세우는 주제는 ‘저항’ ‘반항’ ‘진보’ 뭐 이런 등등의 것들이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주제로 초지일관했던 밴드는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음악을 하면 그건 또 말랑말랑한 발라드와 그 아류들과의 어떠한 차별성을두고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사설은 닥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즈” 나 “엠씨더맥쓰”와 같은 “락발라드그룹”과는 완전히 틀리다. 이들은 록밴드이다.

그나저나 저 락발라드그룹은 어디서 나타난 말인가? 나도 어느 찌라시에서 본 듯도 한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락발라드는 뭔가? 락이기는 한건가? 기타 지지직 긁으면 락인가?

쫌;; 글쎄 머리를 잠시 긁적이게 되기도 하지만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락발라드’를 하는 애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그렇다.
같은 사랑을 놓고 노래를 한다고 해도 그 내면의 정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랄까?

어쨌든 바닐라 유니티는 굉장한 잠재력을 가졌음에 틀림없고, 기획사(어딘지는 관심없으나)는 이들의 재능을 잘 알고 있고, 그냥 재야에 묻어두기에 너무 아까웠던지 굉장히 공을 들여 이들을 띄워보려는 것 같다.
그래서 이들을 ‘버즈’ 취향의 락발라드 가수인 양 홍보한다는 느낌도 든다.

포스터 봐라.. 간지 작살..

어찌 되었거나 이들의 데뷔 앨범을 들어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굉장히 좋은 녹음 상태!!! 그렇다… 돈을 확실히 들인 앨범이라는 게 팍팍 티가 난다.
게다가 저 간지 작살의 사진들만 봐도 어쩌면 기획사가 이들에게 사활을 건 투자를 하였는지도 생각된다.

외형적인 면을 떠나 내용적은 측면을 따져보노라면 다시금 안도와 만족의 교차점을 찾게 되는데… 이들은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하고 있으나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이들이 노래하는 사랑은 이미 부숴지고 깨어진, 그래서 더더욱 갈망하게 되나 가질 수 없는, 그래서 점점 욕구 불만에 가득차고 분노하게 되는.. 다분히 마이너적인 간지가 좔좔 흐르는 정서로 점철돼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락발라드 (정확히는 슬로우 락이라고 한다나?)로 분류하자면 하겠지만 굉장히 ‘하드코어’로 치부되면서 망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마롭에 의하면 스폰지 끝물에 얘네가 나왔다고는 하는데;;
(테레비에도 나왔다는 소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년 블로그나 싸이를 돌아다니다보면 심심치 않게 ‘내가 널 어떻게 잊어’를 걸어 놓고서는 완전 슬프다는 둥, 바닐라 유니티 때문에 이 말이 이렇게 슬픈 말인줄 몰랐다는 둥 하는 이야기들을 지나치며 보게 되면서 나름대로 기획사의 ‘락발라드 간지 홍보 전략’은 꽤나 먹히고 있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한다.

물론 돈을 들여 만든 앨범이니 만큼 믹싱이나 녹음 상태가 베스트라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멤버들의 내공이 쫌 있어주는 것 같다는 것은 약간의 의아함도 남긴다. LOVE는 결코 무명 인디 밴드의 메이저 진출용 말랑한~ 데뷔 앨범이 아니라 알차고 굵으며 심혈을 기울인 그래서 매우 매우 프로의 냄새가 폴폴폴 나는 그런 앨범이다. (*따라서 돈 주고 사도 절대 아깝지 않으며 소장가치 절대 있음이다)

그리고 이들의 데뷔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비교할만한 대상은 아니지만 ‘피터팬 컴플렉스’가 생각난다. 말이 필요없는 천재 밴드. 하늘도 이들을 시기해 이들에게는 바닐라 유니티와 같은 ‘간지’를 내리지 않으셨다!!!

아…. 왠지 사진 올린게 미안스럽다. 맨 오른쪽 아프로켄 머리 기억해두길 바란다.

이들의 데뷔EP 역시 참으로 놀라운 앨범이다.
인디 밴드 냄새를 낼려고 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녹음 상태나 그런 것들이 매우 거칠고 (다른 정규 앨범에 실린 리마스터링 된 곡들은 정말 다른 노래 같다;;;) Burn It Down – 너의 기억 – Don’t Let Me Down – 너마저 날 – 회색,하늘,도시 의 흐름 위로 그어지는 감정의 곡선 역시 흠잡을 데 없이 매끈하고 아름답다. 특히 ‘회색,하늘,도시’의 경우에는 보컬의 일부를 reverse한 음원을 몇 개 겹쳐 사용함으로써 대단한 청각적 효과를 노리는데.. 듣고 있노라면 이놈들은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넬의 김종완을 연상시키는 보컬 전지한의 맑은 듯 찢어지는 듯한 음색은 목소리 끝을 놓아버리는 독특한 창법으로 성격이 제각각인 노래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내는 마력을 가졌다(면 너무 아부성 발언인가?)

아부성 발언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는 것이다. 피터팬 컴플렉스 보컬 전지한. 원래 상태는 이것보다는 훨 양호하다… 얼굴이 궁금하면 ‘전지한’이라고 엠파스에서 검색해보시길

아무튼 넬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굇수 밴드이고 (물론 넬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80년생 동갑내기 들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사운드는 일단 닥치고 들어의 범주에 속하며, 넬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글들은 약간의 검색으로도 겁나게 많을 것으로 생각되니 일단 접어두고 (그래도 넬의 노래는 여자가 부르기에도 벅찰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노래방에서 불러보면 알게 되는 놀라운 사실은 이 ㅅㅂㄹㅁ들의 노래에는 숨표가 없다!!!) 아까 미처 못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넬.. 얘네도 간지 좀 난다. 하지만 원래 저렇진 않다.

뭐냐면 저기 위에 피터팬 컴플렉스 사진에서 맨 오른쪽, 아프로켄 머리.
아, 세번째 아가씨는 누구냐면… 드러머다. 0ㅅ0; 국내 여성 프로드러머 (프로그래머X, 프로게이머X_) 1호라고 하시는데, 84년 생인가 그렇단다;;; 이 밴드 결성이 언젠데;; 몇 살부터 뚜드리신 것입니까요;;

아무튼 저 아프로켄 머리.. 눈에 띈다. 지금은 더 이상 피터팬 컴플렉스의 멤버는 아니나, 어쩌면 세간에 피터팬 컴플렉스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지도 모를 남자;;;; 바로 ‘뷰렛’의 이교원이다.

이 인간 연애하더니 여자친구랑 밴드차린 것인가

아무튼, 뷰렛 역시 여자를 프론트로 내세운 자우림류의 밴드인데, 자우림의 김윤아가 보다 이지적이고 기교적이라거나 감성에 젖은 모드… 뭐 이런 이미지 때문에 고양이 같다고 하면 뷰렛의 문혜원은 강아지 같은 느낌이랄까? 암튼 그런 차이점이 있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뷰렛은 자우림보다는 암울한 정서의 함량이 낮으며 쿵짝쿵짝 신나고 내지르는 모드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박영미씨의 ‘나는 외로움 너는 그리움’을 리메이크 하였는데 원곡보다 느낌이 좋은 듯도 하고.. 노래방에도 나와있으니 도전해봄즉도 (좌절은 하지 마시고;;)

그리고 자우림 삘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밴드가 있으니 이름하여 ‘네스티 요나’ 네스티 요나는 이룸부터가 굉장히 마이너스러운데 보컬 요나의 사진을 보면 이해가 되는 듯도하다. 이 언니, 부산 아가씨인데 혹시 정원이랑은 무슨 관계인지 정말 궁금하다;;;

요나 언니. 목소리는 더 끝내준다

매력적인 요나 언니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이 밴드의 음악에는 쉽게 중독된다. 정말 중독성 심하다. 조심해야한다.

언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연 많은 밴드로는 언니네 이발관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다가는 마이앤트메리, 델리스파이스 이야기도 나와야하고 그러다보면 스위트피가 안 나올 수 없고 그럼 재주소년도 등장해야하고, 그러면 또 루시드폴(미선이)는 언제 나올 것이며….

밤은 짧고 일은 남았기에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는 것으로 하자. 오늘의 주제는 ‘바닐라 유니티의 놀라운 데뷔 앨범’이었으나 역시나 그렇듯이 이야기가 빠질 곳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