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4 :: 테이큰

살짝 유통기한이 지난 리뷰바쁨을 핑계로 미루다보니 언제 이 영화를 보았는지도 살짝 아리송합니다. 배트맨비긴즈에서만 해도 악역 조연이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시원찮은 액션에서 허우적거리다 장렬한 최후를 맞았던 니암 리슨 아저씨가 제대로 열받은 전직 요원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의 리뷰는 ‘볼만하다’라는 단어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거침없는

아직 녹슬지는 않았지만 되도 않는 가정사 챙기느라 일찍 옷벗고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던 리암니슨 아저씨의 소망은 딸아이의 손을 잡고 소풍을 가는 것입니다. 비록 이혼한 마누라님이 백만장자 아저씨랑 결혼해서 딸 생일에도 도끼눈을 뜨며 으르렁 거리기에 딸아이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소원한 현실이 좀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리암니슨 아저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하나 바라보며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딸아이는 난데없이 프랑스 파리를 가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승낙은 하지만 예의 그 예리한 수사력은 딸아이가 단순히 루브르에 가려고 유럽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맘이 상하면서 살짝 화가 납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전화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은 딸아이 덕택에 아저씨는 걱정반 배신감반으로 노심초사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오지만, 안타깝게도 그 통화는 ‘긴급출동119′의 중계현장 같은 끔찍한 납치 생중계가 되고 맙니다. 3~4일내로 딸을 찾지 못하면 영영 딸의 얼굴을 보기 힘들거라는 옛 동료의 우정어린 조언에 빡돌대로 돌아버린 리암니슨 아저씨는 전처의 남편인 백만장자 아저씨를 윽박질러 그것도 초호화 개인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날아갑니다.

파리에 당도하자 마자, 딸들을 인신매매 조직에 알선(?)해준 녀석들을 조우하게 되지만 몇 대 좀 아프게 때렸던 것이 화근이 된 나머지 덤프트럭보다 아저씨가 더 무서웠던 끄나풀 녀석은 그저 도로위에서 펼쳐지는 고난도 액션을 아주 조오오오오금 선보인 다음 장렬한 개죽음을 맞이합니다. ‘조연은 다 그런거야’를 조용히 읊조리며 이제 딸을 찾기 위해 눈에 뵈는게 없는 전직 요원은 온 파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가며 딸을 찾아 헤매게 됩니다.

개인사의 잔혹함

의외로 인신매매조직은 그 규모가 컸고 그들 뒤에는 이른바 상류층의 더러운 뒷면이 그대로 접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것도 정의를 수호하는 것도 아닌 아저씨에게 그들은 한낱 버러지일 뿐입니다. 스티븐 시걸이 자기를 안끼워 준걸 서럽게 생각할만큼 온 동네를 다 쓸어버리는 그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 미안해”라며 자비를 바라는 것은 그조차도 사치였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옛동료의 집으로 찾아가 끼쳐서는 안될 강력한 민폐도 끼쳐주는 장면에서는 과연 이래서 19금이었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쇼킹합니다.

나이를 잊은 리암니슨 아저씨의 활약상은 거의 쉴새없이 이어지는 관계로 영화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은 없지만 한방에 내지르는 듯한 느낌으로 시원하게 달려갑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여기 저기에서 ‘그래도 어떻게 그 총알을 다피하냐’고 빈정대는 말소리도 들렸지만, 빡세디 빡센 부서에서 퇴직할 때까지 목숨도 부지하고 사지가 멀쩡한 걸 보면 그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오히려 뽕맞고 맛이간 딸내미가 너무 멀쩡하게 공항에 나타나는 장면이 되려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쨌든.
요즘 일등 신랑감은 공무원이 아닐까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 역시 공무원이 일등 아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80404 :: 삼국지 – 용의 부활

힙합 간지 가득한 캐주얼 삼국지 영화

삼국지는 최소한 중국과 한국에서는 가장 유명한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이미 ‘이문열의 삼국지 평전’이 나와 논술 고사를 앞두고 있는 입시생들의 불안감을 자극하여 엄청난 판매 수익을 올리기도 했었고 혹자는 삼국지를 몇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며 삼국지를 하나의 소설이 아닌 인생에 비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만큼 유명하다보니 무협비디오시리즈나 영화, 드라마, 심지어는 애니메이션까지…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라디오 드라마 같은 걸로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삼국지는 아무 많은 매체로 ‘이식’ 되었으며 학생용 아동용등의 (역시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여성용이나 신혼부부용도 있지 않을까…) 다양한 버전으로도 그것도 여러차례 다시 만들어지고 다시 만들어진 역사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완전 멋있으신 유덕화 옹께서 (묵룡에서 절정간지를 이미 보여주셨잖습니까) 나온다 하셔서 한번은 봐줘야겠군 하는 생각도 들었더랬습니다. 어쨌거나 금요일 저녁 퇴근 후, 회사 분들과 무려 관람권으로 보게되었지요.( 보고 싶어서 봤다기보다는 시간에 맞추다 보니;;;) 끝장 기대작인 원티드와 아이언맨의 예고편 (아이언맨 예고편은 2편씩이나 나오더군요)이 지난 후 본 영화가 시작될 때 익숙한 태원미디어의 이름이 보였습니다. 보아하니 국내 영화사에서 글로벌프로젝트라면서 만들기 시작한 영화에, 중국이야 상해 올림픽 대박 홍보용 차원에서 팍팍 지원한 티가 났습니다. 그래서 구름이 장대한 광경을 연출하는 오프닝 크레딧에서부터 뭔가 불안한 느낌이 화면에 뿌려지는 구름처럼 스믈스믈 온몸을 휘감았다지 뭡니까.

많은 보도 자료나 블로그 등등을 접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 영화는 기존의 삼국지 기반 영화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바로 ‘조자룡’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이 좀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이랄까요,어쨌든 색다른 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유덕화옹이라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그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조자룡’이라는 영웅의 이야기에서 인생무상을 이야기하려는 감독의 의지는 잘 전달이 되고 있지만 영화는 너무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욕심이 지나칩니다. 영화의 액션장면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규모 전투씬과 중국 영화 특유의 스펙터클한 경관은 어딘지 모르게 부족해보이는 (심지어는 촛점이 제대로 맞지 않아 의식적으로라도 눈을 찡그리는 경우도 있었구요) 아쉬움이 있었고,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액션이 ‘슬로모션’으로 처리된 나머지 80년대 한국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자룡이 군에 지원해서 유비의 아들을 구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전반부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관람층을 너무 폭넓게 의식한 나머지 약간 디즈니틱한 액션 묘사는 좀 아쉬웠지만 서도 말입니다. 하지만 영웅의 일대기를 담는다고 하면서 역설적으로 단 몇 마디 나레이션으로 그의 전성기를 흘려보내버리는 파격에 이르러서는 ‘뭥미’라는 감탄사를 뿜게 만들어주더군요. 오호장군 중 조자룡만이 살아 남아 퇴역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르러 이야기는 다시 진행이 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스타일은 급반전을 맞이합니다.

일단 새로운 라인업의 면면을 살짝 사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얘네들은 각각 관우의 아들과 장비의 아들이랩니다.


이 분은 조자룡의 충직한 부하되겠습니다.


여기는 조조의 손녀인 조영(가상의인물)과 그의 행동대장님이세요

물론 한차례 세대 교체가 일어난 이후의 시간대로 급진전해버린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고전 무협 활극에서 힙합간지 철철 흘러넘치는 아메리칸 갱스터 무비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합니다.

홍콩 여배우 사생활 사진 유출 사건 (사건명 : ‘홍콩보내주세요’) 이후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온 아시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메기 큐가 나와 영화의 홍보에 어쩌면 도움이 되었을런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온통 ‘왜 나왔나’하는 미스테리에 싸여 있는 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영화를 중반부부터 보게 된다면 성공과 돈을 위해 비열하게 경쟁하는 힙합 뮤직 기획사와 소속 연예인들 사이의 암투를 풍자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 든다는 거죠.

어쨌든 좀 어이 상실로 영화를 멍때리며 보긴 했지만 다행히 끝까지 보기는 보았습니다. 하지만 내내 아쉬웠던 것만큼은 절대로 절대로 부정할 수가 없네요. 적어도 많은 것을 이루려 노력했지만 결국 나중에 인생무상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면, 적어도 그가 그것을 이루려는 과정을 그리 휭하게 날려버릴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조자룡의 장렬한 죽음은 꽤 멋지게 (이미 남발할대로 남발해버린 슬로모션에도 불구하고!) 묘사되었지만 결국 난 뭘보았나 뻥진 표정으로 극장을 나섰습니다.

영화의 교훈 – 원 나잇 스탠드의 허무함이랄까.

20080329 :: 뜨거운 것이 좋아

한국 영화의 작은 다이제스트

* 본 포스팅의 제목이나 내용은 영화의 평점과는 큰 관계가 없을 수 있습니다. sooop’s 평점은 별 1개 반입니다.

‘텔미열풍’의 주역인 원더 걸스의 안소희가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아기자기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여성층을 정말 끝까지 겨냥했다는 느낌이 처음부터 엄청나게 풍겨와서 가히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어쨌든 대놓고 여성층을 겨냥한 영화인 만큼 여자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느냐 하는 점에서 이 영하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본 영화는 다음의 면에서 극장가를 쉬이 찾기 어려웠던 여성층 관객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1. 다양한 장르의 혼합

기본적으로 멜로 영화의 틀을 타고 흐르는 영화의 형식은 여러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스릴러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추격자’와는 달리 김민희-김흥수, 김민희-안소희 간의 강력하고 파워풀한 액션부터 시작해서 김흥수의 스토커 행각을 비추는 사이코 스릴러와 같은 요소도 갖추고 있고, 이미숙의 캐릭터가 갖는 직업 때문에 좋든 실든 동원된 공연 씬 (실제 공연중 장면은 다행히 없습니다) 으로 뮤지컬 영화의 냄새도 약간 베어있으니 말이지요.게다가 ‘앞으론 만나지 말자’에 담긴 것과 같은 기가 막힌 반전(정말 기가 차거나 막힘)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 입니다. 네 죄송하네요.

2. 친절한 편집

영화는 또한 친절하기까지 합니다. 본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이 조금 안되는 114분 가량. (통상 영화 상영시간에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의 시간이 포함된다고 하니 약 110분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늦은 시각에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1시간 30분 정도 시점부터는 거의 대서사시 한 편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감독의 대단한 센스는 이 시점부터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30분 가량의 분량은 모든 장면이 마지막 장면인 것 처럼 페이드 아웃됩니다. (화면의 느낌이나 나레이션이 모두 마지막 장면의 그것과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이미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으니 나고 싶으면 그 타이밍을 취사선택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감독과 영화사의 배려가 눈물 겹군요. 게다가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영화는 하나의 버전으로 다양한 결말을 이끌어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이만하면 감독이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군요

3. 전형적인 개성적 캐릭터

하지만 이에 비해서 캐릭터들은 하나도 개성이 살아 숨쉬지 못합니다. 이미숙씨는 이름값을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김민희는 연기도 많이 좋아지고 참 예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한 극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지만) 캐릭터 자체의 개성은 빵점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그리 현실적이지도 않아 공감을 이끌기도 어렵습니다. 김민희의 연애사를 정리하노라면 그저 ‘베스트극장’ 한 편으로 정리하면 딱 좋을 정도인 것 같더군요. 게다가 안소희 양은 정말 안나오는게 나을 뻔 했어요. 극의 리얼리티를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내는 역할인 동시에 (이것은 안소희 양의 잘못이 아닌 캐릭터 설정 자체가 너무 쫌 그렇다는 겁니다) 그 친구 덕분에 상대적으로 너무 남자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 전화번호라도 혹시 어떻게 하악…) 너무 빤한 캐릭터 몇 명에 그 주위 인물 (절대적으로 많지 않음, 연애 상대 정도 밖에 등장하지 않음)로 얼렁뚱땅 만든 영화라는 점이 너무나 뻔한 수작으로 보일 수 밖에요. 게다가 이러한 설정은 감독의 전작인 ‘싱글즈’와 거의 흡사한 꼴을 하고 있습니다만, ‘싱글즈’의 성공은 톡톡 튀는 것 처럼 보여도 사실은 평범한 젊은이들의 캐릭터가 쉽게 공감이 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지요. 설마 많은 관객들이 싱글즈의 장진영보다 엄정화의 캐릭터에 공감하고 환호를 보냈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아무튼 이래저래 야밤에 영화는 보고 싶은데 딱히 (시간이 너무 늦어서) 갈 수 있는 극장이 없어서 그냥 보았던 뜨거운 것이 좋아의 감상평을 마칩니다. 주말엔 좀 쉬면서 예전에 거의 자면서 봤던 ‘바보’의 리뷰라도 한 번 써 볼까 합니다.

20080224 ::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뭐 사실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모르고, 심지어는 예고편 보다 본 영화를 먼저 본 케이스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포스터의 어두운 간지라든가 하는 부분들이 심상치 않았거든요. 물론 애들이 주인공이 영화이긴 하지만 적어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정도 되는 영화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애들 타겟 영화 (해리포터나 뭐 그런) 영화라면 특히나 개학을 앞둔 봄방학 정도 되는 시즌이니, 대거 광고를 해서 밀어붙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론부터 까놓고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아동용 영화’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이렇게 말하는 저도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긴 합니다만, 결국 이 영화는 아동용 영화로 분류해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만만하게 보면 좀 곤란합니다. 영화는 진짜 동화마냥 꽤나 잔혹한 장면들이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한 묘사는 꽤나 직접적이어서 이런 걸 애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그리 유쾌하지 많은 않더군요. (손목이 잘리고  몸의 절반이 녹아 터지고, 아들이 아버지 배에 칼을 쑤시는 와중에 뒤에서 애들이 웃는 소리가 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쨌든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반지의 제왕 이상으로, 애들이 보는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하드 코어수준으로 나름 강도 높은 폭력을 선사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정주행만은 위해 설정들이 약간씩 존재할 뿐입니다. 열어보지 말라는 책 열어봤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그런 이야기죠.  CG에 의해 구현된 캐릭터와 엑스트라들을 모두 합하더라도 등장 인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 중에 주인공(프레디 하이모어)이 1인 2역으로 나오는지라 출연료 하나는 싸게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CG 캐릭터들의 면면은 특히나 그 집에서  하인으로 나오는 쪼그만 쥐 같은… 정말 마음에 안듭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CG 효과나 그런 것들은 굉장하다고 생각이 듭니다.걍 만만히 볼  수준은 가뿐하게  넘어주거든요.

뻔하디 뻔한 스토리지만, 거의 쉼표가 없이 바쁘게 달려가는 (역시 하루밤 사이에 일어나는 모험) 연출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애들 영화와 고어물이 만나서 뭐가 나오는지 보여주려는 실험정신 하나는 높이 사겠습니다.

덧  :  글머리에서 언급한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생각하지 말고 영화를 봐 주세요. ‘레모니…’는 흥행여부는  둘째치더라도 흙 속의 진주와 같은 영화니까요. ㅠㅠ 비교할걸 비교해야지..

20080217 :: 추격자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멋진 영화를 만들고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도 놀랍고, 여느 헐리웃 영화와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아니 비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연출이 신인 감독의 것이라는 점도 놀랍고, 조폭 코미디와 신파 멜로로 뭉개진 한국 영화 바닥에서 이런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소름끼치도록 훌륭했고, 영화 자체가 가지는 흡입력 또한 대단합니다. 큰 콜라를 사갖고 들어가서 영화 시작 1분 후 부터 한 입도 먹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전날 회식의 여파도, 휴일이 없었던 지난 몇 달간의 피로도 문제될 게 아니었습니다.쿵쾅거리면서 폭발하고 난리가 나는 ‘사랑보다 황금’의 예고편이 차라리 너무 졸리다고 느껴집니다.

요즘은 ‘싸이코패스’로 통하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차갑고도 냉정한 감독의 시선이 사뭇 돋보입니다.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제 생각엔 ‘추격자’와 ‘살인의 추억’은 좀 달라도 많이 달라서 서로를 비교하긴 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것 외엔 말이죠)

아무튼 설 연휴때를 왜 피해서 개봉했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절대 추천해드립니다. 단, 그리 잔인하지는 않지만 폭력 묘사의 수위가 좀 강합니다.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