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3 :: 킥 애스 (2010)

기대만발 킥애스

아 원래는 이번 주의 영화는 진희 누나의 ‘친정 엄마’가 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냥 킥애스를 보고 말았습니다. 포스터에서는 이쁘게 나오질 않았는데 ‘힛 걸’ 역을 맡아 연기한 클로에 모렛양이 너무 깜찍하더군요. 아… 완전 귀염둥이…

킥 애스의 원작 만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예고편에서부터 클로에양의 매력 발산은 대단했기에, 게다가 컴컴한 새벽 거리를 다 큰 사내 자식이 찔찔 울면서 걸어 올 수는 없어서 갈등을 거듭하다 이 영화로 결정. 물론 사진까지 이렇게 올려 놓은 걸 보면 이 아이가 참 이쁘기는 이쁩니다. (근데 묘하게 누구를 많이 닮은 거 같은데 생각이 안나네요)

더 칭찬했다간 왠지 로리콘 변태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이쯤하고 영화 자체는 굉장히 신선합니다. 물론 싸움을 기막히게 잘하는 부녀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어떤 청년의 이야기에요. 학교에서도 그냥 좀 찌질하고 집에와서는 인터넷을 벗삼아 아마존의 나무들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 일조하는 뭐 그런 보통 아이이죠.

물론 대부분의 멋진 액션은 무시무시하게 깜찍한 클로에양이 다 소화합니다. 다리를 자르고 얼굴에 대고 총을 쏘는대도 너는 왜 그렇게 이쁜거니.

아 정리가 안되네요. 결론은.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러닝 타임이 짧지 않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캐릭터의 설정부터 상황들이 무척이나 유쾌하거든요. 그렇다고 발랄한 코미디를 생각하시면 좀 곤란할 수 있지만 ‘코믹 액션’이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당히 만화적인 설정이 많기에 (제가 봤을 때는 시트콤을 보며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코드만 있다면 무리 없지만) 꽤 유치하게 보일 수 있거나 전형적인 장르물과는 조금 다른 점들로 ‘뭥미?’ 싶을 수도 있겠더군요. (극장을 빠져나오던 관객 중 일부는 진짜로 ‘뭥미?’ 그랬음)

근데 진짜 영웅은 킥 애스로 나오는 그 청년입니다. (어째 주인공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거냐) 처음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도 동네 양아치 하나를 도와주는데, 이런 대사를 던지죠

“셋이서 하나를 까는데, 사람들은 다 구경만 하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도와주겠다는 건데 그게 이상한거야?”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날아오는 총알을 손으로 잡는다고 영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게 영웅 아닐까요. 그런 반면에 우리는 얼마나 비겁합니까.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블로그에, 트위터에서 떠들기만 했지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가 비겁한 걸까요? 아니면 행동하는 이들이 영웅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유혈 낭자한 장면들이 좀 나오기 때문에 비린 거 싫어하시는 여성분들 빼고는 부담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듯 하네요. 다들 영화와 함께 즐거운 데이트 하시길. 엉엉.

p.s. 진희누나 이번 주말에 친정 엄마 꼭 볼 거임. 진짜임!

p.s.2 근데 박진희씨가 저보다 누나가 아니면 어떡하나요? 검색해 봐야겠네….

20100418 :: 공기인형 (2010)

보나마나 시시한 이야기

공기인형을 알게 된 계기는 World’s End Girlfriend의 새 앨범이 공기인형 OST라는 소식을 들은 것이 시작이었고, 주말 사이에 짬을 내어 보게되었지요. 개봉관이 별로 없어서 멀리까지 다녀왔습니다만 안 봤다면 많이 후회했을 것 같네요. 혹시 이 영화를 볼 계획이 있으신 분은 아래 주의 사항을 먼저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1. 19세 이상 관람가에, 주인공이 ‘성인용품’이라는 설정이지만 야한 장면은 그리 나오지 않습니다.
  2. 하지만 여자친구와 보러 갈 생각이 있는 남자분들은 혼자 가거나, DVD 출시나 어둠의 경로를 통하시는 게 나을 듯 하네요. 배두나양이 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3. 물론 19금 답게(?) 배두나양의 노출씬 분량은 상당히 많습니다. 야하다기 보다는 몸이 정말 예쁩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여자친구랑은 보러가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뭐 보도자료들도 워낙 많이 배포된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는 스포일러가 아니겠지 싶어서 조금 소개합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노조미’입니다. 노조미는 공기 인형이에요. 공기 인형은 공기 놀이 같은 거 할 때 쓰는 인형은 아니고 앞에서도 밝혔다시피 ‘성인용품’입니다.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이나중 탁구부’에 자주 출연하던 그 ‘와이프’가 그런 종류일거에요. 영화는 공기 인형인 노조미가 어느 날 막무가내로 마음을 갖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둡고 칙칙한 골방에 틀어박혀 있던 그녀가 창밖으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풍경에 반해 외출을 시도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그런 이야기에요.

물론 포스터에도 나와 있지만 무척이나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멜로라곤 하지만 멜로로 분류하기에는 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는 해요. 이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갖고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피노키오 동화의 성인 버전이라기보다는 사람의 마음, 특히 당신의 마음에 대해 읊조리는 감독의 ‘시’와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진 공기 인형. 그것은 태생부터가 ‘타인의 대용품’ , ‘욕망의 배설구’와 같이 어긋난 운명을 타고 났으니 슬픈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예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공기 인형이 사람을 닮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 공기 인형 자체가 우리네 마음을 그대로 반영-상징도 아니고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요-한다는 점이 꽤나 진부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느낌이에요. 감독은 너무나 서정적인 음악과 예쁜 화면, 예쁜 배우를 통해 동화처럼 이야기를 꾸몄지만, 마치 우격다짐과 같이 막무가내로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겨났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과 같이 도시에 사는 우리네 마음이 공기 인형과 같다는 말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마음을 가졌나요?

겉은 번지르르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노조미는 우리 네 마음 그 자체인 것이지요. 우리는 같이 속이 비어있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없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나 혹은 자신과 타인이 하는 말들의 의미조차 잘 알지 못해요. 그래서 노조미처럼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합니다. 그저 겉만 번지르르 하고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할 뿐이지 우리는 늘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교감을 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누군가의 대용품은 아닐까 저어하고, 또 못난 우리는 자기 스스로가 노조미라는 건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노조미같이 대하기도 하니까요.

트위터니 웹2.0을 들먹이며 교감과 소통을 이야기하는 요즘이지만, 오히려 마음과 마음의 단절은 그 골이 점점 더 깊어져가는 건 아닐까요? 마음 속 깊은 곳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들은 점점 줄어가고, 되려 그런 이야기를 아무도 아는 사람없는 익명의 네트워크에 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비록 그렇게 바람 빠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마음이라도, 따뜻한 온기가 남은 사람이라면 그래도 이 영화를 꼭 볼 것을 추천합니다. 허세와 공허, 그리고 단절된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마음 편하게 와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놓쳐버리기에 이 영화는 너무도 따뜻하고 반짝거리는 예쁜 조약돌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에는 배두나양의 빛나는 연기와 빛나는 외모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은 절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아!’하고 감탄이나 이런 거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단단히 긴장하고 보러가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반짝반짝 빛나는 눈매의 두나양과 함께 잠시 시간을 보내고 여러분 마음 속의 노조미에게 약간의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경험은 아깝지만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사족

  • WEG의 전작에 수록된 River Is Filled With Stories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생명은’이라는 시(원래 있는 시인지는 모르겠네요)와 같이 흘러 나오는데 유튜브에 나레이션과 함께 흘러나오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나레이션은 배두나양의 목소리입니다.
  • 역할이 역할인 만큼 배두나양의 일본어 대사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그닥 이질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인형이라는 설정을 떠나서 상당히 자연스럽게 들리네요.
  • 노조미는 중간에 손목에 상처를 입습니다.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배두나양이 정말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하지만 전 역시 박진희 누나가 짱입니다. 진리의 박진희! (하지만 이번 주에 친정 엄마 보러가지 못해서 미안해요 ;ㅁ;)

20100327 :: 그린 존 (GREEN ZONE, 2010)

무려, 꺼내서 보여주면 깜짝 놀랄 것임에 틀림 없는 제 새(?) 핸드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통해 예매를 하고서 보게 된 그린 존입니다. 제이슨 본 트릴로지의 2편과 3편을 감독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맷 데이먼과 함께 한 새 영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가졌습니다. 물론 지난 주에 ‘셔터 아일랜드’라는 걸출한 작품을 감상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지난 주 극장에서 보았던 그린 존의 예고편은 뭐 충분히 본 트릴로지의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렜을거에요.

이라크전의 진실

이미 스포일 당할대로 당해 버린 내용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때에는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량 살상 무기가 이라크에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이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침공한 것이나 다름 없지요. 그래서 그 대량 살상 무기는 어디에 있었던가요? 우리 모두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로이 밀러는 당시에 대량 살상 무기 색출 임무를 수행하던 팀의 리더입니다. 상부에서 내려온 정보에 의해 이 곳 저 곳을 들쑤셔 보지만 매 번 허탕만 치고 말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자 밀러는 상부의 정보원(agent X, source O)에 의심을 품게 됩니다. 그러던 중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가장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직 이라크군의 장군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진실을 쫒게 되지요.

스토리의 결말이야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입니다. 그러하더라도 물론 확실한 물증이 나온 것은 아니지요. 결말이 뻔한 이야기를 흥미 진진하게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은 결국 감독의 연출력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고, 또 배우의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해주어야 가능한 일일테지요. 물론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절대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린그래스 감독이야 ‘블러디 먼데이’나 ‘플라이트93′과 같은 영웅이 나오지 않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왔고, 이러한 스타일은 본 시리즈와 결합되어 대단한 시너지를 발휘한 바 있지요. 이러한 그의 장기는 ‘전장’이라는 스케일과 결합하여 흡사 그 전장에 내동댕이 쳐저 있는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런 느낌은 비단 이 감독만의 장기는 아닌 것 같아요. ‘블랙호크다운’ 이후로 헐리우드 전쟁 액션 영화들의 현장감은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맷 데이먼 또한, ‘제이슨 본’이 아닌 ‘로이 밀러’로의 캐릭터를 잘 보여줍니다. 배우와 감독 두 사람이 무엇을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한 공감 형성이 잘 되어 있는 듯.

재밌는 것은 비록 그린 그래스 감독이 영국에서 건너온 미국 외부의 시선이기는 하지만, ‘세계의 형님’ 미국의 추악한 면모를 꽤나 냉철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겁니다. 결말 부에서의 ‘로이 밀러’의 행동은 조금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런 요소까지 없었다면 이 영화 자체가 미국에서 꽤나 냉대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요, 미국은 나쁜 나라지만 그래도 미국에는 좋은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 정도는 해줘야지요. 그건 다들 하는 거잖아요. 다만 이야기에 대해 7년이나 지나서 이 영화가 나온 것은 꽤나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20대 초중반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겨’라고 생각하고 말지도 모르겠더군요.

액션 장면이 시종일관 펼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나 의미의 흐름을 쫒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중반부가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가 아닌 실외, 차량 등에서 전투가 펼쳐지고 핸드 헬드로 촬영이 되었기 때문에 꽤나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다만 주위의 충격이나 폭발등에 의해 흔들림이 다양하게(?) 변모하는 걸 체험하는 것도 꽤나 즐거운 경험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고 제이슨 본 트릴로지를 재밌게 보신 분은 일단 큰 어려움 없이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흔들림도 경험하고.

p.s. 사실 아직 끝난 일이 아니지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대의 명분의 배경에는 911 테러가 존재했고, 여전히 미국 내에서도 911테러가 미 정부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목소리는 많이 있습니다. 사실, 이라크엔 대량 살상 무기도,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왜 911 테러는 이라크 전 이후로 쏙 숨어버렸는지 그것도 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20100321 :: Shutter Island(2010)

토요일 밤 심야로 셔터 아일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금요일 심야로 친구와 볼까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역시 이번에도 나홀로 관람.

영화의 줄거리는 실종자가 발생한 외딴 섬의 정신 병원에 연방 수사관인 테리 아저씨가 파견되면서 시작합니다. 당연히 폭풍우로 배도, 통신도 끊기게 되고 수사도 진척이 되지 않고 테리 아저씨는 뭔가 일이 크게 잘 못 되어 감을 알게 됩니다.

연인과 함께라면 비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영화의 내용은 꽤나 무겁습니다. 잔혹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깜짝깜짝 놀라는 공포영화는 더더욱 아닙니다만, 원작 소설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영화 그 자체가 상당히 가슴을 짓누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에 쉽게 집중을 못하거나 몰입이 어려우신 분들은 무척이나 힘든 관람이 될 수 있을 듯 하네요. 당연히 여성 취향의 영화는 절대 더더욱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거장의 손길을 느껴 보고 싶다면 혼자 보시도록하고, 애인의 손길을 느끼고 싶다면 비디오방 등을 가서 다른 영화 보시길.

혼란

물론 지극히 표면적입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가 미궁에 빠진 수사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스릴러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은 이야기의 주인공보다 진실을 먼저 알아내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사건에 용의자가 없습니다. 그냥 실종일 뿐이니까요. 그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머리가 아파집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누구를 의심해야 하는지…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제 현실과 망상이 뒤섞이면서,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의 상승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정말이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나면 슬픔이라든지 연민 이런 감정들이 가슴에 좀 남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입니다. 물론 일부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성의없는 스릴러들이 남기는 찝찝함은 절대 아니에요.

명품이란 이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러닝 타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연인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완급을 능숙하게 조절하며 빛을 발합니다. 사실상,보는 이를  매우 지치게 만드는 그런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의 연기는 매우 짧은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아마 디카프리오의 연기 경력에서 최고의 작품이 될 듯 하네요. 물론 어디선가 한 번 씩은 본 듯한 낯익은 (= 쟁쟁한) 조연들의 연기 역시 대단합니다.

화면의 만듦새도 손색이 없거니와, 배우들의 연기 못지 않게 음악도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소리 줄이고 자막으로는 그런 감동 못 받을 듯 하네요.

디파티드를 매우 인상 깊게 봤으나,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면 반드시 볼 것을 추천합니다.명품이라 부를 수 있는 영화는 이런 겁니다. 뭐 이 영화가 걸작의 반열에 오른다 하더라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을 듯 하네요.

ps. ‘허트로커’가 다음달 정식으로 개봉이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카메론 감독의 전 부인이 만든 영화라고 영화 소식지나 뉴스에도 소개 된 걸로 아는데, 아마 올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영화가 될 듯 합니다. 아, 전  꼭 극장가서 다시 볼 겁니다. 정말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는 이런 거 거든요.

20091128 :: 닌자어쌔신

그러니까,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했다고 해서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그 양반들은 스피드레이서 이후로 완전히 아웃인 듯), 월드스타 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틀을 밤을 새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 길에, 영화 한 편 보고 싶었을뿐이었는데 딱히 보고 싶은게 없었기에 그냥 고르게 됐더랬습니다. 어차피 포인트로, 돈 한 푼 없이 관람하는 공짜 영화라 뭐 ‘미련은 없다’ 뭐 이런 분위기랄까요.

닌자 어쌔신의 내용은 뭐 뻔합니다. 조직을 배신하고 조직에 쫒기는 닌자가 그 복수를 이루는 험난 한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대략 다음과 같지요.

  • 월드 스타 비의 근육 – 거의 CG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요철을 자랑하는 비의 상반신 근육들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의 팬인 언니들은 필관람 영화로 뽑을지도 모릅니다.
  • 비교적 높은 폭력 수위 – 대부분이 일본도나 줄낫으로 전투를 벌이는데다 폭력의 수위가 높은 편입니다. 도입 시퀀스의 사지 절단은 좀 임팩트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폭력의 수위는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급격히 낮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 실망스런 액션 – 비밀스런 닌자의 기술 따윈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주인공인 정지훈 군이 대부분의 액션씬을 소화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언니들은 흐뭇해 할 것 같군요. 게다가 전투씬이 대부분 어두운 가운데 이루어지는데 그냥 칼싸움으로 채워져있어 잘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리 스피디하게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기타노 타케시의 ‘자토이치’의 액션을 기대해서 그런지 좀 실망입니다.

설정도 좀 유치하고 영화가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몇 군데 있는데, 그게 영화의 몰입도를 너무 낮추는 효과를 줍니다.  그냥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는 영환데, 너무 질질 끌어버린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라이조가 너무 흥분하지만 않았다면, 정면으로 처들어가서 혼자 다 이길 수 있었음”

차라리 2012를 보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