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4 :: 카우보이 vs 에일리언

박해일님하의 높은 인기 때문인지 “최종병기 활”을 보러 갔다가 (좋은) 자리가 없어서 대신 보게 되었음. 1 일단, “아이언 맨”에서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과 깨알같은 디테일에 대해서 그 감각을 보여준 존 파브로 감독이니까,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00:40에 상영을 시작하는 영화라 상영관 안에는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는 것 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이었음.

카우보이 vs 현상금 사냥꾼

이 영화는 카우보이와 외계인의 싸움을 그리고 있는 데, 압도적인 화력의 차이가 남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일단 주인공이 좀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다가 일어나는 주인공의 멋진 액션 시퀀스를 담고 있는 부분. 초반 기선 제압은 제대로 하고 시작한다.

카우보이 vs 보안관

역시, 서부극이면서 총만 쏴대는 것이 아니라 마치 007의 최신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이 격투신이 스피디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 영화의 주된 패턴인 “만남 직후 공습”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 카우보이 vs 여자
  • 카우보이 vs 무장강도
  • 카우보이 vs 인디언
  • 카우보이 vs 에일리언

위의 순으로 갈등하는 인물(혹은 인물들)을 만나고 막 다툴 때 쯤 외계인이 나타나서 혼비백산. 아 이러면 무슨 스토리 진행이 가능할 것인가… 영화를 절반 정도 보고 나면 슬슬 “아, 이 양반이 이제 이렇게 벌려 놓은 것들을 어찌 수습하고 마무리하려고 ㅠㅠㅠㅠㅠㅠ”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존 파브르는 우릴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찌보면 흔해 빠진 블록버스터 영화들 보단 조금 엉성할 수는 있으나 역시 예의 그 깨알같음으로 마무리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한 번 왕 황당한 사건이 중간에 있으나, 우리2가 궁금해했던 내용들도 모두 설명해 준다. 정말이지 대단한 책임감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영화는 수작은 아닌데, 제목 때문인지 왠지 B급 영화같이 취급받고 슬슬 묻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버릴만큼의 영화는 아닌 것 같다. 7광구와는 당연히 비교를 거부할만한 영화이고, 개인적으로는 트랜스포머보다도 훨씬 더 재밌게 본 영화이다. 액션 시퀀스들이 시원시원하고 (간혹 폭력 수위가 높은 장면들도 있음) 특수 효과도 매우 깔끔해서 여름에 어울리는 블록버스터라는 생각.

끝으로 여주인공으로 TRON-Legacy에 나왔던 Olivia Wilde 누나가 출연하는데, 역시나 여자에게 아이라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신다. 그런데 과감한 전라노출을 감행만 해놓고 15금 수준으로 다 가려버리는 건 뭣하는 짓이냐. 흥행에 실패하는 건 뭐 이런 이유들 때문인 건가?

  1. 물론 좀 보고 싶기도 하였고
  2. 사실 보는 이 보다 등장 인물들이 더 궁금해했던

20110417 :: 한나

기대작이었던 한나를 휴일을 틈타 안나와 함께 관람.

• 액션씬은 예상보다 많지 않으나 장면 장면이 매우 강렬함
• 액션의 비중이 그 정도이면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력은 인정
• 한나역의 소녀배우는 케이트 블란챗, 에릭바나를 듣보잡으로 만들만큼 대단한 포스를 내뿜음, 허나 영화는 이 순수하고 치명적인 소녀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
• 꽤 큰 스케일과 아름다운 풍광, 영상미는 마음에 듭디다.

암튼 대단한 신인 여배우를 발굴해 냈다는 점에선 만족스런 작품.

20110414 :: 써커펀치 감상평

역시나 스포일러 없이, 간단하게 감상평을.

  • 장면 장면이 화보다.
  • 삽입곡 중 Sweet Dream, asleep 두 곡은 에밀리 브라우닝이 직접 불렀다. 그녀의 음색이 잘 살아나서 좋다.
  • 액션 장면은 사실상 ‘환상’인데, 주요 배경은 일본 애니메이션 내지는 게임 속에서 많이 본 듯한 설정이 많다.
  • 그만큼 액션도 스피디하고 화려한데, 합이 짧고 편집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기에 볼거리는 충분하다
  • 액션씬이 아닌 경우에도 미소녀들이 계속 나오니까 계속 마음에 든다
  • 대사가 적고 인셉션처럼 의식의 레벨 구조(?)가 있으나 이야기는 매우 단순하므로 생각 없이 보면 된다.

결론은 내용보단 화면으로 승부. 에밀리 브라우닝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하고, 잭 슈나이더 감독 팬들 역시 꼭 보길 권한다. 다만, 제작 비용의 탓인지는 몰라도 왓치맨보다는 약간 미장센이 떨어지는 편이다.

 

팁:

  1. 영화 시작 시 타이틀롤이 독특하게 표현되는데, 이 부분을 염두에 둔다면 이야기 구성의 이해가 조금은 될 수도 있다.
  2. 엔딩 크레딧도 볼만하므로 놓치지 말자.

20110305 :: 블랙스완

길게 쓰려니 정리가 안될 것 같아서 최대한 짧게.

블랙스완

  • 니나는 사실상 나탈리 포트만 스스로가 투영된 캐릭터. 오스카는 당연히 따 놓은 당상일 수 밖에 없었다.
  • 극의 전체를 이끄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대사, 표정, 심지어 근육과 힘줄의 모양, 피부에 돋은 소름하나 하나까지도 제대로 디테일이 살아있다. 최고.
  • 예술을 소재로 했지만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덕분에 ‘추격자’ 못지 않게 관람에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 흑조로 변신하는 장면은 길이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될 듯 하다.
  • 엔딩크레딧이 무척 짧았다고 느껴지는데, 이유는 따로 있겠지.
  • 5점 만점에 5점
  • 무섭고 섬뜩했지만 또 너무 아름다운 영화.

보너스 – 극장 광고 단상

  • Olleh (발로 뛰겠소) – 닥치고 귀부터 여는 KT가 되길. 살짝 역겹기까지 하다. 고객 만족이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깝친다는 느낌
  • 티켓몬스터 – 소셜커머스라며? 연달아 이어지는 이들의 광고는 처연한 느낌까지 든다.

20100423 :: 킥 애스 (2010)

기대만발 킥애스

아 원래는 이번 주의 영화는 진희 누나의 ‘친정 엄마’가 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냥 킥애스를 보고 말았습니다. 포스터에서는 이쁘게 나오질 않았는데 ‘힛 걸’ 역을 맡아 연기한 클로에 모렛양이 너무 깜찍하더군요. 아… 완전 귀염둥이…

킥 애스의 원작 만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예고편에서부터 클로에양의 매력 발산은 대단했기에, 게다가 컴컴한 새벽 거리를 다 큰 사내 자식이 찔찔 울면서 걸어 올 수는 없어서 갈등을 거듭하다 이 영화로 결정. 물론 사진까지 이렇게 올려 놓은 걸 보면 이 아이가 참 이쁘기는 이쁩니다. (근데 묘하게 누구를 많이 닮은 거 같은데 생각이 안나네요)

더 칭찬했다간 왠지 로리콘 변태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이쯤하고 영화 자체는 굉장히 신선합니다. 물론 싸움을 기막히게 잘하는 부녀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어떤 청년의 이야기에요. 학교에서도 그냥 좀 찌질하고 집에와서는 인터넷을 벗삼아 아마존의 나무들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 일조하는 뭐 그런 보통 아이이죠.

물론 대부분의 멋진 액션은 무시무시하게 깜찍한 클로에양이 다 소화합니다. 다리를 자르고 얼굴에 대고 총을 쏘는대도 너는 왜 그렇게 이쁜거니.

아 정리가 안되네요. 결론은.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러닝 타임이 짧지 않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캐릭터의 설정부터 상황들이 무척이나 유쾌하거든요. 그렇다고 발랄한 코미디를 생각하시면 좀 곤란할 수 있지만 ‘코믹 액션’이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당히 만화적인 설정이 많기에 (제가 봤을 때는 시트콤을 보며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코드만 있다면 무리 없지만) 꽤 유치하게 보일 수 있거나 전형적인 장르물과는 조금 다른 점들로 ‘뭥미?’ 싶을 수도 있겠더군요. (극장을 빠져나오던 관객 중 일부는 진짜로 ‘뭥미?’ 그랬음)

근데 진짜 영웅은 킥 애스로 나오는 그 청년입니다. (어째 주인공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거냐) 처음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도 동네 양아치 하나를 도와주는데, 이런 대사를 던지죠

“셋이서 하나를 까는데, 사람들은 다 구경만 하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도와주겠다는 건데 그게 이상한거야?”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날아오는 총알을 손으로 잡는다고 영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게 영웅 아닐까요. 그런 반면에 우리는 얼마나 비겁합니까.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블로그에, 트위터에서 떠들기만 했지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가 비겁한 걸까요? 아니면 행동하는 이들이 영웅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유혈 낭자한 장면들이 좀 나오기 때문에 비린 거 싫어하시는 여성분들 빼고는 부담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듯 하네요. 다들 영화와 함께 즐거운 데이트 하시길. 엉엉.

p.s. 진희누나 이번 주말에 친정 엄마 꼭 볼 거임. 진짜임!

p.s.2 근데 박진희씨가 저보다 누나가 아니면 어떡하나요? 검색해 봐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