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님하의 높은 인기 때문인지 “최종병기 활”을 보러 갔다가 (좋은) 자리가 없어서 대신 보게 되었음. 1 일단, “아이언 맨”에서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과 깨알같은 디테일에 대해서 그 감각을 보여준 존 파브로 감독이니까,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00:40에 상영을 시작하는 영화라 상영관 안에는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는 것 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이었음.
카우보이 vs 현상금 사냥꾼
이 영화는 카우보이와 외계인의 싸움을 그리고 있는 데, 압도적인 화력의 차이가 남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일단 주인공이 좀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다가 일어나는 주인공의 멋진 액션 시퀀스를 담고 있는 부분. 초반 기선 제압은 제대로 하고 시작한다.
카우보이 vs 보안관
역시, 서부극이면서 총만 쏴대는 것이 아니라 마치 007의 최신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이 격투신이 스피디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 영화의 주된 패턴인 “만남 직후 공습”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 카우보이 vs 여자
- 카우보이 vs 무장강도
- 카우보이 vs 인디언
- 카우보이 vs 에일리언
위의 순으로 갈등하는 인물(혹은 인물들)을 만나고 막 다툴 때 쯤 외계인이 나타나서 혼비백산. 아 이러면 무슨 스토리 진행이 가능할 것인가… 영화를 절반 정도 보고 나면 슬슬 “아, 이 양반이 이제 이렇게 벌려 놓은 것들을 어찌 수습하고 마무리하려고 ㅠㅠㅠㅠㅠㅠ”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존 파브르는 우릴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찌보면 흔해 빠진 블록버스터 영화들 보단 조금 엉성할 수는 있으나 역시 예의 그 깨알같음으로 마무리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한 번 왕 황당한 사건이 중간에 있으나, 우리2가 궁금해했던 내용들도 모두 설명해 준다. 정말이지 대단한 책임감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영화는 수작은 아닌데, 제목 때문인지 왠지 B급 영화같이 취급받고 슬슬 묻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버릴만큼의 영화는 아닌 것 같다. 7광구와는 당연히 비교를 거부할만한 영화이고, 개인적으로는 트랜스포머보다도 훨씬 더 재밌게 본 영화이다. 액션 시퀀스들이 시원시원하고 (간혹 폭력 수위가 높은 장면들도 있음) 특수 효과도 매우 깔끔해서 여름에 어울리는 블록버스터라는 생각.
끝으로 여주인공으로 TRON-Legacy에 나왔던 Olivia Wilde 누나가 출연하는데, 역시나 여자에게 아이라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신다. 그런데 과감한 전라노출을 감행만 해놓고 15금 수준으로 다 가려버리는 건 뭣하는 짓이냐. 흥행에 실패하는 건 뭐 이런 이유들 때문인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