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0 :: 노트북

노트북 사고 싶다

근 1년가까이 잠시라도 떨어져 있지 않던 회사의 노트북과 작별한지 어언 삼일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12인치 노트북이라 별도로 노트북 가방에 넣지않고 가방에 넣어 다녔는데, 그만 가방에 들어있던 커피가 터지면서… 귀로 커피를 마신 (이어폰 잭으로 커피가 ㄷㄷㄷ) 노트북은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토요일이고 주말이며 쉬는 날이기는 했지만 요즘 왜 이렇게 일이 많은지 오늘도 오후에 잠에서 깨자마자 일어나서 출근을 했습니다. 회의를 하는 동안 손으로 메모를 하는게 너무 느리고 (전 손글씨 빨리 써내려 가는 분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하여 이래 저래 수소문하다가 한 2년 정도 먼지만 먹고 있던 노트북을 발견했습니다.

묵직한 외관의 IBM 노트북이더군요. 대략 모델의 4~5년 가량되어 보였는데 나름 상태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또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부팅하자마자 어마어마한 양의 윈도우즈 업데이트를 받느라 회의 내내 (전 그저 메모장만 열었을 뿐이었는데도) 버벅거리고, 놀랍게도 실행중인 프로세스가 65개나 되었습니다!!! (커피에 익사한 노트북은 14개 남짓이었는데!!!)

노트북에 커피를 제공한 것도 결국은 제 잘못이므로 뭐라 할말은 없지만, 아 정말 시작메뉴 키 하나 없는 노트북으로 뭔가 하려고하니 너무나 불편하더군요. (시작메뉴 키가 없으면, 윈도 탐색기도 쉽게 못열고, 모든 창 최소화도 빨리 안됩니다)

그제 밤샘 후에 집에 들어가는 길에 줏은 찌라시에 방긋 웃고 있는 넷북(초소형 노트북을 그냥 넷북이라고 하더군요.. 의미 파악은 좀 힘들고..)이 마냥 부러워보입니다. 아 나도 eeepc 사고 싶은데… 그러다가 그 찌라시를 뿌린 브랜드가 구 주연테크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번쩍 정신을 다시 차려봅니다.

좀.. 경제가 활짝 폈으면 좋겠는데… 이게 뭐야 ;ㅁ;

20081208 :: 테마변경

곰곰히 생각해보니 블로그 테마 바꾼지가 1년 반도 훨씬 넘은 것 같아서 급히 변경해보았습니다.  물론 제가 급히 만들어서 바꾼 건 아니구요. 구글링 잠깐해서 바로 설치했는데  꽤나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꼭 제손으로 테마를 새로 만들고야 말겠어요. (올해중으로 이룰 수 있다면 너무나 좋으련만.. ㅠㅠ)

20081202 :: 치과

친가와 외가를 통틀어서 저희 가족 및 친지 들은 대부분 좋은 치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전적 장점(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축복)이 제게까지는 전달되지 못한 듯 합니다. 가족 들은 다들 고른 치열과 튼튼한 치아로 맛난 것들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시고 계시지만, 제 경우는 좀 많이 달랐습니다. 전 선천적으로 충치가 잘 생깁니다.

그야말로 살을 에고 머리속을 찢어놓는 듯한 통증. 게다가 밤이되면 더더욱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 이러한 경험은 제가 미취학 아동이었던 그 시절에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 중 하나입니다. 집에는 민간 요법으로 이빨이 아플 때 물고 있으라고 소 쓸개까지 상비하고 있었으니까요. 어린 나이에도 견디기 힘든 치과 치료를 그래도 잘 견뎠던 편이었던 것으로도 기억합니다. 하기사 얼마나 치과를 자주 드나들었으면 꼬꼬마 시절부터도 안 울고 잘 다녔겠습니까. 그 시절에는, 특히 지방에서는 정말이지 무척이나 귀했던 바나나를 그렇게 치과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어머니가 사주신 기억이 납니다. 꼭꼭 씹을 이빨도 없었기에 천천히 먹으라며 어색하게 웃으시던 어머니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당신의 조그만 아들 녀석이 치과 치료를 잘 감내했다는 대견함보다는 몇 날 몇 일밤을 울며 앓았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기억하고 계시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리고 한동안은 치과를 다닐 일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터 이가 빠지기 시작해서 (이를 간게 아니라 빠지기만) 앞니는 잇몸으로만 몇 년을 지낼 정도였고, 결국 유치가 모두 빠지고 새 치아가 난 것은 놀랍게도 중학교 2학년때입니다. 그 때까지 이 갈이를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 갈이를 하고 난 이후에도 제 삶은, 특히나 그 중의 한 부분 ‘치아 인생’은 여전히 모질기만 했습니다.

돼지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먹던 중 물렁뼈를 씹고 어금니의 3/4가 부러져 날아가기도 하고, 경찰 병원에서 마취도 없이 이빨을 갈아대다가 문제가 생겨서 장장 4시간반에 걸친 치료를 사제 병원에서 받아보기도 하고, 사랑니 빼는게 너무 아팠는데 집에 가는 버스안에서 마취가 되어 집에 잘 갔던 기억까지 말이지요.(이렇게 쓰고보니 치과에서 주마등을 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겠군요)

다시 시간이 흘러 2007년 초에 멋지게 220만원을 카드 일시불로 긁으면서 화려하게 치과 치료에 복귀하였으나, 예전에 치료받았던 치아에 또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었습니다. 치과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 느꼈던 사실 중 하나가 바로 ‘치과는 시간 끌면 몸버리고 돈버린다’라는 것이었기에, 이가 좀 시리기 시작한 그저께부터 치과를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정말 너무 바빴고, 어제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그냥 시리기만 하던 곳이 욱씬거리기 시작하더니 일상 생활에 지장이 갈만큼 통증이 더해가더군요. 급기야 오늘은 밥을 못 먹을 지경으로 아프기 시작해서 치과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진료 마무리를 못하고 한 시간 반이나 입을 벌리고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피가 코로 넘어올 정도로 많이 나긴 났나 봅니다. 암튼 소독약 냄새가 아닌 피비린내 진동하는 치과 경험은 또 좀 새롭긴 하더군요.

고난의 시간을 극복하고 나니 지금은 그나마 불편함이 덜 하군요. 여전히 욱씬거리고 아프긴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치과는 미뤄선 안되는 거라는 걸 오늘도 다시 한 번 마음 속 깊이 아로 새겨 봅니다.

여러분은 치과하면 떠오는 기억들이 있으신가요?

20080915 :: 추석 간단 버전

올 추석은 뭐라해도 ‘간단 버전’ 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물론 개인적인 의미에서 말이지요. 연휴도 짧았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짧았고, 차가 그리 많이 밀리지 않은 관계로 (네, 운이 좋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가는 시간도 예년에 비해 그리 길지 않았거든요. 집안 분위기도 명절이라고 다들 모이는 분위기도 아니라 제사 지내는 것도 삼촌댁과 오붓하게 치뤘고, 금새 다들 처가집으로 떠나는 분위기라 그냥 제사를 지내고 온 건지 명절을 쇠고 온 건지 모르겠네요. 백수 생활을 정리한지는 한참에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요일 감각은 무딘 편이라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사실도 그리 와 닿지가 않고 TV가 없다보니 그 흔한 추석 특선 영화 한 편 보지 않고 지냈습니다.

점점 마음속에 명절, 연말… 이런 것들이 자리 잡은 공간들이 접혀 없어져 가는 기분이 들어 조금 씁쓸하네요.

20080608 :: 왠지 공감가는 노트북이야기

사실 노트북을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머 물론 예전에 과 동기녀석의 여자친구가 유학을 떠나기전 노트북을 포맷하고 싶다 그래서 한 번 손봐준 적이 있었고, 그보다 더 예전에… 지금으로부터 한 십년 전쯤인 대학교 신입생 때 선배를 통해 ‘타자 알바’를 하며, 당시로서는 너무나 귀한 물건이던 노트북 키보드가 너무 작아서 고생한 기억도 있었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노특북은 성능대비 가격이 너무나 고가의 물건이었고, 노트북을 들고 다닐 만큼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동중에는 음악을 듣는 것 외에는 딱히 하는 일이 없있기 때문에 노트북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아, 물론 맥북 신제품이 나올 때 마다, 스스로의 경제적인 무능함을 원망하며 매일 같이 애플 홈페이지에서 잘 빠진 사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짓곤한 경험은 적잖이 있지만 말입니다. :)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의류업계를 도망치듯 빠져나와 지금 다니는 직장에 들어가자마자, 거의 동시에 노트북을 지급받았습니다. 워낙에 외근이 잦았고, 당시에는 거의 사이트에 나가서 상주해 있는 인력이었거든요. 생짜 신입이었던 저로서는 일단 부족한 테스트 인력을 메꾸는 일을 시작하였고, 일의 특성상 동시에 여러가지 테스트 케이스를 시험해야하거나 혹은 한 번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테스트를 해야하는 상황이 많았더랬습니다.

결국, 입사 한 달이 채 못되어서 제가 쓰는 노트북은 (처음엔 팀장님이 쓰시던 것이었지만, 제게 빌려주고서는 길고 긴 휴가를 떠나셨….) 2대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2개월째를 채워가자 4대를 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이중에 단연 압권인 제품은 도시바였습니다. 워낙에 구형 기종 들이라서 그런건지, 혹은 회사 노트북이라는 거 자체를 사람들이 돌려 써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상태도 좀 안 좋았었거든요. 어쨌거나, 이래저래 테스트시 로그 기록용으로 사용하던 도시바 노트북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장시간 켜두면 그냥 꺼진다’ 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하드디스크 문제도, 메인보드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의외의 방법으로 해결을 했었거든요. 노트북의 열을 방출하는 팬이 바람을 내보내는 곳이 다름아닌 바닥쪽이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책상에 올려놓고 밤새 로그 수집을 하게 돌려두면, 새벽녘에는 보기 좋게 더위 먹고 자살을 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이 사실을 깨닫고는 담배갑 4개로 숨쉴 틈을 좀 만들어 주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결국, 어댑터가 맛이 가서 다시는 켜지지 않더군요. 더더욱 놀랐던 사실은, 회사에는 도시바 노트북이 꽤 많이 있었지만 그 녀석과 호환되는 어댑터를 가진 녀석이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껍데기 색만 다르고 모델명의 마지막 한 끝만 다른 녀석도 어댑터 다르기는 너무 매정하다 생각이 다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가지고 있는 노트북의 어댑터 및 전원들을 모조리 살펴봤습니다. 잭의 모양도 모두 다르고, 전원의 전압도 모두 제각각이더군요.

노트북을 갖고 다닐 때 가장 무겁다고 느껴지는 것은 노트북 그 자체가 아니라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어댑터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은 화면이 작아서 좀 불편하지만 크기나 무게는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다만, 노트북 본체보다 어댑터가 무거워서 문제이긴 하죠. 그래서 어댑터만 표준화될 수 있으면 자주 들리는 곳에 어댑터를 배치(?)해 두고 본체만 달랑 들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원래 가방에 넣고 다니는게 없다보니, 요즘은 어댑터랑 마우스 넣어 다닙니다;;)

아무튼 꼬깔님의 글을 읽다가 불현듯, 지난 겨울 제 속을 박박 긁어놓고 유명을 달리한 노트북이 생각나서 잠깐 끄적거려봅니다. 예전에 천하를 호령하듯 다수의 노트북을 사용하던 때에 노트북들은 모두 회사에 반납하고 복귀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새로 받은 노트북이 잘 빠진 소니 바이오였는데, 전 첨에 팀장님이 빌려주셨던 LG 노트북(거의 서브노트북이래도 믿을)을 쓰고 있습니다. 그 잘 빠진 바이오는 팀장님이…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