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7 :: IT 제품의 기획

더 많은 것을 넣으려하면, “쓸모”가 들어갈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다.

20111022 :: 이를테면 SWOT 분석 같은 것

개인적으로 ‘경영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수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을 전공하고 심지어는 복수 전공으로 경영학을 택하는 공대생, 자연대생, 생활대생 들이 있지만 나는 경영학을 정말이지 싫어한다. 그 저변에는 내 스스로가 경제나 경영에서부터 회계에 이르기까지 숫자를 이용하면서도 애매모호하기 그지 없는 여러 개념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영학과생”들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는 “경영학과생들의 발표 스타일” 때문이겠지.

군대를 마치고 복학했던 2000년대 초중반의 학교는 사뭇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대부분의 수업은 학생들의 발표로 채워지는 경향이 강했고, 그리고 대부분의 발표는 당시 경영학과의 인기를 방증하듯 경영대 스타일의 자료가 넘쳐났다. 문제는 그 발표자료들이나 발표의 스타일이 하나 같이 똑같은 템플릿이었다는 것과, 보고서와 프리젠테이션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텍스트를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발표자는 그 텍스트를 줄줄 읽어내려가는 스타일의 발표들을 했고, 무엇보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눈으로 글을 읽어 나가는 속도는 말로 글을 읽어주는 속도보다 월등하기에 발표가 귀에 들어올리 만무했다는 것이다.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되는 자료의 유형 중의 하나는 SWOT 분석이다. 경영대 생들은 정말 이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거의 모든 과목에서 저 도표를 보았던 것 같다. 문제는 그게 얼마나 쓸모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발표 내내 아니 학교를 다니던 내내 들었다라는 점이다. SWOT 분석은 보통 종이에 큰 십자선을 긋고 나누어진 4개의 영역에 강점/약점/기회/위기의 요소를 기재하여 쓴다. 그런데 이 도표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자기 스스로의 강점이 분명한 경우에는 저렇게 쓸 필요도 없겠지만 보통은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일목요연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시장에서의 위기나 기회같은 요소도 어찌보면 비슷한 맥락이다. 즉, 저 한 장의 도표에 있는 10~16개 가량의 문장을 쓰기 위해 발표자는 상당한 시간을 들였을지는 몰라도, 만약 진짜 SWOT가 중요한 어떤 프로젝트라면 그건 굳이 발표자료에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발표자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가한 모든 팀원 나아가서 아마 그 발표를 듣고 있는 사람에게까지도 중요해서 “모두 다 아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결국 그닥 쓸모 없는 페이지를 양산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보다 더 명확한 메시지를 정리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했으면 좋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졸업 이후에 일을 시작하면서도 이런 저런 프로젝트나 TF 등에서도 가끔 저 SWOT 분석을 볼 일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회의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욕망이 한 순간 온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나는 발표를 그닥 잘 하지 못한다. 좀 작은 목소리와 약간 웅얼거리는 듯한 말투, 불분명한 발음 같은 것들 때문에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게 그다지 자신 있거나 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어떤 발표를 앞둔 상황이라면 메시지를 최대한 단순하게 하라는 말은 해 줄 수 있다. 메시지를 단순화하면 그다지 많은 글을 쓸 수가 없고, 그러면 슬라이드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말이 많아진다. 물론 그러려면 슬라이드를 만드는 작업보다는 ‘해야 할 말’에 대해 깊은 생각을 더 많이 해야해서 힘들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따분한 발표는 하지 않게 된다. 보통은 따분한 발표는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의 시간만 좀먹는 현대 사회의 적이 될 수 있으므로 이렇게 함으로써 최소한, “예의 바른” 발표자는 될 수 있을 것이다.

20110717 :: Disqus 플러그인 고장

Disqus 플러그인이 고장이 났는지… 댓글을 못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안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혹시 댓글을 쓸 수 있으신 분은 댓글을 좀 달아주세요.

첫 화면에서는 댓글을 달 수 없으니, 글 제목을 클릭해서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20110610 :: 오랜만입니다 – 손석희

참… 빨리도 씁니다.

심리카페 홀가분에서 매달 진행하는 ‘정혜신의 홀가분한 초대’의 5월의 손님은 가장 신뢰가 가는 방송인이자,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인 손석희님1을 만나고 왔습니다. 사실 벌써 1주일이 넘었는데, 그간 또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많은 일들이 있어서 이제서야 뒤늦게 후기를 쓰게 됩니다.

많은 말이 오갔던 100분 토론 하차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뵙는 얼굴이라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아, 물론 이분은 매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목소리로 만날 수 있지만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지 않는 저로서는 정말이지 엄청 오랜만에 뵙는 거였습니다. 차갑고 매마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친근해 보이는데 왜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마냥 신기했을까요. 그 어떤 연예인을 만나는 날보다 더욱 설레였습니다.

그날의 이야기들은 뭐 이 곳에 옮겨 적을 이유도 없거니와 그러지도 못하겠지만, 우리가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는 그 사람의 이미지와 실제 그 사람이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어떤 측면에서는 얼마나 다른가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고나 할까요. 물론 손석희님의 경우에는 일에 있어서는 철두 철미하고 깐깐한 그런 성격은 단지 방송을 통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실제로 그렇게 무미건조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아, 하지만 이 분은 상당히 오랫동안 인터뷰 방송이나 토론 방송등의 객관성 중시하는 방송을 오래하셨기에 그런 영향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많이 맺는 것을 조금은 저어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당신 이익을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류의 어그레시브한 인터뷰를 장기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그래서 그 뒷 사정까지 다 아는 사람에게 그렇게 독하게 대하지는 못할테니까요.

뭐랄까,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그 능력을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되기에 고독한 삶을 살아야 하는 수퍼 히어로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어두운 면과도 일맥 상통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 자체가 워낙 쿨하신지라 그런 고독도 하찮게 여겨질만 멋져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스스로가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해 봤고, 그 노력을 믿기에 자기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기에 가능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 유약해 보일 법도 한 사람이 저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아무튼 웃고 떠들썩한 그런 즐거운 분위기에서도 상당히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신 분들이 다들 진지한 질문만 하셔서… “걸 그룹 누구 좋아하냐”고 묻고 싶었는데, 괜히 질문했다가 손석희 팬클럽으로 추정되는 분들께 멱살 잡힐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소녀시대 태연과 전화 인터뷰 하셨다고 하는데… 목소리만으로도 입이 귀에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반응이 여기 저기서 들려오고 있군요.

어쨌거나, 앞으로도 충분히 오랫동안 이 분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서든 강연을 통해서든 혹은 책을 통해서든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무탈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1. 왠지 손석희 교수님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감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