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스트 할 만한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일전엔가 플레이톡에도 비슷한 글을 끄적인 경험이 있는데, 결정적으로 그 날과 똑같은 경험을 이번에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사실 꼬꼬마 친구들 개념없는 거 한 두 번 보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그 현장을 목격한 순간에는 씁쓸한 웃음보단 조금 화가 났더랬습니다.

저는 7호선을 타고 출근합니다. 버스를 타고서 S대 앞에서 내린 다음 7호선을 타곤 하지요.  그날도 여느 날처럼 총총 걸음으로 7호선 S역으로 내려갔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5,6,7,8호선 역은 꽤 깊은 곳에 승강장이 있기 때문에 모든 역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그 길이도 상당하지요.

거의 다 내려온 시점에 전철이 도착한 듯 사람들이 층계로 물밀듯이 밀려 올라왔습니다. 그 거센 저항을 뚫고 뛰어내려가 전철을 타기는 좀 귀찮아서 그냥 슬슬 내려갔습니다. 늘 내려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정면에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승강장 쪽 계단에는 주로 휠체어용 리프트가 없는 역이 대부분이고 그런 곳에는 항상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있기 마련입니다. 무릎이 약하신 노인분들도 종종 애용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 시선이야 아랑곳하지 않는 대한민국 아줌마들도 즐겨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유독 그 전철역의 엘리베이터 이용객은 사지 멀쩡하고 기운도 펄펄 넘칠 대학생들입니다. 해당역에서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하는 부분은 출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출구도 있으니 사실 플랫폼에서 한 층만 올라가는 계단 외에는 거의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뭐, 어젯밤 과음을 했다거나 모 음료 CF에서처럼 하룻밤을 꼬박 새고 한 게임더 하느라 좀 지쳐있을거라는 생각도 할 수 있으니 늘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던게 사실이지만, 그날의 광경은 좀 웃기다기 보다는 안타깝기도 하고 약간 추해보이기도 하더군요.

엘리베이터를 가득메운 아줌마로는 보기 힘든 대학생 무리들. 그리고 그 앞에서 망연자실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는 휠체어를 탄 장애우 한 분.

결국 그렇게 그 장애우를 외면한 젊은 꼬꼬마 친구들을 가득채운 채로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고, “장애인용”이라는 문구가 어색하게 엘리베이터는 윗층으로 올라가버렸습니다.  명문대를 나와서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아 지탄을 받는 여러 인사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래서 대한 민국 교육은 실패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도 나몰라라 하며 휠체어를 탄 장애우는 뒷전으로 나 몰라라 하며 엘리베이터를 선점해버리는 얄팍한 꼬꼬마들이 학교에서 뭘 배워왔고, 또 뭘 배우길래 그러나 싶더군요.  뭐 별 거 아닌거로 그러냐는 분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는 거죠.하지만 지하철 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애초에 ‘장애인용’으로 남겨두어야할 최소한의 여지이고, 그것이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S대 학생 여러분. 그래도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타고 싶으면, 개념 장애로도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서명운동이라도 펼치시지 그러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