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3 :: 안습의 RC3, Flock 1.0 RC3

블로거를 위한 브라우저

지난해까지만해도, 아니 Flock 0.9가 발표되던 때만해도 숩은 Flock의 열성적인 팬이었습니다. 웹서핑중 우연히 알게된 Flock을 처음엔 별 기대 없이 설치해보았더랬습니다. Flock은 파이어폭스와는 사촌지간에 있는 브라우저입니다. 같은 렌더링 엔진을 쓰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거의 똑같이 작동하는 듯 보입니다. 각종 옵션 설정화면도 스킨만 바꿨다는 느낌이 들고, about:config를 통한 세세한 설정을 바꿀 수 있는 모습도 파이어폭스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온전하지는 않지만 많은 파이어폭스 확장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flickr나 photobucket과 같은 사이트들과 연동되어 미니바에서 사진을 브라우징 할 수도 있고, 간단하게 업로드하는 것도 가능하며, 한번 방문한 사이트는 주소창의 별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가뿐하게 북마크하여(구글 툴바에서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스크랩바 같은 것도 있어서 블로깅에 유용할 듯한 사진이나 문구를 끌어다가 복사하고, 내장된 블로깅 툴로 다시 끌어다 놓으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flock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0.9 버전이 출시되면서 생겼습니다. 0.7버전이 파이어폭스 1.5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걸 파이어폭스2.0 엔진으로 교체를 함과 동시에 여러가지 부분에 대거 손을 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개선’의 방향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듯 합니다.

연계서비스의 예고없는 변경과 어이없는 My World

flock 0.7대의 버전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연동되던 소셜북마크 서비스는 shadows.com이었습니다. del.icio.us와 비슷한 북마크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만, 사실 그 때까지는 들어본 적도 없었더랬지요. 나중에 북마크를 백업 받으려고 찾아가 본 사이트는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할만큼 느렸습니다. 이상하게 flock에서만 빠르게 작동했던 건지, 아니면 사이트가 워낙 느려서 flock 측에서 서비스를 mag.no.lia로 변경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flock에서의 북마크 기능은 원활히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미 밝혀버린바와 같이, flock은 0.9 버전에 와서 대대적인 변신을 하였고, 내부적으로 연동되던 서비스들도 함께 갈아치웠습니다. 아, shadows.com에서 제 북마크들을 내려받을 수 있었냐구요? 글쎄요, 너무 느려서 어디서 그런 방법을 찾아봐야하는지조차 너무 갑갑했었고, 그냥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굉장히 유용하다고 생각된 사이트들은 마가린!과 같은 사이트에도 동시에 등록을 해놓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거나 1년이 넘게 사용하면서 수집한 몇 천개의 북마크를 (북마크 방식이 너무 간단하다 보니 편하게 쭉쭉 뽑아 넣었습니다) 그냥 날려버렸습니다. 사실, 북마크를 저장해놓고도 몇 개월을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곳들도 많았으니, 뭐 그리 아깝지는 않았습니다만 정말이지 사용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블로깅에 필요한 기능을 집약적으로 모은 초기 컨셉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게다가 한층 무거워진 (10메가가 넘는 설치파일. 파이어폭스는 5메가가 채 안되는 용량입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NEW!”라고 무려 느낌표까지 붙여놓은 기능들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마치 인터넷을 처음 쓰는 사람들을 위한 듯한 My World 기능에서 조금씩 눈에 습기가 차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Flock을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너무나 적은 지금의 현실에서 어느정도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블로깅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그닥 필요 없다고 생각되었거든요. 이른바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한 것인데요, 어처구니 없게도 사용자별 커스터마이징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새로 추가한 북마크는 북마크리스트에서 아래로 달려버리는데,그 순서를 바꿀 길이 없었습니다.

딱 여기까지. 0.7위에 0.9를 덮어쓴 걸 너무나도 바보같은 행동이었다며 자신을 나무라도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길로 flock을 삭제해버리고 firefox2로 다시 갈아탔습니다.

예전의 참신함과 멋스러움을 벌써 상실해버린 1.0

filehippo에서 flock1.0 RC3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음 뭐 그냥 지나쳐버릴까하다가, 그래도 0.9 이후로 뭔가 반성한 점이 있겠지… 라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들어가보았습니다.

flock.com

 오 마이갓…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떤 바보 멍청이가 “웹 2.0의 컬러 아이덴티티는 오렌지이지! 아암~ 그렇고말고”라고 말했고, 다른 바보 멍청이들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렇게 축소한 스크린샷으로 봐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정말 싸구려 느낌 물씬 풍기는 것이 기분이 참… 묘해집니다. 아무튼 예전 스크린샷을 구할 수가 없어서(라기보다 귀찮아서) 소개를 못해드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결국 flock과의 즐거운 블로깅 타임은 이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야 할 듯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flock을 쓰지 않아도 clipbox와 같은 확장, scribefire(예전의 performacing)과 같은 확장 몇 개만 있어도 아무런 불편없이 인터넷을 쓰고, 블로깅을 하고 있으니 이걸로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튼 좀 더 멋진 기능과 디자인으로 출발했는데 1.0을 달기도 전에 서서히 어두운 그림자를, 그것도 스스로 드리우고 있는 flock을 보니 또 한 번 안구에 촉촉하게 습기가 차 올라오는 것을 느낍니다.

  • http://blog.magicboy.net Magicboy

    네.. My World… 는 정말 적응 안되더군요..-_-;

  • http://soooprmx.com/wp sooop

    Magicboy //
    네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flock이 크게 성공하기를 많이 바랬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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